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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량 개인전 《바람 ‘바뀌다’》…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회화의 리듬으로

임만택 전문 기자
입력
10월 16일~11월 6일 PBG 도산…바람·시간·생명력의 흐름을 선과 색으로 풀어내 쌓고 덜어내는 반복적 행위 통해 고정된 이미지 넘어 ‘유동하는 회화 공간’ 제시

PBG 도산은 오는 10월 16일부터 11월 6일까지 임미량 작가의 개인전 《바람 ‘바뀌다’》를 개최한다.

임미량 개인전 《바람 ‘바뀌다’》 포스터 (사진=PBG 제공)

이번 전시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하게 감각되는 ‘바람’을 통해 변화하는 작가의 세계와 회화의 새로운 방향을 소개한다. 임미량에게 바람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이고 방향을 바꾸며 삶을 이끄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작가는 이러한 바람의 속성을 선과 색, 여백과 리듬을 통해 화면에 옮긴다. 형태 없이 움직이는 감각은 익숙한 질서와 경계를 넘어 새로운 시선을 향하게 하는 매개가 되며, 회화는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가 아니라 시간과 움직임이 축적되는 유동적인 공간으로 확장된다.

 

특히 임미량은 유화 물감을 여러 겹 쌓고 덜어내는 과정을 반복하고, 그 위에 다시 새로운 선과 형태를 더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화면에 남은 흔적은 단순한 붓질의 결과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고 감각이 변해가는 과정을 기록한 층위가 된다.

 

이번 전시의 대표 이미지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진다. 청록과 푸른색 계열의 형태들이 화면 안에서 뒤엉키고 뻗어나가며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생명체처럼 움직인다. 반복적으로 겹쳐진 작은 단위들은 식물의 잎과 깃털, 파도, 세포 등을 연상시키면서도 어느 하나의 구체적인 대상으로 고정되지 않는다.

 

붉은색과 보랏빛, 밝은 청색이 부분적으로 개입하면서 화면 전체에 긴장과 리듬을 형성하고, 여백과 밀집된 색면의 대비는 빠르게 지나가는 움직임과 잠시 머무는 고요한 순간을 동시에 만들어낸다.

 

작가의 작업실 사진에서는 작품이 완성돼 가는 과정도 엿볼 수 있다. 임미량은 색상표를 직접 대조하며 화면의 톤을 조율하고, 여러 색의 물감을 층층이 올리는 방식으로 작품을 구축한다. 작업실 곳곳에 놓인 물감과 재료들은 회화가 단순히 즉흥적인 붓질이 아니라 반복적인 선택과 축적, 조정의 결과임을 보여준다.

 작업실에서 작품의 색을 조율하고 있는 임미량 작가 (사진=PBG 제공)

전시 제목 《바람 ‘바뀌다’》는 자연현상으로서의 바람과 변화한다는 의미의 ‘바뀌다’를 함께 떠올리게 한다. 보이지 않는 힘이 방향을 바꾸고 주변을 변화시키듯, 작가 역시 이번 전시를 통해 기존의 조형 언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변화의 과정을 보여준다.

 

임미량의 회화에서 중요한 것은 ‘비워진 자리’와 ‘쌓인 흔적’의 공존이다. 작가는 화면을 빈틈없이 채우기보다는 비움과 축적을 병행하며 시선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이는 바람이 지나가며 어떤 곳에는 흔적을 남기고, 또 다른 곳에는 비어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모습과도 닮아 있다.

 

이처럼 《바람 ‘바뀌다’》는 자연을 직접 묘사하기보다 자연의 움직임과 생명력, 그리고 그 안에 흐르는 시간을 감각적으로 번역한 전시다. 바람이라는 보이지 않는 존재는 작가에게 삶의 변화와 움직임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이 되고, 화면 위에서는 색과 선, 반복과 여백의 조형 언어로 다시 태어난다.

 

관람객은 이번 전시를 통해 화면에 축적된 움직임과 흔적을 따라가며, 고정된 형태 너머에 존재하는 시간과 감각의 흐름을 경험할 수 있다.

 

오프닝 리셉션은 전시 첫날인 10월 16일 오후 5시에 열린다. 이날 임미량 작가가 직접 작품에 담긴 이야기를 소개하고 관람객과 작품에 대해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전시 개요

  • 전시명: 《바람 ‘바뀌다’》
  • 작가: 임미량
  • 기간: 2026년 10월 16일~11월 6일
  • 오프닝: 2026년 10월 16일 오후 5시
  • 장소: PBG 도산
  • 주소: 서울 강남구 언주로 864, B1
  • 관람시간: 오전 11시~오후 7시
  • 수요일: 오후 1시~3시
  • 휴관: 월요일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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