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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오늘 하루, 톨스토이처럼…하루 한 문장으로 삶의 방향을 묻다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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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가 평생 모은 동서고금의 지혜, 1월부터 12월까지 ‘일상의 잠언’으로 엮어 부처·공자·노자·세네카·파스칼·루소·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등 인류 지성의 목소리 담아 마음이 소란한 시대, 위로에 머물지 않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다시 묻는 책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휴대전화를 켠다. 밤새 쌓인 메시지를 확인하고 뉴스와 일정을 훑는다. 출근길에는 누군가의 말에 마음이 흔들리고, 하루가 채 시작되기도 전에 해야 할 일과 걱정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그럴 때 잠시 책 한 페이지를 펼쳐본다면 어떨까.

 

“내일 일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너는 오늘조차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탈무드에서 가져온 이 한 문장은 100년이 훌쩍 넘는 시간을 건너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질문을 던진다. 아직 오지도 않은 내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스토리텔러가 펴낸 신간 《오늘 하루, 톨스토이처럼》은 바로 이런 순간을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세계적인 문호이자 사상가인 레프 톨스토이가 평생 읽고 생각하며 모은 동서고금의 지혜를 날짜별로 엮은 ‘인생 잠언집’이다. 책은 352쪽, 정가 1만8000원으로 이항재 단국대학교 명예교수가 옮겼다.

 

몽당연필과 작은 노트, 그리고 한 사람의 평생 질문

러시아의 대문호이자 사상가 레프 톨스토이의 말년 모습. 20세기 초 촬영된 사진으로, 작자는 미상이다. /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톨스토이는 《전쟁과 평화》와 《안나 카레니나》를 남긴 대문호였지만, 그의 관심은 소설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는 평생 삶의 의미와 진리를 탐구했고, 도덕적·윤리적 자기완성을 위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돌아봤다. 늘 몽당연필과 작은 노트를 가지고 다니며 순간순간 떠오른 생각을 적었고, 동서고금의 성현과 철학자들의 글을 읽다가 마음에 와닿는 구절을 발견하면 기록해 삶의 지침으로 삼았다.

 

그렇게 쌓인 시간이 거의 20년에 이르렀다.

 

톨스토이는 그동안 모은 명언과 세계의 속담, 격언과 금언, 종교 경전, 고대와 현대 사상가들의 문장을 한데 모아 누구나 매일 읽을 수 있는 일력 형식의 책을 만들었다. 단순한 명언 모음집이 아니라 자신이 읽고 사유하고 다시 해석한 ‘일용할 정신의 양식’이었다.

오늘 하루,톨스토이처럼 - 앞표지

《오늘 하루, 톨스토이처럼》은 훗날 《독서의 고리》로 이어지는 초간본에 해당한다. 특히 톨스토이가 마지막 여행길에 주치의와 함께 떠나면서도 챙겨간 단 한 권의 책이었다는 점에서 이 책이 그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1월에는 나를 돌아보고, 4월에는 욕망을 바라본다

 

책은 1월부터 12월까지 하루하루 읽어갈 수 있도록 구성됐다. 대부분의 글이 한 페이지를 넘지 않는다. 하루에 몇 분만 시간을 내도 한 문장을 읽고 생각을 이어갈 수 있다.

1월의 문장들은 먼저 타인을 바라보던 시선을 자신에게 돌리게 한다.

 

부처의 가르침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실수를 쉽게 보면서도 자신의 욕망과 잘못은 고치지 못한다고 말한다. 공자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남에게 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탈무드는 내일을 걱정하기보다 오늘을 바라보라고 권한다.

 

2월에 들어서면 삶의 속도와 불안에 대한 성찰이 이어진다.

 

세네카는 진실하고 위대한 것은 느리고 눈에 띄지 않는 성장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에픽테토스는 죽음을 의식할 때 지금 자신을 괴롭히는 많은 일이 사실은 그리 걱정할 만한 것이 아닐 수도 있음을 일깨운다.

 

봄이 깊어지는 4월에는 욕망의 문제가 등장한다.

 

노자는 욕망보다 고통스러운 죄가 없고, 불만족보다 더 큰 불행이 없다고 말한다. 탈무드는 욕망이 처음에는 거미줄처럼 가늘지만 시간이 지나면 밧줄이 되고, 마침내는 삶의 주인이 된다고 경고한다.

 

달력은 넘어가지만 책이 던지는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나는 지금 무엇을 욕망하고 있는가. 무엇 때문에 화를 내고 있는가. 무엇을 두려워하며,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부처와 공자, 노자와 파스칼이 한 권에서 만나다

 

이 책의 매력은 동서양의 지혜가 경계를 넘어 한 공간에서 만난다는 데 있다.

