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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숨쉬는 그림으로 에너지를 주고 싶다 -주명선 화가
미술
회화

살아 숨쉬는 그림으로 에너지를 주고 싶다 -주명선 화가

류안 아트전문 기자
입력
수정2025.02.11 13:39
[류안이 만난 삼삼한 작가 : 주명선 재불화가]  소금꽃이 7만 년만 다시 피었다.

주명선 작가(1975~ )는 최근 국내 전시에서 독창적인 암염화(Self-evolving art) 작품을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에서 활동을 이어온 주 작가는 암염(돌소금)을 이용한 실험적인 작업을 통해 '스스로 자생하는 예술(Self-evolving art)'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조했다. 그의 작품은 소금의 결정체 무늬를 활용해 캔버스 위에 암염 조각들을 박아 넣어 외부 환경에 반응하며 자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돌소금을 소재로 새로운 세상을 여는 주명선 작가 [사진 : 류안 기자]  

주명선 작가는 파리8대학에서 예술학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치고 프랑스에서 20여 년간 활동한 재불 작가로, 현재는 한국에서 활발히 전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는 소금과 물감을 융합해 물방울의 생기 넘치는 장면을 표현하며, 크리스탈화된 소금 알갱이를 통해 빛의 효과를 극대화시켜 신비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한다.


작가는 프랑스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며 다양한 예술가들과 소통하고, 미술학과 미술철학을 공부하며 창조물에 대한 겸손함을 배웠다. 그녀는 정결함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관객과의 소통을 통해 좋은 에너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돌소금을 소재한 독특한 작품 세계를 창조하고 있는 주작가를만나 그의 예술 세계를 들여다보았다 
 

7만 년 동안 잠자던 소금이 그림으로 탄생한다  [작가 제공]

돌소금을 오브제로 독특한 작품을 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어느 날 햇살을 머금은 파도에 의해 형형색색 이루어져 자유롭게 떠다니는 물거품들을 보게 되었다. 그때부터 물거품의 표현에 심취하게 되었다. 이 물거품은 영롱한 빛 안에 생명력이 깃든 자유로운 순간임을 직감하고 화폭에 물감으로 표현을 시도했다. 하지만 형형색색의 파도에서 오는 빛의 영롱함을 표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암염(돌소금)을 오브제로 사용하여 다양한 시도를 하기 시작했는데, 놀라운 결과들이 나를 만족시켰다
 

돌소금을 사용한 작품에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7만 년 동안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은 암염(돌소금)을 화폭에 한 톨 한 톨 박아 빛의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물론 소금의 세포분열을 통해 시간이 지나면서 소금의 피어남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가장 정결하고 순결한 오브제를 찾아낸 것이다. 이로써 7만 년 동안 고귀하게 간직했던 암염은 내 작업을 통해 빛의 새 생명으로 피어나고 있는 것이다

월드아트엑스포에서 작가의 작품을 관람하면서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려서 깜짝 놀랐다. 소리를 회화 작품에 끌어들여 전혀 새로운 융복합미술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소리를 작품의 일부로 불러드린 이유가 무엇인가요? 

파리 8대학에서 테크놀로지 융복합적인 예술과 소리 작업들을 공부했다. 나의 회화 작품에 소리를 차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암염 작품을 하면서 소금꽃이 피면서 나는 생명의 소리를 화폭에 담은 것이다. 미술과 소리(음악)는 서로 상통한다. 무지개 7색과 7음계가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음악을 그림으로 표현한 칸진스키의 작품들을 보면 매우 흥미롭다. 나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소리를 나의 작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어렸을 때 피아노를 치면서 느낀 나의 감성을 나의 회화 작품에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정 예술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융복합 예술은  디지털플렛폼 사회에서는 더욱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본다. 그런 면에서 내 작품은 지속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월드아트엑스포 2025 에서 작품을 설명하는 주명선 작가

자신의 작품을 셀프 이볼빙아트(Self-evolving Art)라고 명명하고 있는데 무슨 뜻인가요?


