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수공예, 자연과 인공의 경계를 넘다…서호미술관 《유동하는 경계》 개최
서호미술관이 2026년도 기획전 ‘사이의 결’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전시인 《유동하는 경계》를 9월 4일부터 11월 22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서호미술관을 둘러싼 북한강의 자연환경과 지리적 특수성에서 출발해 현대공예의 물질적·철학적 확장성을 탐색하는 자리로, 류종대·문보리·조연경 3인의 작업을 통해 물질과 기술, 자연과 인공, 감각과 신체가 서로 교차하는 지점을 조명한다.
‘사이의 결’은 총 3부로 구성된 연작 기획전이다. 앞선 1부가 물질과 행위의 관계성을, 2부가 반복되는 신체 행위를 통한 시간의 축적을 다뤘다면, 이번 3부 《유동하는 경계》는 물질이 고정된 외형을 넘어 비물질적 영역으로 확장되는 가변적인 순간에 주목한다.
전시가 주목하는 핵심은 디지털 기술이 물성을 점차 약화시키는 동시대 환경 속에서 오히려 다시 중요해지는 ‘실재적 상호작용’이다. 참여 작가들은 작품을 고정된 사물로 보지 않고 주변 환경과 관람객, 기술과 재료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확장되는 유기적 존재로 바라본다. ‘결’ 역시 고착된 상태가 아니라 서로 다른 매체가 끊임없이 스며들고 교차하는 유동적인 흐름으로 제시된다.
류종대, 3D 프린팅과 수공예 사이에서
류종대는 3D 프린팅 기술과 전통적인 수공예적 사유를 결합한다. 바이오 플라스틱과 디지털 제작 기술을 사용하면서도 손으로 다듬고 조립하는 과정을 함께 적용해 기술과 장인의 감각이 공존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은 관람자의 신체와 지각이 개입하는 경험적 환경으로 확장된다.

대표작 가운데 〈색 달항아리 시리즈〉는 바이오 플라스틱과 3D 프린팅, 수작업을 결합한 작품으로, 익숙한 전통 도자 형식을 새로운 재료와 제작 방식으로 재해석한다. 이 밖에도 〈대청마루〉, 〈장문갑〉, 〈D-SABANG〉, 〈Green cabinet〉 등에서 전통 가구와 공간의 형식을 디지털 제작기술과 연결하는 작업을 이어간다.
류종대는 2026년 런던 사치갤러리에서 열린 Focus Art Fair에 참여했고, 2025년 서울시청 공모전시 개인전 《서울, 디지털헤리티지》, 2024년 개인전 《Human & Technology》 등을 개최했다. 2022년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했으며, 작품은 영국 빅토리아앤앨버트뮤지엄(V&A)에 소장돼 있다.
문보리, 실과 전기 미디어가 만드는 ‘기억의 신호’
문보리는 아날로그 직조 방식에 디지털 코딩과 인터랙티브 미디어를 접목한다. 실과 섬유라는 전통적 재료에 광섬유와 심박센서, 사운드센서 등을 결합해 인간과 물질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탐색한다.

〈Memory, Signal #1〉은 삼과 레이온, 면사, 염색, 광섬유, 심박센서, 사운드센서 등을 사용한 작품으로, 관람객의 존재와 반응이 작품 내부의 변화와 연결되는 구조를 보여준다. 〈혼재된 기억, 신호〉, 〈도달할 수 없는 경계〉, 〈시간의 관계를 잇다_W 시리즈〉, 〈시간의 축〉, 〈시간의 공명_B 시리즈〉 등에서도 섬유의 물성과 시간,
기억, 신호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다.
문보리는 홍익대학교에서 섬유미술 학사와 석사를, Philadelphia University에서 섬유디자인 석사를, 경북대학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25년 《물질이 기억을 잇다》, 《시간의 소리, 감각의 파동》 등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2024년 Lexus Creative Masters Awards 대상, 2023년 공예트렌드페어 우수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조연경, 섬유로 자연의 순환과 시간을 쌓다
조연경은 실과 철망을 재봉틀 스티치로 반복적으로 연결하고 닥섬유와 안료를 활용해 섬유의 물성을 입체적으로 확장한다. 작가는 반복되는 선과 중첩되는 구조 속에 자연의 순환과 시간의 흐름을 담는다.

