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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N:FunnyCut]   길들여진 주차금지 표지봉
종합/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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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N:FunnyCut]   길들여진 주차금지 표지봉

세라홍 기자
입력
[세라홍이 만난 재밌는 세상 9] 착한 주차금지 표지봉 - 도심 속 작은 유머 
길들여진 강아지 인가 ?? [ 사진 : 세라홍 기자 ] 

수원의 한적한 골목, 유리 블록 벽이 독특한 소형 건물 앞에는 노란 주차금지 표지봉이 체인에 묶여 있다. 바닥에 얌전히 서 있는 모습이 마치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 같다. "이 녀석, 착하구나. 절대 움직이지 않아." 누군가 지나가며 속으로 중얼거릴지도 모른다.
 

도심에서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끝없는 싸움 속에서, 주인장은 이 표지봉을 보호하기로 결심했다. 차량이 함부로 건물 앞을 침범하지 않도록, 누군가 이 표지봉을 훔쳐가지 않도록  견고한 체인으로 묶어 ‘길들인’ 것이다. 이 모습은 어딘가 익숙하다. 개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강아지를 산책시키며 나름의 규칙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하고 애틋한 지를.


이 표지봉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도심 속 애완견’처럼 보이면서, 주인의 고민과 의지가 엿보인다. 작은 장난스러움과 아이러니를 품은 거리의 풍경이, 오늘도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세라홍 기자

세라홍 기자 

빛과 그림자 사이에서 이야기를 찾는 사람. 

 

카메라를 들고 길을 걸으며, 사라지는 순간을 기록하고, 글을 통해 기억을 이어갑니다.  사진과 글, 그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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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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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금지#세라홍이만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