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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분리수거’의 불편한 진실
최태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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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삼삼한 우리말]
‘분리수거’의 불편한 진실
최태호 교수

‘분리수거(分離收去)’라는 말은 온국민이 잘못 사용하고 있는 용어다. 필자가 각종 언론에 수도 없이 얘기했던 것이다. ‘분리수거’란 ‘쓰레기나 재활용품 따위를 종류별로 나누어 거두어감’이다. 다른 뜻으로 ‘종류별로 나뉘어 거두어지다’라고도 한다. 이는 완전히 사전적인 풀이이다. ‘분리(分離)’라는 말은 ‘서로 나뉘어 떨어지게 하다’라는 말이고, 수거(收去)라는 말은 ‘늘어 놓은 물건을 한데 거두어 감’을 이른다. 병과 라벨을 분리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원래의 목적은 종이, 플라스틱, 깡통 등을 종류별로 구별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분류’라고 해야 옳다.
‘분리수거’라는 말은 쓰레기를 가지고 가는 사람의 입장에서 하는 말이지, 집안에서 밖으로 배출하는 것과는 의미가 다르다. 우리가 방귀를 뀌었을 때 ‘방귀를 배출한다.’고 하지 ‘방귀를 수거한다.’고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종류별로 나누어 집밖으로 내놓는 것은 ‘분류배출’이라고 해야 한다. 어떻게 집 밖으로 내어놓는 것을 분리수거라고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다시 말해서 분리수거라는 말은 쓰레기를 가지고 가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지 일반인들이 하는 말은 아니다. 아파트에서 쓰레기 집하장에 종류별로 나누어 내어놓은 것은 분류배출이라고 해야 한다. 온 국민이 분리수거와 분류배출을 잘못 알고 있다.

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코리아아트뉴스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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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수거#분류배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