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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서 외국인이 ‘조선의 과거시험’ 본다…제1회 재한외국인 과거시험 개최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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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유도회총본부 창립 80주년 기념…10월 5일 명륜당·비천당 일원서 진행 100여 개국 재한외국인 300여 명 참여 예정…과거시험·전통놀이·패션쇼 등 K-헤리티지 체험

600년 전통의 교육공간에서 선비정신과 현대적 국제문화교류가 만나다

 

조선시대 국가 최고 교육기관이었던 성균관에서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유생복을 입고 붓을 들어 과거시험에 도전하는 특별한 행사가 열린다.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창립 80주년을 기념해 10월 5일 서울 성균관 비천당·명륜당 일원에서 열리는 ‘제1회 재한외국인 과거시험’ 행사 포스터

성균관유도회총본부는 창립 80주년과 공자 탄신 2577년을 기념해 10월 5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 비천당과 명륜당 일원에서 ‘제1회 재한외국인 과거시험-외국인이 조선의 과거시험을 보다’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성균관유도회총본부와 제1회 재한외국인 및 유학생지원센터, 세계왕립아카데미 K-HUMAN 캠퍼스가 공동 주최하고, 제1회 재한외국인 과거시험 집행위원회와 긍정이와 웃음이 행복동행본부가 주관한다.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며, 과거시험을 비롯해 K-HUMAN 전통놀이 전시·체험, 개막식 공연, 전통과 현대를 결합한 패션쇼, 시상식, 다국적 사물놀이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이번 과거시험에는 100여 개국에서 온 재한외국인 약 300명이 참가할 예정이며, 주한 외교사절과 글로벌 인플루언서 등도 함께할 예정이다. 뉴시스는 이번 행사가 재한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과거시험으로 마련됐으며, 당일 현장에서도 추가 접수를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조선시대 유생들이 입었던 유건과 도포를 착용하고 성균관이라는 역사적 공간에서 직접 시험에 참여한다. 평가는 오전 전통문화 체험과 백록동규 성독 참여, 오후 본시험을 합산해 이뤄지며, 본시험의 시제는 행사 당일 공개된다. 참가자들은 한지에 개량 붓을 이용해 한국어로 답안을 작성한다. 장원을 비롯한 수상자 33명에게는 총 1,25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될 예정이다. 

 

조선 최고 교육기관 성균관, 세계인이 만나는 문화교류의 장으로

 

행사가 열리는 성균관은 한국 교육사와 유교문화의 상징적 공간이다.

 

성균관대학교가 최근 공식 웹진에서 소개한 성균관의 역사를 보면 ‘성균’이라는 명칭은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조선 건국 이후 한양 천도와 함께 1398년 현재의 서울 명륜동 일대에 성균관이 세워졌다. 당시 성균관은 국가가 세운 최고 교육기관으로서 성리학적 이념을 교육하고 국가 인재를 양성하는 중심 역할을 담당했다. 

 

성균관 유생들은 동재와 서재에서 생활하며 사서와 오경 등 유교 경전을 공부했고 과거시험을 통해 관료로 진출했다. 동시에 유생들은 자치 조직을 운영하고 국가 정책이나 사회 문제에 자신들의 의견을 밝히는 등 당시 지식인 사회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이번 행사의 무대가 되는 명륜당은 성균관의 대표적인 강학 공간이다. ‘명륜(明倫)’은 인간관계의 윤리를 밝힌다는 의미로, 조선시대 학관과 유생들이 학문을 닦던 교육공간의 중심 건물이었다. 성균관대학교는 명륜당을 성균관을 대표하는 역사적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소개하고 있다.

 

조선시대 유생들이 실제 공부하고 과거를 준비했던 공간에서 21세기 외국인들이 한국어로 과거시험을 치른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단순한 역사 재현을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

 

오전 전통문화 체험부터 오후 과거시험·패션쇼까지

 

행사는 오전 10시 K-HUMAN 전통놀이 전시장과 체험장 운영으로 시작된다.

 

오후 2시에는 개막식과 함께 아프리카 전통 퍼커션 공연이 펼쳐지고, 오후 2시 30분부터 제1회 재한외국인 과거시험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오후 3시 10분에는 패션 브랜드 ‘SLING STONE’의 K-HUMAN 패션쇼가 예정돼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한국 전통문화와 선비정신, 붓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현대적인 패션 언어로 풀어낼 예정이다.

