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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와 시 낭송에 대한 단상斷想 / 홍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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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와 시 낭송에 대한 단상斷想 / 홍영수

시인 홍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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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수의 세상보기 ]

시와 시 낭송에 대한 단상斷想 / 홍영수

 

새벽녘 산사에서 들려오는 종소리를 들어보자. 누군지는 모르지만, 치는 자의 힘만큼 울림으로 다가오는 종소리가 종교적 메시지로 귀에 들리기도 하고 때론, 알 수 없는 그 무언가에서 감동을 받고, 감흥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 종소리가 글자와 언어를 싣고 다가오지 않는다. 그러나 울려오는 소리는 듣는 이의 마음과 동화되고 마찰 되면서 어떤 느낌을 안겨다 준다.

 

모든 예술 분야, 특히 무병신음(無病呻吟)에서 오는 시는 가짜이듯, 마찬가지로 시 낭송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고 시 낭송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아니 된다.

시와 시 낭송은 문학, 예술의 한 분야의 정점에 서 있다.[이미지:류우강 기자]

한 편의 시에서 독자는 종소리의 울림이 가슴에 전율을 일으키듯 희열로 다가올 때, 그리고 한 편의 시 낭송이 관객의 귀에 기쁨의 선율로 들릴 때는 시를 읽는 독자와 낭송을 듣는 관객은 환희의 송가를 부를 것이다. 또한 시를 읽는 독자와 낭송을 시청하는 관객에게 슬픔의 정념으로 다가오고 들릴 때는 레퀴엠, 즉 진혼곡을 마음속으로 부를 것이다. 이렇듯 시와 시 낭송은 문학, 예술의 한 분야의 정점에 서 있다.

 

시는 피아노 건반을 다루듯 언어를 다루고, 시 낭송은 시의 언어를 건반으로 연주합니다. 건반은 슬프다고 말하지 않는데도 독자는 오래 굶은 사람처럼 슬픔을 느끼고, 시 낭송은 슬프게 읊조리지 않더라도 관객은 이미 촉촉해진 눈가를 손수건으로 훔친다. 어떤 시는 자장가처럼 편하게 다가오고, 어떤 시는 수없이 곱씹으면서 맥놀이를 일으키기도 한다. 시 낭송 또한 어떤 낭송은 봄날에 꽃잎 휘날리듯 가슴을 설레게 하고, 어떤 낭송은 가을 산이 만산홍엽의 악보에 맞춰 노래하듯 귀 고막에 한 울림의 노랫가락으로 들려온다. 낭송은 심장이 뛰면서 시키는 것이다.

 

낭송에는 그 어떤 장르적 한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언어로 이루어진 것은 장르 불문하고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천지의 율려律呂가 조응하는 텍스트라면 가장 좋다.

 

참고로, 초등학교 국어과 교육의 성취 기준에서, 1.2학년의 국어과 교육의 성취 기준에도 말놀이, 낭송 등을 통해 말의 재미와 즐거움을 느낀다고 했다, 그리고 작품을 듣거나 읽으면서 느끼거나 생각한 점을 말한다.” 했다.

 

시인 홍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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