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관능에서 뒤틀린 육체와 자연으로’…이재원 교수, 인사동 한국미술관서 오스트리아 현대미술 특강
황금빛으로 뒤덮인 구스타프 클림트의 관능적 화면에서 에곤 쉴레의 뒤틀린 육체와 불안한 시선으로, 다시 프리덴스라이히 훈데르트바서의 곡선과 자연의 세계로 이어지는 오스트리아 현대미술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살펴보는 특별한 강연이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다.

‘2026 서울 시각예술 넥스트100 청년예술생태계 혁신프로젝트’의 전문가 토크콘서트로 마련되는 이재원 교수의 특강이 오는 10월 12일 오후 2시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개최된다.
강연 제목은 「황금빛 관능에서 뒤틀린 육체와 자연으로―오스트리아 현대미술의 세 거장: 클림트, 쉴레, 훈데르트바서」다. 이번 강연은 단순히 세 명의 유명 화가를 개별적으로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합스부르크 제국의 화려한 문화가 축적된 빈(Wien)을 출발점으로 세기말의 불안과 사회적 변화,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탄생한 새로운 예술의 언어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강연 자료는 “합스부르크 궁정문화 → 세기말 빈 → 빈 분리파와 현대미술”이라는 흐름을 제시한다. 제국의 부와 권력, 음악과 건축, 장식예술이 축적된 도시 빈에서 화려함의 절정과 균열이 동시에 나타났고, 그 속에서 클림트와 쉴레, 훈데르트바서로 이어지는 새로운 미술의 가능성이 등장했다는 시각이다.
황금빛 관능, 클림트가 바라본 인간의 욕망
첫 번째 거장은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1862~1918)다.
클림트는 오스트리아 상징주의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빈 분리파의 중심 인물이다. 1897년 빈 분리파를 결성해 기존 아카데미 미술에 도전했고, 평면적이고 장식적인 화면과 황금빛 색채를 통해 독창적인 회화세계를 구축했다.
강연에서는 클림트의 황금빛 화면을 단순히 아름다운 장식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사랑과 욕망, 생명과 죽음, 관능과 불안이 한 화면 안에서 어떻게 공존하는지를 살펴본다.
특히 대표작 「키스」는 이번 강연의 중요한 작품 가운데 하나다. 황금빛으로 뒤덮인 두 연인의 모습은 사랑의 절정처럼 보이지만, 화면 한편에서는 불안과 긴장이 동시에 감지된다. 특강에서는 두 사람을 감싸는 황금빛이 일체감과 보호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화면 가장자리의 불안정한 요소들이 사랑의 막막함을 떠올리게 한다는 해석을 제시한다.
클림트가 여름마다 찾았던 아터제(Attersee)의 풍경도 소개된다.
그는 1910년대 아터제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물과 공기, 빛에서 영감을 받았고, 이곳에서 40점이 넘는 풍경화를 제작했다. 인물화의 화려한 황금빛과는 또 다른 자연의 색채가 클림트 회화의 또 하나의 얼굴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육체가 아닌 ‘뒤틀린 인간’을 그린 에곤 쉴레
클림트의 황금빛 세계를 지나면 에곤 쉴레(Egon Schiele, 1890~1918)의 불안한 인간이 등장한다.
쉴레의 작품에서 인간의 몸은 더 이상 이상적인 아름다움의 대상이 아니다.
뒤틀린 자세와 날카로운 선, 앙상한 신체, 어딘가 불안한 시선은 인간 내면에 자리한 욕망과 고독, 상처를 그대로 드러낸다.
강연애서는 쉴레의 예술을 ‘뒤틀린 육체, 불안한 시선’이라는 표현으로 압축하면서, 아름다움보다 인간의 내면을 날것 그대로 드러낸 작가로 조명한다. 클림트의 화려한 황금빛이 세기말 빈의 장식성과 관능을 보여준다면, 쉴레의 선은 그 화려함 뒤에서 흔들리고 있던 인간의 내면을 향한다.
두 사람은 같은 시대의 빈을 살아갔지만 인간을 바라보는 방식은 달랐다.
이재원 교수의 강연은 이러한 차이를 통해 한 시대의 사회적 분위기가 예술가마다 얼마나 다른 조형언어로 나타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미술이 집과 도시, 나무와 자연으로 확장되다
강연의 마지막에는 프리덴스라이히 훈데르트바서(Friedensreich Hundertwasser, 1928~2000)가 등장한다.
훈데르트바서에 이르면 미술의 영역은 캔버스를 넘어 건축과 도시, 생태와 환경으로 확장된다. 강연에서는 그의 예술을 ‘직선을 거부하고 자연과 함께 살다’라는 문장으로 설명하며, 자연·곡선·생태를 그의 예술세계를 이해하는 핵심어로 제시하고 있다.
훈데르트바서는 획일적으로 반복되는 직선의 현대건축을 거부하고 곡선과 나선, 강렬한 색채와 식물이 어우러지는 공간을 추구했다. 특히 그의 ‘다섯 개의 피부(Five Skins)’ 개념은 인간을 개인의 육체에 한정하지 않고 의복과 집, 사회적 정체성, 지구와 자연까지 연결하는 시각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 앞에서 예술은 더 이상 미술관 안의 그림으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가 사는 집과 거리, 나무 한 그루와 도시의 모습까지 모두 예술과 삶의 문제로 확장된다. 이번 강연에서도 훈데르트바서를 통해 인간이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하는지, 현대문명이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지를 함께 생각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화가의 눈과 언어철학자의 눈으로 읽는 미술
이번 특강이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이유는 강연자인 이재원 교수가 언어학자이면서 동시에 직접 작품 활동을 해온 화가라는 점이다.

