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출판/인문
도서/출판

[신간] 상상나래출판사, 남궁기순 시인의 《감성을 키우는 풀꽃 말놀이 동시집》 출간

작가 이청강
입력
들꽃처럼 피어난 말의 씨앗, 아이들의 감성을 살리는 색깔별 풀꽃 동시(童詩) 64 작품 수록 "풀꽃처럼 작고 맑은 마음"을 글로 담다
▲ 남궁기순 시인, 《감성을 키우는 풀꽃 말놀이 동시집》 출간 [사진 : 이청강 기자]

[문학=코리아아트뉴스 이청강 기자] 지난 겨울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기어이 붉게 피어나는 동백꽃처럼, 시인 남궁기순이 다시 한번 독자 앞에 섰다. 

 

유아교육 전공 문학박사이자 시인·작가로 활동 중인 작가가 이번에 선보인 책은 《남궁기순 시인의 감성을 키우는 풀꽃 말놀이 동시집》(상상나래, 2026) 서적이다.

 

빨강·주황·노랑·초록·파랑·보라·분홍·하양, 무지개 빛깔로 물든 들꽃 세계를 따라가며 아이들의 감성과 언어 감각을 함께 깨우는 동시(童詩) 64수를 담았다.

 

색깔로 나눈 풀꽃 세계

 

이 책은 9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빨강풀꽃'부터 시작해 꽃의 색깔을 따라 챕터가 이어지며, 마지막 9부에서는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풀꽃 말놀이 동시'로 마무리된다. 독자는 진달래·동백꽃·봉선화의 붉음에서 출발해 민들레·복수초의 노랑, 제비꽃·할미꽃의 보라, 코스모스·구절초의 분홍까지 사계절 들녘을 책 한 권으로 거닐게 된다.

 

각 시편은 '말놀이'를 핵심으로 한다. 단순한 자연 묘사를 넘어 소리와 리듬, 의성어와 반복을 통해 아이들이 입으로 읽고 몸으로 느끼도록 설계되었다. '빨강 봉선화 / 봉봉 선선 / 봉선화 / 건드리면 / 퐁!' 같은 시행은 읽는 즉시 아이들의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게 만든다.

 

"풀꽃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잠시 쉼을 누립니다. 이 동시집이 아이들과 어른들에게도 풀꽃 같은 미소와 잔잔한 웃음을 건네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왜 '풀꽃'인가 — 가장 낮은 곳에서 피는 시

남궁기순 시인이 풀꽃을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나래PBL교육연구소 소장이자 상상나래 출판사 대표로서 수년간 아이들과 어른들을 대상으로 그림책·동화 창작 수업을 이끌어 왔다. 그 수업 현장에서 그는 자연물을 직접 말리고 압화(壓花)로 만드는 과정을 수강생들과 함께했다.

 

남궁기순 시인은 작가의 말을 통해 "자연물을 말리고 압화를 하며 수업을 함께했던 수강생들의 작품을 이번 말놀이 동시집에 담았습니다. 아름다운 빛깔과 따뜻한 마음이 더해져 글을 한층 풍요롭게 빛내주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책은 단순한 개인 창작물이 아니라, 함께 땅에 무릎 꿇고 들꽃을 바라봤던 사람들의 온기가 고스란히 배어 있는 공동의 결실인 셈이다.

 

화려한 정원의 꽃이 아닌, 아무도 심지 않았는데 스스로 피어나는 풀꽃. 시인은 그 안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보았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세상을 향해 감각을 열고, 작은 것에도 기쁘게 반응하는 아이들의 마음 말이다. '햇빛에 반짝이며 / 풀잎에 싱그러움을 얹고 / 작은 기쁨에도 / 환하게 피어나는 풀꽃처럼 / 작고 맑은 마음 하나 / 풀꽃의 마음을 전합니다.' 책의 서시(序詩)가 작가의 출판 의도를 가장 명확하게 드러낸다.

 

문해력 교육을 넘어, 감성 교육으로

 

남궁기순 시인에게 이번 작품은 전작의 자연스러운 확장이기도 하다. 그는 이미 《남궁기순 시인의 문해력을 높이는 말놀이 동시집》을 통해 언어 감각을 기르는 동시집의 가능성을 증명한 바 있다. 2021년 샘문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살만한 세상')으로 시인의 자격을 공인받고, 한국작가협회 회장을 역임한 이력은 그의 문학적 내공을 뒷받침한다.

 

이번 책에서 시인은 문해력이라는 실용적 목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표지에 내건 키워드는 '감성(感性)'이다. 아이가 글자를 읽기 이전에 먼저 세상을 느껴야 한다는 믿음, 꽃 이름 하나를 알기 전에 꽃빛에 마음이 물들어야 한다는 교육 철학이 시 한 편 한 편에 녹아 있다. 철쭉이 왜 '개꽃'이라 불리는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되묻는 시 '철쭉은 개꽃'은 그 좋은 예다. '꽃은 그냥 / 피는 거야 / 참꽃도 좋아 / 개꽃도 좋아 / 둘 다 예뻐' — 시인은 아이들에게 편견 없는 시선을 꽃을 통해 건넨다.

▲ 남궁기순 시인 [사진 : 이청강 기자]

어른도 함께 읽는 동시집

 

주목할 점은 이 책이 아이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9부에 수록된 '사랑하는 아이', '그리운 어머니', '보고싶은 님' 같은 시편들은 성인 독자의 감정에 직접 말을 건다. '그립다 / 자꾸 생각하면 / 눈물이 난다' — 단순한 언어 속에 깊은 정서가 담겨 있어, 어른들이 아이에게 읽어주다 문득 자신의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캘리그라피는 어린이집 원장이자 생태교육 전문가 성문순 작가가 맡았으며, 책에 수록된 풀꽃 그림은 AI 이미지 생성 도구인 Gemini를 활용해 제작되었다. 전통적인 창작 방식과 디지털 기술의 조화는 책의 감각적인 완성도를 높이면서, 동시에 동시집이라는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봄에 진달래가 피고, 여름에 코스모스가 흔들리고, 가을에 구절초가 하얗게 물드는 동안 — 이 책은 어른의 손 안에서 아이의 손으로 건네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풀꽃처럼 소박하지만, 풀꽃처럼 질긴 감성의 씨앗 하나가 독자의 마음 안에 뿌려지기를 바라는 시인의 오랜 소망이 이 책 한 권에 담겼다.


책 정보

 

제목: 남궁기순 시인의 감성을 키우는 풀꽃 말놀이 동시집

 

지은이: 남궁기순 | 캘리그라피: 성문순

 

펴낸곳: 상상나래 | 시리즈: 상상나래 동시세상 16 / 발행일: 2026년 1월 26일

작가 이청강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