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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 단독] 조영남, 양수리 빵공장에서 펼친 인생 콘서트 - 위작 논란 딛고 선 화가, 가수의 무대
종합/공지
[KAN: Focus]

[KAN 단독] 조영남, 양수리 빵공장에서 펼친 인생 콘서트 - 위작 논란 딛고 선 화가, 가수의 무대

류안 발행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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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살아 있다'... 무대 위의 고백과 회복

[공연 르뽀=코리아아트뉴스 류안 기자 ] 경기도 양평 양수리의 한 빵공장, 제과의 향기 대신 예술의 온기로 가득 찼던 하루. 화가이자 가수인 조영남이 120여 명의 관객과 함께한 특별한 음악회가 지난 28일 이곳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그가 다시 무대에 선 배경에는 오랜 법정 공방을 겪은 후의 회복, 그리고 그림에 대한 열정이 깊이 깔려 있었다.

의자 위에 올라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는 조영남 가수 [ 사진 : 윤정기 작가]

‘나는 아직 살아 있다’…무대 위 고백과 회복 

 조영남은 이날 음악회에서 자신의 인생사를 솔직하게 풀어냈다. 화투 위작 논란으로 힘겨웠던 시기, 그리고 대법원 무죄 판결 이후의 창작 활동까지. “요즘은 음악보다 그림에 더 몰두하고 있다”는 그는, 최근 청담동 자택에서 수백 점의 작품을 완성한 근황을 전하며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

극동에 온 꽃 /조영남 : 이 작품은 이날 경매 낙찰되었다

신작 2점을 직접 소개하며 그림 속 이야기를 나누는 한편, 최근 출간한 '쇼펜하우어 플러스' 저서도 공개하며 ‘글·노래·그림’ 삼위일체 아티스트로서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피아노, 하모니카, 그리고 전문가의 카리스마
 

즉석으로 관객의 노래에 맞추어 피아노를 치는 조영남 [ 사진:류우강 기자 ]

직접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고, 즉석에서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등 무대 위 그의 모습은 생기 넘쳤다. 공연 도중 조영남은 의자 위에 올라 노래를 부르며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즉흥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의 자유분방하고 유쾌한 무대는 공연장을 하나의 거대한 거실처럼 만들었고,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반주 음원이 멈추자 망설임 없이 음향 담당을 향해 리드백을 요청하는 전문가다운 제스처도 인상 깊었다. 단순한 음악회가 아닌, 예술가로서 그의 본능적 에너지가 폭발하는 무대였다. 

조영남 화가 작품을 경매에 부치는 김종석 [ 사진 : 윤정기 작가]

 

즉석 경매와 유쾌한 제동 

 

공연 중 개그맨 김종석 씨의 제안으로 그림 한 점의 즉석 경매가 진행됐다. 수백만 원에 낙찰되며 분위기가 뜨거워졌고, 김 씨는 추가 경매를 제안했지만 조영남은 “내가 작품 팔려고 온 건 아니잖아요”라며 특유의 유머로 상황을 마무리했다. 현장을 웃음으로 물들인 이 장면은 공연의 또 다른 백미였다.

작품을 즉석 구매한 고객과 기념 촬영하는 조영남 화가   [ 사진 : 윤정기  작가]

 

형제애의 무대…‘예술은 사람을 잇는다’
 

이 음악회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었다. 조영남이 위작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했을 때 서울문화예술대학원 최호현 원장의 제안으로 강의와 공연 활동을 시작한 인연이 이번 무대를 가능케 했다. 이날 음악회도 서울문화예술대학원 원우생들의 야외 수업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조영남 음악회가 끝난 후 서울문화예술대학원 원우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 사진 : 윤정기 작가]

무대가 된 빵공장 또한 특별했다. 개그맨 김종석 씨가 운영하는 이곳은 제과점을 넘어선 ‘예술가의 아지트’이자 소통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김 씨는 조영남의 작품을 오래 전부터 여러 점 소장한 열렬한 지지자이자 든든한 벗. 이날 공연은 그런 두 사람의 형제애를 상징하는 무대이기도 했다.

 

화투 그림 전시장 된 빵공장, 관람객들의 포토 스팟 

가족 여행 /조영남 : 양평 빵공장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

공연장에는 김종석 씨가 소장한 조영남의 화투 시리즈 그림들이 전시돼 있었고, 관객들은 앞다투어 사진을 찍으며 빵공장이 하나의 미술관처럼 기능하는 순간을 즐겼다. 예술적 호기심과 유쾌한 분위기가 공존한 공간이었다.

 

“다시 만납시다”...7월 19일 두 번째 콘서트 예고
 

관객 반응이 뜨겁자 김종석 씨는 공연 말미에 정기적인 하우스 콘서트 개최를 제안, 이에 따라 오는 7월 19일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두 번째 공연이 열린다. 이번에는 다른 아티스트와의 협연, 그리고 또 다른 경매 이벤트도 예정되어 있어 벌써부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조영남 화가와 함께 한 류안 코리아아트뉴스 발행인 (오른쪽). 류안 발행인은  조영남 화가를 만나 그의 화가 세계를 심층 분석하는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 사진 : 윤정기 작가 ]

 기자가 직접 현장을 취재하며 느낀 것은 단 하나였다. 

“예술은 결국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다시 잇는다.” 

조영남의 그림과 노래, 그리고 무대 위의 진심은 우리 모두의 인생을 위로하는 작은 시(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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