 

톨스토이는 기독교, 특히 복음서뿐 아니라 불교와 도교, 유교, 이슬람교, 힌두교 등 다양한 종교와 사상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어느 하나의 종교를 절대화하기보다 각각의 가르침에서 인간이 보다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한 실천적 지혜를 찾았다. 특히 노자의 무위 사상과 공자의 정치철학에 대한 관심도 책 곳곳에서 확인된다.

 

에픽테토스, 존 러스킨, 파스칼, 볼테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루소, 스피노자 등 서양의 철학자와 사상가들도 등장한다.

 

7월의 한 페이지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남은 시간이 뜻밖의 선물인 것처럼 살아가라고 말하고, 부처의 가르침은 분노를 사랑으로, 악을 선으로, 거짓을 진리로 이겨내라고 권한다. 존 러스킨은 타인과 자신을 구분하기보다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각기 다른 시대와 문명에서 나온 말들이지만 놀랍게도 오늘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갈등과 혐오가 커지는 사회에서 무엇이 사람을 갈라놓는지 묻고, 분노와 욕망이 일상을 지배하는 시대에 어떻게 마음을 다스릴 것인지 생각하게 한다.

 

6월에 소개된 존 러스킨의 문장은 그래서 더욱 묵직하다.

 

“바다가 아니라 무지가 사람들을 갈라놓고, 언어의 차이가 아니라 적대적인 관계가 사람들을 갈라놓는다.”

 

톨스토이가 찾은 답은 결국 ‘실천’이었다

오늘 하루, 톨스토이처럼 입체표지

《오늘 하루, 톨스토이처럼》은 독자에게 특별한 철학 지식을 요구하지 않는다. 한 페이지를 읽고 잠시 멈추면 된다.

 

9월에는 “자신에게 엄격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관대하라”는 중국 금언을 만나고, 톨스토이는 행복과 불행 모두를 하나의 시험으로 바라본다면 우리에게 유익할 수 있다고 말한다.

 

11월에는 운명과 진리에 대한 물음이 이어진다. 루소는 수천 개의 길이 망상으로 통하지만 진리로 통하는 길은 하나뿐이라고 말하고, 쇼펜하우어는 다른 사람을 자신의 결점을 비추는 거울에 비유한다.

 

그리고 한 해의 끝인 12월, 공자의 가르침은 다시 사람과 사람의 관계로 돌아온다. 자신을 존중하듯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자신이 대접받고 싶은 만큼 다른 사람을 대접하는 것, 그것이 인류애라고 말한다.

 

결국 톨스토이가 평생 찾아간 삶의 지혜는 거창한 이론이 아니었다. 오늘 내가 하는 말 한마디, 오늘 내가 참는 분노 하나, 오늘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작은 친절처럼 반복되는 일상의 선택에 가까웠다.

 

“매일 유익한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싶었다”

 

톨스토이는 이 책을 엮은 이유를 분명하게 밝혔다.

 

여러 사상가의 글을 단순히 번역해 소개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풍부한 사상을 통해 독자에게 더 나은 생각과 감정을 일깨우고, 매일 유익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제공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하루, 톨스토이처럼》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니다.

 

책상 위에 올려두고 아침마다 한 페이지씩 펼쳐도 좋다. 잠들기 전 하루를 돌아보며 한 문장을 읽어도 좋다. 힘든 날에는 지금의 마음과 닮은 문장을 찾아도 된다. 정신적으로 피로하고 사회적으로 불안정한 시대에 이 책이 건네는 것은 단순한 위로만은 아니다.

 

이 책은 위로보다는 사유를, 사유에서 다시 일상의 실천으로 나아가게 하는 책에 가깝다. 하루를 바꾸는 데 반드시 거대한 결심이 필요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한 문장을 읽고, 잠시 생각하고, 어제와 조금 다른 선택을 하는 것.

 

그렇게 하루를 살아내는 일.

 

《오늘 하루, 톨스토이처럼》이라는 제목은 결국 독자에게 이렇게 속삭이는 듯하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조금 더 깊이 생각하고, 조금 더 선하게 행동하며 살아보자고.

 

도서 정보

도서명 《오늘 하루, 톨스토이처럼》
부제 살면서 마주하는 질문들, 인류 지성들의 지혜로 답하다
지은이 레프 톨스토이
옮긴이 이항재
출판사 스토리텔러(에디터출판사 문학출판 임프린트)
쪽수 352쪽
정가 18,000원
ISBN 978-89-6744-294-1 03890

 

저자·옮긴이

레프 톨스토이(1828~1910)는 러시아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태어나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을 남겼으며, 1880년 이후에는 사회·정치 평론과 종교 에세이, 교육 관련 글쓰기에 힘썼다.

 

옮긴이 
이항재는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러시아 고리키 세계문학연구소 연구교수, 한국러시아문학회 회장, 단국대학교 러시아어과 교수를 지냈다. 현재 단국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자료제공: 스토리텔러(에디터 출판사 문학출판 임프린트)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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