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츨라프 선교사 한글 논문,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 추진…2032년 유엔 공용어 채택도 목표
한글의 과학성과 독창성을 서양에 최초로 소개한 독일 루터교 선교사 칼 귀츨라프(1803~1851)의 논문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한 국제적 협력이 본격화된다. 이는 한글의 세계적 위상을 재조명하고, 2032년 한글 세계화 200주년을 맞아 유엔 제7공용어 채택이라는 장기적 비전과도 맞물려 있다.

귀츨라프한글문화원(대표 노광국), 유엔한반도평화번영재단(이사장 김덕룡), 기독교역사문화선교사업회(이사장 최태순 목사)는 10월 23일 서울 종로구 한글학회 강당에서 비전 선포식을 열고, 귀츨라프가 1832년과 1833년 중국 잡지 『차이니즈 리포지토리(The Chinese Repository)』에 발표한 「Remarks on the Corean Language」 논문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공동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한글의 자음과 모음 체계, 어형 변화, 한자와의 차이점 등을 분석하며, 한글의 구조적 우수성과 창제 정신을 서양 학계에 최초로 소개한 역사적 문헌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세종대왕의 창제 철학이 서구 학문 세계에 전달된 첫 사례로, 언어학적 가치뿐 아니라 인류 보편적 소통의 상징으로서의 의미도 지닌다.
노광국 대표는 “귀츨라프의 논문은 단순한 언어 보고서가 아니라, 한글의 과학적 창조성과 인류적 보편성을 조명한 세계 최초의 한글학 연구”라며 “유네스코 등재와 유엔 공용어 채택은 한글을 단지 한국의 문자가 아닌, 인류의 평등·소통·존엄의 가치를 구현하는 세계 문자로 확장하는 문명사적 과업”이라고 강조했다.
기독교한국루터회 칼 귀츨라프연구위원회 위원장 최태성 목사 역시 “귀츨라프는 조선인들과의 필담을 통해 한글을 연구했고, 해당 논문은 서양인들에게 조선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전문성과 영향력을 지닌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이번 등재 추진은 독일,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미국, 홍콩 등과의 국제 협력을 통해 진행되며, 한글의 세계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귀츨라프한글문화원은 이를 기념해 한글 백일장을 개최한다. 주제는 ‘세종대왕과 귀츨라프 선교사’ 또는 ‘귀츨라프와 원산도 감자의 추억’ 중 하나를 선택해 운문 또는 산문 형식으로 작성하면 되며, 원고 접수는 11월 28일까지다.

귀츨라프는 1831년부터 1833년까지 중국, 조선, 일본 연안을 방문하며 선교 활동을 펼쳤다. 특히 1832년 충남 보령 일대에 머물며 조선 관리와 필담을 나누고 주기도문을 한글로 번역했으며, 감자 재배법을 전파해 지역 농업 발전에도 기여한 바 있다.

한글의 세계화와 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문화유산 보존을 넘어, 한글이 지닌 인류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미래 세대와 세계 시민에게 그 의미를 확산시키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