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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산 책다락 44]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

효산 남순대 시인
입력

●책 소개

1943년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은 어느 과학자에 대한 얘기로 떠들썩했다. 저명한 물리학자 슈뢰딩거가 트리니티 대학에 부임하면서 대중 강연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푼 기대를 안고 강연에 참석한 사람들은 몹시 당황했다. 강연 주제가 '생명이란 무엇인가'였기 때문이다. 양자 역학 연구의 성과로 노벨 물리학상까지 수상한 물리학자가 '생물학' 주제로 강연을 한다니 모두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더구나 당시는 자신이 전공하지 않은 학문 분야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꺼리는 시대였다. 슈뢰딩거의 첫 대중 강연을 둘러싸고 뜨거운 논란이 벌어진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하지만 슈뢰딩거는 흔들리지 않았다.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라고 믿었던 까닭이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과학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했고, 전문 분야 사이의 골은 갈수록 깊어졌다. 지식의 양은 방대해졌지만 세상을 포괄적으로 이해하기는 더욱 힘들어진 것이다. 슈뢰딩거는 이를 개선하려면 '틀릴 위험을 감수하면서라도 사실과 이론을 종합하려는 시도'가 꼭 필요하다고 보았다. 즉, '지식의 융합'을 추구한 것이다. 

●Synobsis
 

에르빈 슈뢰딩거(Erwin Schrödinger)의 『생명이란 무엇인가(What Is Life?)』는 1943년 더블린에서 한 연속 강연을 바탕으로 1944년에 출간된 과학 고전으로, 물리학의 관점에서 생명의 본질과 유전 현상을 설명하려 한 책입니다. 이후 분자생물학, 특히 DNA 연구에 지대한 영향을 준 문제작으로 평가됩니다.

1. 핵심 문제 제기

슈뢰딩거는 질문을 이렇게 던집니다.
“생명체는 어떻게 물리·화학 법칙 속에서 질서를 유지하는가?”
당시 과학은 유전의 메커니즘(유전자 실체, 정보 저장 방식)을 명확히 모르고 있었고, 그는 생명을 ‘물리적 체계’로 분석할 수 있는가를 탐구합니다.

2. 주요 내용 요약

■ ① 생명은 ‘질서 유지 장치’
무생물은 시간이 지나면 엔트로피(무질서) 가 증가.
그러나 생명체는 오히려 질서를 유지·증가시킴.
그는 이를 설명하며 유명한 개념을 제시:
“생명은 음의 엔트로피(negative entropy)를 먹고 산다.”
(외부로부터 질서/에너지를 받아 내부 질서를 유지)

■ ② 유전 정보의 물질적 기반 추론
당시 DNA 구조는 미발견 상태였음에도 그는 통찰을 내놓습니다.

유전자는 단순한 화학 혼합물이 아니라 안정적 구조를 가진 ‘코드 저장 장치’일 것이라 예측. 
이를 “비주기적 결정(aperiodic crystal)”이라 명명.

즉, 소금 결정처럼 반복 구조가 아니라 복잡한 정보 배열을 담은 결정 구조일 것이라 본 것.

 훗날 **DNA 이중나선 구조 발견(왓슨·크릭)**과 연결되는 선구적 가설.

■ ③ 돌연변이의 물리학

유전 변화는 단순한 혼란이 아니라 양자적 도약(quantum jump) 같은 미시적 사건에서 발생한다고 설명. 

방사선, 에너지 변화 등이 유전자 구조를 바꿔 돌연변이를 일으킨다고 봄.

■ ④ 결정론 vs 자유의지 (철학적 확장)

책 후반부는 과학을 넘어 철학으로 확장됩니다.

생명은 물리 법칙에 따르지만 의식과 자아는 단순 환원 불가한 문제.
동양철학(베단타 등)에 관심을 보이며 의식의 통일성을 사유.

3. 책의 역사적 영향

이 책은 생물학자가 아니라 물리학자가 생명 문제에 뛰어든 사건이었고, 다음 세대 과학자들에게 결정적 자극이 됨.
대표적 영향:
제임스 왓슨(DNA 발견자)
→ “이 책이 분자생물학에 입문하게 했다.”
프랜시스 크릭
모리스 윌킨스
즉, 분자생물학 탄생의 사상적 기폭제.

4. 핵심 개념 정리

개념
의미
음의 엔트로피
생명은 질서를 외부에서 흡수
비주기적 결정
유전 정보 저장 분자 구조 예측
유전자 안정성
높은 구조적 지속성
양자 돌연변이
유전 변화의 미시 물리 원인
생명 = 물리 체계
생명도 자연법칙 안에 있음.

에르빈 루돌프 요제프 알렉산더 슈뢰딩거(Erwin Rudolf Josef Alexander Schrödinger, 1887 ~ 1961)

에르빈 루돌프 요제프 알렉산더 슈뢰딩거(Erwin Rudolf Josef Alexander Schrödinger, 1887 ~ 1961)
 

통계역학과 열역학, 유전체 물리학, 색채 이론, 전기역학, 일반 상대성이론, 우주론 등 물리학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많은 저서를 썼고 통일장 이론을 구축하기 위한 여러 시도를 했다. 그의 책 《생명이란 무엇인가?(What Is Life?)》에서 슈뢰딩거는 물리학의 관점에서 생명 현상을 바라보면서 유전의 문제를 다루었다. 그는 과학, 고대 및 동양 철학 개념, 윤리 및 종교의 철학적 측면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또한 철학과 이론 생물학에 관해 저술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고 실험으로도 유명하다.


슈뢰딩거는 폴 디랙과 함께 여러 대학에서 교수로 일생의 대부분을 보내며 양자역학 연구로 1933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에 나치즘에 반대하여 독일을 떠났다. 개인적인 삶에서 그는 아내와 정부와 함께 살았으며 이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여 옥스퍼드에서 자리를 떠나게 되었다. 그 후 1938년까지 그는 오스트리아의 그라츠에서 지위를 유지하다가 나치가 점령하자 도망쳤고 마침내 더블린에서 장기 정착을 찾아 1955년 은퇴할 때까지 머물렀다. 그는 73세에 결핵으로 빈에서 사망했다.

양자물리학을 만든 슈뢰딩거, 선을 넘은 물리학자 덕에 알게 된 생명에 대한 발견들 #알쓸인잡 EP.5 | tvN 221230 방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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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산책다람#슈뢰딩거#생명이란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