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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여성연극제 작가전 선정작 《당신의 쓰고 쓴》, 9월 2일 개막

임만택 전문 기자
입력
대필 작가와 의뢰인이 함께 써 내려가는 삶의 진술서 침묵과 호흡, 그림자 통해 상처와 회복의 시간 그려

제11회 여성연극제 작가전 최우수 선정작인 연극 《당신의 쓰고 쓴》이 오는 9월 2일부터 6일까지 대학로 드림씨어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당신의 쓰고 쓴 포스터

《당신의 쓰고 쓴》은 대필 작가 ‘지아’와 의뢰인 ‘미옥’이 함께 진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잃어버렸던 자신의 이름과 삶의 문장을 되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타인의 삶을 대신 기록하는 사람과 자신의 삶을 온전히 말하지 못했던 사람이 마주 앉아 기억을 꺼내고 문장을 완성해 가면서, 두 여성은 서로의 상처를 바라보고 각자의 삶을 다시 선택할 용기를 얻는다.

 

올해로 11회를 맞은 여성연극제는 지난 8월 6일 개막해 기획공연과 연출가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여성 창작자들에게 공연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여성의 삶과 목소리를 무대 위에 펼쳐온 여성연극제는 매년 공모를 통해 작가전 작품을 선정하고 있다.

출연배우들

신진 작가부터 기성 작가까지 참여한 2026년 공모에서는 전경화 작가의 《당신의 쓰고 쓴》이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됐다. 작품은 익숙한 관계와 상처를 자극적으로 폭로하거나 전시하는 대신, ‘쓰기’라는 행위를 통해 잃어버린 삶의 주체성을 되찾는 과정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전경화 작가는 누군가의 삶을 쉽게 판단하기보다 잠시 멈춰 함께 바라보는 시간을 관객과 나누고자 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꺼내는 일은 때로 고통스럽지만, 그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들어주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새로운 삶을 시작할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연출은 극단 민영사단을 이끄는 최민영 연출가가 맡았다. 최민영 연출가는 2023년부터 십여 편의 작품을 제작·연출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관객과 배우가 무대 위 시간과 감정을 함께 경험하는 소통 중심의 연출을 선보여 왔다.

 

최민영 연출가는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관계에 대한 폭로보다 ‘쓰기’라는 행위에 집중한 설정에 매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는 인물의 숨과 침묵, 멈춤을 중요한 무대 언어로 활용해 말로는 모두 설명할 수 없는 감정과 관계의 변화를 보여준다.

 

대필 작가를 의미하는 ‘고스트라이터(Ghost Writer)’의 개념을 시각적으로 확장한 그림자 연출도 주목된다. 그림자는 단순한 시각적 장치가 아니라 타인의 이름과 삶 뒤에 숨어 존재해 온 대필 작가의 위치를 상징한다. 무대 위 빛과 어둠, 인물 사이의 거리와 침묵은 자신의 목소리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다시 삶의 주인으로 일어서는 과정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낼 예정이다. 작품의 정서와 연출 방향을 엿볼 수 있다. 

공연 사진

검은 옷을 입고 홀로 선 인물과 여행용 가방을 든 인물 사이의 거리, 바닥에 흩어진 짐과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한 배우들의 몸짓은 각자가 짊어진 삶의 무게와 쉽게 말하지 못한 감정을 표현한다. 여섯 배우가 함께한 단체 사진은 서로 다른 사연과 관계가 하나의 무대에서 교차하게 될 것을 예고한다.

 

작품은 “우리는 어떻게 살아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 답을 누군가에게 일방적으로 제시하기보다는 인물과 관객이 같은 공간에서 함께 숨을 쉬고 기다리며 찾아가도록 한다. 위로는 반드시 거창한 말이나 해답으로만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곁에서 한 사람의 시간을 함께 견디고 바라보는 행위로도 완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공연 사진

여성연극제는 1세대 여성 극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그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는 한편, 동시대 여성 창작자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무대에 올릴 기회를 제공해 왔다. 《당신의 쓰고 쓴》 역시 다양한 여성의 삶과 시선을 나누고 공감의 폭을 넓혀온 여성연극제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경화 작가가 쓰고 최민영 연출가가 연출한 이번 공연에는 정세라, 이지혜, 정나진, 최서이, 조민교, 곽정화가 출연한다. 극단 우주파와 민영사단이 공동 제작하며, 공연 시간은 90분이다.

 

평일 공연은 오후 7시 30분, 주말 공연은 오후 3시에 시작한다. 관람료는 3만 원이며 놀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2026 제11회 여성연극제 포스터

공연 개요

공연명: 《당신의 쓰고 쓴》
공연 기간: 2026년 9월 2일(수)~9월 6일(일)
공연 시간: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3시
장소: 대학로 드림씨어터
작: 전경화
연출: 최민영
출연: 정세라, 이지혜, 정나진, 최서이, 조민교, 곽정화
제작: 극단 우주파·민영사단
주최·주관: (사)한국여성연극협회 여성연극제 조직위원회
공연 시간: 90분
관람료: 3만 원
예매처: 놀티켓
문의: [email protected]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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