살아 움직이는 그림을 불어로 아트뷔방(Art vivant)이라고 하는데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셀프 이볼빙 아트(Self-Evolving Art)라 부르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변화하고 진화하는 작품을 의미한다

예술에 대한 관심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4살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피아노에 소질을 보이면서 당시 살던 전셋집보다 비싼 피아노를 사주고 모든 일을 전적으로 지원해주신 부모님의 영향력이 컸다.


어린 시절은 그림보다 피아노를 좋아했고 소리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표현력이 길러졌던 것 같다. 우연하게 미술을 접하게 되었는데, 미술학원에 다니면서 입시미술을 위해 암기위주의 데생수업은 정말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대학입시보다 표현주의의 본고장인 독일을 가기 위해 독일어 책을 가방에 가지고 다니고 미술학원에서도 데생 수업보다 다른 표현을 했다

다행히 미술선생님이 표현하는 부분에서 도움을 많이 주셔서 19살 때 독일로 유학을 가게 되었다.
 

프랑스에서 활동하시다가 한국에서 활동하는데 어려움은 없는가요? 

프랑스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며 다양한 예술가들과 소통하고, 미술학과 미술철학을 공부하며 창조물에 대한 겸손함을 배웠다. 현재는 주로 한국에서 주로 머물지만 프랑스를 오가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자유로운 개성과 창조성을 강조하는 프랑스에서 생활과  달리 한국은 매우 절제되어 있어 약간은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어린 시절 획일적인 교육이 싫어  유학을 간 것은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적응하기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익숙해져있다. 내안에 한국인의 DNA가 내재되어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한국인만이 가지고 있는 흥과  정이  나를 편하게 하는 면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사회도  '코로나' 사태를 겪고나서 점차 집단 의식보다 점차 개개인의 개성을 중시하는 풍토로 변하고 있다.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중시하면서도 세계인을 감동시킬 수 있는 '보편성'을 찾아 열심히 정진하고 있다.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생명의 에너지를 주고 싶다 _ 주명선 작가

작품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정결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관객과의 소통을 통해 좋은 에너지를 전달하고자 하며, 작업을 하기 전에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하고 좋은 생각과 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현대미술에서 작가가 분노하면서 정결하지 못한 상태로 작업을 하면 그 에너지가 작품에 그대로 담기기 때문에, 항상 정결함을 유지하려고 한다.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내 작품을 통해 관객들이 생명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끼길 바란다. 소금의 결정체가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하고 진화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 삶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다, 내가 그림으로 전하는 생명의 에너지를 관객들이 받아들여 꽃을 피우기를 바란다. 
 

작업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전시장에서 관객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반응을 직접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관객들이 내 작품을 보고 감동하거나 영감을 받을 때, 그 순간이 나에게는 가장 큰 기쁨이다.

앞으로도 생명력 있는 소금의 힘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며, 관객과의 소통을 지속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의 젊은 작가들과도 많이 소통하며 서로 배우며 서로 격려하는 관계를 지속하고 싶다.
 

내 작업을 통해 소금꽃이 살아났듯이,  내 작품을 보는 사람들 마음에도 새로운 꽃이 피어나길 바란다 _주명선

좋은 작품은 사람을 부른다.” 

기자가 지난 10여 년간 수 많은 작품을 보면서 마음속에 새긴 말이다. 지난 1월 아트월트엑스포에서 처음 만난 주작가의 작품이 이번 인터뷰를 성사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누구도 시도하지도 않은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고 있는 주 작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과 함께 새로운 영감을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T-News에  실린  "그림이 살아 숨쉰다" 인터뷰기사 (2025. 2. 3 )를 보완하여 게재함)  


주명선 작가는 1975년 인천에서 태어나 4살 때 피아노를 배우며 처음 예술을 접했고, 미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으나 주입식 교육에 실증을 느껴 19살에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이후 프랑스 제8파리 대학에서 석 박사과정을 마치고, 파리에서 예술 활동과 함께 갤러리를 운영하였다. 지금은 한국과 파리를 오가며 자기만의 예술세계를 창조해나가고 있다. 
 

[류안이 만난 삼삼한 작가] : 곳곳에 숨어 있는 삼삼한 작가를 만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됩니다. 삼삼한 작가 추천 바랍니다.  

류안 아트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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