 

명륜당을 배경으로 전통문화와 현대 패션을 결합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수백 년 동안 교육과 유학문화의 중심이었던 공간을 오늘날의 패션과 공연예술 무대로 확장해 전통문화가 현재에도 새롭게 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취지다.

 

이어 오후 3시 40분 과거시험 시상식이 열리며, 오후 4시 30분에는 다국적 사물놀이 ‘기적소리’ 공연으로 행사를 마무리한다.

 

행사장에서는 한국 전통놀이뿐 아니라 여러 국가의 문화와 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재한외국인과 시민이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앞서 공개된 행사 소개에서는 국가별 문화·홍보 부스와 10개국 음식문화 체험 등도 계획된 것으로 전해졌다.

 

‘선비정신’을 현대적으로 되살리는 국제문화교류

 

이번 행사의 핵심은 조선시대 제도를 그대로 복원하는 데만 있지 않다. 과거시험이 상징했던 학문과 인재 선발의 의미를 오늘날 다문화사회와 국제교류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주최 측은 재한외국인들이 한국 전통문화와 유교의 가치, 선비정신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한국 사회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참가자 상호 간 교류와 네트워크를 넓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유교문화축전’이라는 큰 틀에서 과거시험과 전통놀이, 패션, 공연, 음식문화를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연결함으로써 유교문화를 어렵고 고전적인 영역이 아니라 세계인이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살아 있는 문화콘텐츠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성균관대학교 역시 전통문화의 현대적 계승을 지속해 왔다. 공식 웹진은 조선시대 성균관 유생들이 임금에게 의견을 올렸던 유소(儒疏) 문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고하노라’를 대표적인 전통문화 행사로 소개하고 있다.

 

이번 재한외국인 과거시험 역시 성균관이 지닌 역사적 정체성을 현대사회와 연결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80년 이어온 유림 전통, 세계와 만난다

 

올해는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창립 80주년을 맞는 해다. 이번 행사는 8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한국 유교문화가 미래 세대와 해외 시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될 수 있는지를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과거 성균관이 국가 인재를 길러냈던 교육의 공간이었다면, 이번 행사를 통해서는 다양한 국적과 문화를 지닌 사람들이 한국의 역사와 가치관을 배우고 서로의 문화를 나누는 국제문화교류의 장으로 역할을 넓히게 된다.

 

특히 과거시험이라는 한국의 역사문화 콘텐츠를 재한외국인이 직접 체험하도록 함으로써 단순 관람형 관광을 넘어 참여형 K-헤리티지 콘텐츠로 발전시킬 가능성도 제시한다.

 

조선의 유생들이 학문과 미래를 꿈꾸던 명륜당과 비천당에서 이제 세계 각국에서 온 새로운 ‘유생’들이 붓을 든다. 600년이 넘는 성균관의 역사와 80년의 성균관유도회 전통, 그리고 세계인의 문화가 만나는 이번 행사가 한국 전통문화의 새로운 국제교류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제1회 재한외국인 과거시험-외국인이 조선의 과거시험을 보다’ 공식 초청장. 과거시험과 전통놀이 체험, K-HUMAN 패션쇼, 다국적 사물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전시·행사 개요

 

행사명 :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창립 80주년 ‘제1회 재한외국인 과거시험 – 외국인이 조선의 과거시험을 보다’
일시 : 2026년 10월 5일(월) 오전 10시~오후 5시
장소 : 서울 성균관 비천당·명륜당 일원
주요 프로그램 : K-HUMAN 전통놀이 전시·체험, 개막식 및 아프리카 퍼커션 공연, 재한외국인 과거시험, K-HUMAN 패션쇼, 시상식, 다국적 사물놀이 공연
주최 :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제1회 재한외국인 및 유학생지원센터, 세계왕립아카데미 K-HUMAN 캠퍼스
주관 : 제1회 재한외국인 과거시험 집행위원회, 긍정이와 웃음이 행복동행본부
후원 : 성균관, 세종대왕영릉봉향회, (사)한국외교협회, (사)함께하는 다문화 네트워크, (사)원아시아클럽서울, 동행·영전회 등
협찬 : SLING STONE, K-라이브러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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