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선 화백, 감정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물화로 몽환을 그리다

INSA1010갤러리서 6월 11~16일 개인전 "몽환의 초상" 개최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인간의 내면을 응시하는 유연선 화백의 개인전 "몽환의 초상"이 6월 11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INSA1010갤러리에서 열린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는 이번 전시는 유 화백이 평생 탐구해온 인물화의 본질을 조명하는 자리다.

유연선 화백은 오랜 시간 초상화와 누드화를 중심으로 인간의 감정과 기억, 존재의 본질을 표현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추구해온 예술 철학이 집약된 작품들이 공개된다. 작가는 "빛과 어둠,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얼굴을 그린다"며, 외형 묘사를 넘어선 정서의 초상을 지향한다고 설명한다. 그의 인물화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 관찰자와의 심리적 대화를 이끌어내는 조형적 상징체계로 작동한다.

화폭에 담긴 인물은 주체이자 감정의 상징이다. 유 화백은 스테인드글라스를 연상케 하는 색면 구성으로 빛의 조각을 배열하고, 그 틈 사이로 감정의 여운을 표현한다. 화면 속 나비와 식물 문양은 삶의 흐름과 감정의 교차를 은유하며, 이를 통해 관람자는 인물과 교감하며 자기 내면을 성찰하게 된다.

그의 작품 세계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레핀아카데미 유학을 통해 정립됐다. 회화 전공 학사, 벽화 전공 석사를 수료한 유 화백은 러시아 미술의 거장 안드레이 밀니코프에게 직접 사사받으며 인체 인물화에 대한 조형 감각과 철학을 다졌다. 6년 넘게 이어진 유학 기간 동안 그는 인체 표현의 본질을 탐구하며, 인물을 감정으로 해석하는 감수성을 길러냈다.

작가는 생전 WHO 사무총장을 지낸 故 이종욱 박사, 소설가 故 최인호, 프로야구 김인식 감독 등 사회 각계 저명 인사의 초상화를 남겼다. 또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통령 기록화, 6.25 전쟁 60주년 기념 기록화 등 역사적 프로젝트에도 참여해왔다. 그의 작품은 인물의 내면과 시대의 맥락을 섬세히 포착하며 깊은 울림을 전한다.

누드화 또한 그의 예술세계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유 화백은 "누드는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형식"이라며, 이를 통해 인간 본연의 아름다움을 강조한다. 그는 누드를 자신의 내면을 투영하는 하나의 캐릭터로 설정하고, 이를 통해 감정과 철학을 전달한다.
작업실을 놀이터처럼 여긴다는 그는 그림을 그리는 시간 자체가 곧 삶의 행복이라 말한다. 기존의 틀을 넘어서 자유롭게 창작하는 그의 자세는 작품 곳곳에 반영된다. 드로잉과 크로키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그는 "드로잉은 내게 첫사랑 같은 존재"라며, 찰나의 감정을 포착하는 본질적 작업에 애정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유연선 화백의 예술 철학과 감성이 녹아든 일종의 '작은 우주'다. 관람객은 작품 속 인물과 마주하며 자신만의 기억과 감정을 투사하고, 그 속에서 정서적 교감을 이끌어내는 경험을 하게 된다. 현실을 넘어서 환상의 경계에서 펼쳐지는 인물화의 세계는 관람자에게 깊은 울림과 사유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