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의 얼굴 없는 군상, 현대사회의 민낯을 비추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구구갤러리가 2026년 특별기획전으로 젊은 작가 채정완의 초대전 『생존, 경쟁』을 오는 6월 27일부터 7월 8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현대 사회를 지배하는 경쟁과 생존의 논리를 흑백의 강렬한 회화 언어로 풀어낸 채정완 작가의 대표작들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며, 관람객들에게 우리 시대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얼굴 없는 인간들이다. 코와 입이 사라진 채 흰 얼굴만 남은 인물들은 모두 같은 검은 양복을 입고 있다. 표정도, 개성도, 이름도 지워진 이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익명화된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누구보다 앞서기 위해 달리고,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밀어내는 사회의 모습을 작가는 절제된 흑백 화면으로 더욱 극적으로 드러낸다.

대표작 〈멀리뛰기〉에서는 끝없이 이어지는 군중 속에서 단 한 사람이 몸을 던져 도약한다. 그러나 그 도약은 자유를 향한 비상이기보다 경쟁의 굴레 속에서 벗어나려는 처절한 몸짓처럼 다가온다.

또 다른 작품 〈우리가 달리는 이유〉에서는 그림자처럼 기어가는 인물들이 방향조차 잃은 채 앞으로 나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충돌과 추락〉, 〈어떤 도약〉 역시 경쟁과 성공, 실패와 추락이라는 현대사회의 구조를 강렬한 시각언어로 압축해 보여준다.

채정완 작가의 작품은 사회 비판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경쟁하는 기준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그리고 그 기준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지를 관객 스스로 성찰하도록 이끈다. 그의 화면 속 인물들은 얼굴을 잃었지만, 역설적으로 그 익명성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얼굴이 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단순히 경쟁의 부작용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관객 스스로 생존과 경쟁의 의미를 다시 정의하고, 현대사회가 강요하는 비교와 경쟁을 넘어 다양한 가치와 존재 방식을 인정하는 새로운 삶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구자민 구구갤러리 대표는 채정완 작가를 오랫동안 주목해 온 작가라고 소개하며 "젊은 작가만이 보여줄 수 있는 날카로운 풍자가 매우 인상적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단순한 비판이 아니라 깊은 성찰과 변화의 가능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많은 관람객들이 그의 작품을 통해 우리 사회를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채정완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세대의 감각을 회화로 풀어내는 작가다. 최소한의 색채와 반복되는 인물 형상을 통해 현대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면서도 철학적 질문을 작품 속에 녹여내는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초대전은 그의 작품 세계를 집약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자리이자, 사회적 메시지와 예술적 완성도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 개요
- 전시명 : 2026 구구갤러리 특별기획 《생존, 경쟁》 채정완 초대전
- 기간 : 2026년 6월 27일(토) ~ 7월 8일(수)
- 오프닝 : 2026년 6월 27일 오후 4시
- 장소 : 구구갤러리(서울시 양천구 목동중앙서로9길 30)
- 문의 : 02-2643-9990
- 주최 : 구구갤러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