대표작 〈자연의 순환 1〉은 닥섬유와 안료를 사용해 제작했으며, 〈composition 10〉과 〈composition 11〉은 철망과 폴리에스테르사를 결합한다. 〈Red garden 2〉는 면 노끈과 폴리에스테르사, 안료로 구성돼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오간다.
조연경은 2024년 《자연을 닮아가는 시간》과 《시간의 집적구조》, 2023년 《생명의 제전》 등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서울공예박물관과 공예트렌드페어, 서울리빙디자인페어, PINK ART FAIR SEOUL 등 다양한 전시에 참여해왔다.
‘관계적 실천’으로서의 공예
이번 전시는 공예를 단순히 재료를 다루는 기술이나 숙련의 결과로 바라보지 않는다. 재료와 행위, 신체와 기술, 관람객과 공간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작품이 생성되고 확장되는 ‘관계적 실천’으로서 현대공예를 바라본다. 북한강 풍경을 품은 서호미술관의 공간성도 이러한 개념과 맞물린다.
전시는 본관과 서호서숙 한옥 별관에서 함께 진행된다. 본관에는 류종대의 〈색 달항아리 시리즈〉와 〈Green cabinet〉, 문보리의 〈시간의 공명_B 시리즈〉와 〈시간의 축〉, 류종대의 〈대청마루〉 등이 설치된다. 별관에서는 조연경의 〈자연의 순환〉, 〈Red garden〉, 〈Sky Blue〉, 〈노랑 시간〉 등의 작업이 공간과 어우러진다.
전시에는 바이오 플라스틱과 3D 프린팅, 수작업, 직조 부조, 디지털 코딩, 인터랙티브 미디어, 실과 철망, 닥섬유 등을 활용한 작품 약 25점이 소개된다.
9월 15일 오후 3시에는 전시 기획 소개와 함께 세 작가가 참여하는 아티스트 토크가 열린다. 이번 행사가 전시 오프닝을 대신하며, 전시 기간 중에는 조연경 작가의 성인 대상 연계 교육 프로그램도 1회 진행될 예정이다.
‘KB X 전국 박물관·미술관 무료 관람 프로젝트 시즌Ⅱ’ 참여
서호미술관은 현재 ‘KB X 전국 박물관·미술관 무료 관람 프로젝트 시즌Ⅱ’ 지원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KB스타뱅킹 앱 가입 및 이용자를 대상으로 무료 관람을 지원하며, 사업은 2027년 2월 2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예산이 소진되면 무료 관람 혜택은 조기 종료될 수 있다.
일반 관람료는 성인 5천원, 청소년 3천원, 어린이 2천원이며 남양주시민은 성인 기준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영유아와 관련 규정에 따른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무료 관람 대상이며, 미술관 2층 ‘더 서호 레스토랑’ 이용객도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 개요
- 전시명: 2026년도 서호미술관 ‘사이의 결’ 3부 《유동하는 경계》
- 기간: 2026년 9월 4일~11월 22일
- 장소: 서호미술관 본관 및 서호서숙 한옥 별관
- 주소: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북한강로 1344
- 참여작가: 류종대, 문보리, 조연경
- 작품: 약 25점
-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 입장마감: 오후 5시 30분
- 휴관: 없음
- 아티스트 토크: 9월 15일 오후 3시
- 관람료: 성인 5천원, 청소년 3천원, 어린이 2천원
- 주최: 서호미술관
- 후원: 경기도, 남양주시
- 문의: 031-592-18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