이재원 교수는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독일 뮌스터대학교에서 텍스트언어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통번역학과와 독일어과 교수로 재직하며 언어학, 텍스트언어학, 언어철학, 수사학 등을 연구하고 가르쳤으며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명예교수다.
동시에 오랫동안 회화 작업을 이어오며 인상파와 표현주의, 야수파적 조형언어를 탐구해왔다. 대한민국미술대전, 호국미술대전 우수상,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 특선, 서울국제미술대상전 연합회장상, 한국창작문화예술공모대전 금상 등을 수상했으며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과 강남미술대전 초대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미술 강의는 미술사의 연대기나 작품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과 조금 다르다. 언어학자가 문장과 단어 속 의미를 읽듯, 화가의 눈으로 색과 선, 형태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읽는다.
클림트의 황금빛에서는 사랑과 욕망을, 애곤 쉴레의 뒤틀린 선에서는 불안과 고독을, 훈데르트바서의 곡선과 색채에서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찾아간다. 그림을 단순히 ‘보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작품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를 생각하는 것이 이번 강연의 중요한 지점이다.
청년예술생태계와 시민이 만나는 ‘넥스트100’
이번 특강이 열리는 ‘2026 서울 시각예술 넥스트100 청년예술생태계 혁신프로젝트’는 10월 7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진행된다.

행사 포스터에는 다양한 장르와 표현방식을 보여주는 참여 작가들의 작품이 하나의 대형 이미지로 구성돼 있다. 회화와 설치, 조형, 일러스트레이션 등 서로 다른 시각언어가 모여 동시대 미술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전시기간에는 작품 감상에 그치지 않고 관객이 예술을 보다 가까이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홍대의 작가의 퍼포먼스, 문화사랑극단 ‘흥’의 「아~! 나혜석 길 위의 여자 불꽃이 되다」, 정다혜 작가의 캐리커처 체험 등이 예정돼 있으며, 이재원 교수의 전문가 토크콘서트도 주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마련됐다.
특히 이번 강연은 청년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는 전시장에서 유럽 현대미술의 중요한 흐름을 함께 살펴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00여 년 전 빈에서 새로운 예술을 꿈꾸었던 클림트와 에곤 쉴레, 그리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도시를 상상했던 훈데르트바서의 이야기는 오늘날 새로운 예술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젊은 작가들에게도 여러 질문을 던진다.
‘예술은 시대와 어떻게 만나는가.’
‘예술가는 자신의 시대를 어떤 언어로 표현하는가.’
그리고 ‘오늘의 예술은 앞으로 어떤 삶과 사회를 꿈꾸어야 하는가.’
황금빛 관능에서 뒤틀린 인간의 몸을 지나 자연과 생태의 세계로 향하는 이번 강연은 오스트리아 현대미술의 세 거장을 통해 그러한 질문을 관객과 함께 생각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행사 개요
행사명 : 2026 서울 시각예술 넥스트100 청년예술생태계 혁신프로젝트
전시기간 : 2026년 10월 7일(수) ~ 10월 13일(화)
장소 : 한국미술관, 서울 인사동
전문가 토크콘서트 : 2026년 10월 12일(월) 오후 2시
강연자 : 이재원 교수
강연 제목 : 「황금빛 관능에서 뒤틀린 육체와 자연으로―오스트리아 현대미술의 세 거장: 클림트, 쉴레, 훈데르트바서」 이재원 교수님 기사시안
주최 : 세계미술작가교류협회
주관 : (사)세계문화교류협회 / 세미갤러리 이재원 교수님 기사시안
후원 :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사)한국미술협회, 한국아트네트워크협회, 한국아트넷뉴스, 시애틀 문화저널, 인터뷰뉴스TV, 코리아아트뉴스, 한국사진방송, 소식통TV
협업전시 : 경희대학교 회화과,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숙명여자대학교 회화과, 한국외국어대학교 미술동아리, 세명대학교 아트앤산업디자인과, (사)대한민국공공미술협회, 신석주 미문학연구소, 드림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