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음악
[지영순의 삼삼한 음악이야기]

[지영순의 삼삼한 음악이야기 28] 노래와 말의 경계를 허문 목소리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소프라노 지영순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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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팝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목소리 중 하나로 꼽히는 인물이 있다.  아카데미, 그래미, 에미, 토니상을 모두 석권한 엔터테인먼트의 살아있는 전설,  바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이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앨범

브루클린 소녀의 기적 같은 출발 
 

1942년 4월 24일,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바브라 조안 스트라이샌드의 시작은 결코 화려하지 않았다. 

생후 14개월 만에 아버지를 잃고, 가난 속에서 홀어머니 아래 성장해야 했다.  어린 시절 그녀는 자신을 “아웃사이더”로 느꼈다고 회고한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한 가지가 있었다. 설명할 수 없는, 그러나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목소리’였다. 

 

정식 성악 교육 없이도 1960년대 초 나이트클럽과 브로드웨이에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1963년 데뷔 앨범 《The Barbra Streisand Album》으로  그래미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스물한 살의 일이었다. 

 

21세때 그래미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

그녀의 목소리는 무엇이 다른가 
 

오랜 시간 벨칸토 발성을 가르치며 수많은 목소리를 들어왔다. 그 가운데 “이 사람은 다르다”고 느끼게 만드는 목소리는 많지 않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그 중 한 명이다. 


그녀의 음역은 약 B2에서 C6, 3옥타브를 넘는다. 그러나 진짜 놀라운 점은 음역의 넓이가 아니다. 
 

전 음역에 걸친 정밀한 컨트롤이다. 

 

그녀의 발성은 구시대적 벨팅과 현대 마이크 보컬 사이를 연결하는 ‘현수교’와 같다. 벨팅이면서도 거칠지 않고, 강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이는 단순한 힘이 아니라 뮤지컬 씨어터 기반의 정교한 발성 구조 때문이다. 

 

특히 “말하듯 노래하고, 노래하듯 말하라”는 원리가 가장 이상적으로 구현된 사례라 할 수 있다. 
 

전방 공명(forward resonance)을 중심으로 형성된 음색은 마이크 없이도 공간을 채우는 전달력을 만들어낸다. 기술과 감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목소리이다. 

 
 60년을 빛낸 명곡들 
 

그녀의 음악은 시대를 넘어 지속되어 왔다.

 People (1964) : 뮤지컬 〈퍼니 걸〉의 대표곡으로, 그녀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작품이다. 

 The Way We Were (1973) : 영화 〈추억〉의 주제가로, 첫 빌보드 1위를 기록한 곡이다. 

 Evergreen (1976) : 〈스타 탄생〉의 주제가로 아카데미상을 수상, 작곡가로서의 재능까지 입증했다. 

 Woman in Love (1980) : 전 세계 차트를 석권하며 시대를 초월한 영향력을 보여준 곡이다. 

 Tell Him (1997) : 셀린 디온과의 듀엣으로 두 디바의 만남을 완성했다. 

 
 

  • 전 세계 앨범 판매 약 1억 4,500만 장 
  • 50장 이상의 스튜디오 앨범 
  • 6개 연속 십 년 빌보드 1위 기록 
  • EGOT(에미·그래미·오스카·토니) 석권 



그녀는 단순한 가수가 아니라 하나의 시대를 대표하는 기준이 되었다. 

 
 

성악가의 시선으로 본 바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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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성악가들조차 크로스오버 발성을 연구할 때 그녀를 참고한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그녀의 발성에는 ‘힘의 경제성(economy of effort)’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힘을 쓰지 않으면서  최대의 전달력을 만들어낸다. 

 

정식 훈련 없이도 발성의 본질에 도달한 드문 사례이다.
 

이것이 바로 천재성이다. 

 

맺으며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목소리를 키우지 않았다. 대신 의미를 전달했다.
 

소리를 밀어 올리지 않았다. 감정을 지탱했다. 

 

그녀의 노래는 ‘소리’가 아니라 
하나의 ‘언어’이다. 말이 노래가 되고, 노래가 말이 되는 순간. 

 

그 지점에서 비로소 진짜 발성이 완성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소리의 방향이다. 

Soprano  디바돌체  지영순 교수 

지영순 교수

이화여대 성악과 졸 
이탈리아 빠르나조아카데미아 졸 
이탈리아 오페라하우제아카데미 아디플로마 
러시아 쌍페떼르부르그음악원 디플로마 
오페라 라보엠,카르멘,휘가로의 결혼 등 주역 출연 
주성대,청주대,서원대,경기대대학원 강사 역임

현, 뮤직라이프 대표, 코리아아트뉴스 전문위원
 


 

소프라노 지영순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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