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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작가, ‘마법소녀’의 세계로 그려낸 관계의 상처와 아름다운 공존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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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벨비 2인전 참여

김은주 작가가 서울 강남구 갤러리벨비에서 진행 중인 2인전에 참여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회화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예술을 일상의 공간 속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며 동시대 미술의 감각을 조명해 온 갤러리벨비의 기획 방향과 맞물려, 김은주 작가의 서정적이면서도 몽환적인 작품세계를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는 자리다.

김은주 作 '붉은실_긴장'

김은주 작가의 작품은 얼핏 동화처럼 보인다. 커다란 눈을 가진 소녀들, 바다와 숲, 말과 새, 거북이, 별, 붉은 실, 고대 유적을 닮은 배경은 부드럽고 아름다운 환상의 장면을 만든다. 그러나 그 안을 오래 들여다보면 단순한 귀여움이나 장식적 판타지에 머물지 않는다. 작가의 세계는 관계 속에서 생겨나는 외로움, 결핍, 긴장, 욕망, 그리고 끝내 서로를 향해 다가가려는 마음을 품고 있다.

김은주 作 '닿은 별빛'

김은주 작가는 ‘마법소녀들이 지구를 구한다’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작품 속 나레이스, 루벨라, 셀바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관계를 통과하는 존재들이다. 나레이스는 날개를 달고 태어난 바다의 님프이지만, 다른 님프들과 달라 깊은 바다로 들어가지 못하고 무리로부터 멀어진다. 그 외로움 속에서 세상에 잘 섞이지 못하는 존재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식물을 심고 숲을 자라게 한다.

 

루벨라는 허상을 만드는 존재다. 감정을 연기하고 아름다움을 연출하며 스스로를 보호하는 법을 배운 인물이다. 셀바는 말을 잃은 뒤 언어 대신 숲이 되어가는 존재로, 감각이 식물처럼 자라나 하나의 풍경이 되고 세계가 된다.

김은주 作 '불편한 하모니'

이처럼 김은주 작가의 인물들은 완전한 행복이나 명확한 결말을 향해 나아가지 않는다. 서로를 바라보거나 외면하고, 붉은 실과 별자리, 식물과 바다를 통해 미묘한 긴장과 관계의 흔적을 남긴다. 작가는 이러한 상태를 ‘불편하지만 아름다운 하모니’로 바라본다. 타인은 고통이면서 동시에 희망이고, 관계 속 상처는 또 다른 관계를 통해 조금씩 회복된다.

김은주 作 '상어가 되고 싶은 나레이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이러한 세계관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붉은실_긴장》, 《닿은 별빛》, 《불편한 하모니》, 《상어가 되고 싶은 나레이스》, 《궤도의 조각》 연작 등은 모두 관계의 흔적과 시선의 어긋남, 연결에 대한 갈망을 주요한 조형 언어로 삼는다.

김은주 작가

김은주 작가는 계명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2019년 《소녀》를 시작으로 《Magic girl》, 《Mutants》, 《planet B70》, 《uncomfortable harmony》, 《ORBIT》 등 개인전을 이어왔다. 또한 대만, 홍콩, 멕시코, 프랑스 등 해외 전시와 국내외 아트페어에도 다수 참여하며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전시 전경

갤러리벨비는 ‘아름다운 삶’이라는 의미를 지닌 이름처럼 예술이 일상과 삶의 감각 속으로 스며드는 방식을 모색해온 공간이다. 그 안에서 김은주 작가의 작품은 관객에게 묻는다. 우리는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그래도 함께 머물 수 있는가. 상처와 결핍을 지닌 존재들이 하나의 세계를 이룰 수 있는가.

 

김은주 작가의 회화는 그 질문에 조용히 답한다. 행복한 결말은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불완전한 존재들이 서로의 곁에 남아 있는 순간 속에 있다고. 이번 갤러리벨비 2인전은 바로 그 불완전하지만 다정한 세계를 마주하는 시간이다.

전시 포스터

전시개요

 

  • 전시명 : 《이상하고 아름다운》 2인전
  • 참여작가 : 김은주, 감만지
  • 전시기간 : 2026년 5월 6일 ~ 5월 26일
  • 오프닝 리셉션 : 2026년 5월 9일 오후 4시 ~ 6시
  • 전시장소 : 갤러리벨비
  • 주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언주로146길 9 행담빌딩 1층
  • 운영시간 : 오전 11시 ~ 오후 6시
  • 휴관일 : 매주 일요일·월요일 및 공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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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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