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칼럼] 강함보다 깊음을 추구하다

[코리아아트뉴스 이청강 기자] 검도는 단순히 상대를 제압하기 위한 무도가 아니다.
칼을 쥐고 맞서는 순간, 그것은 기술의 대결을 넘어 마음과 마음이 부딪히는 장이 된다. 흔히 무도를 떠올리면 ‘강함’을 먼저 생각하지만, 검도의 본질은 강함을 넘어선 곳에 있다.
강함은 수련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부산물일 뿐, 검도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내면의 깊이, 곧 정신적 성숙과 인격의 완성이다. 칼끝 하나에도 수련자의 정신이 담기며, 한 걸음 한 걸음에도 인생의 무게가 실린다.
검도의 자세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철학이 깃들어 있다. 상대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태도, 올곧은 자세, 흔들림 없는 호흡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와 연결된다.

정직하게, 두려움 없이, 그리고 진실된 마음으로 마주하는 것
검도는 칼을 통해 그 가르침을 전한다. 강함은 순간적이지만 깊이는 지속적이다. 나이가 들면 체력은 쇠퇴하지만 마음의 깊이는 더해진다. 검도에서 깊이란 단순한 기술의 숙련을 넘어, 마음의 통찰과 삶의 지혜를 의미한다.
수련의 과정은 끝없는 반복...자세, 보법, 기합, 베기
단순해 보이는 동작을 수천 번, 수만 번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수련자는 지루함과 싸우고, 나태와 싸우며, 결국 자기 자신과 싸운다. 검도에서 가장 큰 적은 상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마음이 흔들리면 칼끝도 흔들리고, 욕심이 앞서면 자세가 무너진다. 깊이를 추구한다는 것은 곧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과정이다.
검도의 길은 인·의·예로 요약된다. 인은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 의는 올바름을 추구하는 자세, 예는 예절과 겸손이다. 검도장에서 상대와 맞붙기 전 반드시 인사를 나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검도는 존재할 수 없다. 강함보다 깊이를 추구한다는 말은 곧 상대를 존중하고, 자신을 절제하며, 올바른 길을 걷는다는 뜻이다.
오늘날 검도는 현대인의 정신적 수양의 장이 되고 있다. 경쟁과 속도의 사회 속에서 검도는 느림과 반복을 통해 마음을 다스린다. 칼을 들고 서는 순간에는 스마트폰도, 업무도, 세상의 소음도 사라진다. 오직 호흡과 발걸음, 칼끝과 마음만이 남는다. 이 단순함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을 돌아보고, 내면의 깊이를 발견한다. 검도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멈춤’의 시간을 제공한다.
깊음을 추구한다고 해서 강함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깊이가 쌓일수록 강함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깊은 마음은 흔들리지 않고, 깊은 자세는 무너지지 않는다. 검도에서 진정한 강자는 단순히 빠르고 힘센 사람이 아니라, 깊은 마음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사람이다. 깊음은 곧 강함을 품고 있으며, 강함은 깊음을 통해 완성된다.

검도는 마음의 길
강함은 수련의 한 과정일 뿐, 검도의 궁극적 목표는 깊음이다. 깊음을 추구하는 검도는 인간으로서의 성숙을 추구하는 길과 다르지 않다. 칼끝에 담긴 마음, 자세에 담긴 정신, 인사에 담긴 존중... 이 모든 것이 모여 검도의 깊이를 이룬다.
강함은 사라지지만 깊음은 남는다. 검도는 우리에게 강함보다 깊음을 추구하라고 말한다. 그것이 곧 인간다운 길이기 때문이다.
▲ 이현진 한국검도연합회 총재 약력
▪︎ 명지대학교 체육학 전공
▪︎ 한국검도연합회 회장 역임
▪︎ 한국검도연합회 8단 등 자격면허 20여종 취득
▪︎ 국회 표창 등 50여회 수상
▪︎ 대한민국 검도명인 선정
▪︎ 미국 명예문학박사 영득
▪︎ 희망나눔 명예의 전당 헌액
▪︎ 現)한국새생명사랑재단 대외협력이사, 나라사랑총연맹 홍보대사 겸 자문위원, 한국시서울문학회 명예이사, 안견기념사업회 명예친선대사, 국제자원봉사총연합회 자문위원, 대한적십자사 응급처치강사 外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