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헌미술관, 인간극장 고 김두엽·이현영 모자전과 이현영 초대전 동시 개최
용인 도가헌미술관이 9월 5일부터 10월 10일까지 특별한 기획전을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나는 너를 살았고, 너는 나를 그린다 - 10년의 여정 김두엽·이현영 모자전’과 이현영 초대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동시에 선보이며,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삶과 예술의 긴 여정을 보여준다. 오프닝과 북토크는 9월 19일 오후 2시에 개최될 예정이다.
83세의 어느 날, 달력 뒷장에 그린 사과 한 알로 새로운 생애를 열었던 故 김두엽(1928~2024)은 ‘그림 그리는 할머니’, ‘한국의 모지스 할머니’로 불리며 대중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평생의 노동과 가족, 고향과 기억을 따뜻한 조형언어로 옮겨 70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그의 삶과 예술은 KBS 인간극장, 한국인의 밥상, EBS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개되었으며, 시인 나태주와 함께한 시화집 지금처럼 그렇게를 통해서도 대중과 만났다.

김두엽의 곁에는 화가인 아들 이현영이 있었다. 처음에는 아들이 어머니에게 그림을 권했지만, 10년의 시간이 흐르며 두 사람은 서로의 예술세계에 영향을 주고받는 동료이자 창작의 동반자가 되었다. 김두엽은 살아낸 시간을 기억의 색으로 되살렸고, 이현영은 나무와 숲, 대지와 자연을 반복적인 붓질과 색채의 중첩으로 구축하며 시간과 생명의 에너지를 탐구했다. 두 사람의 그림은 닮지 않았기에 오히려 서로를 더욱 선명하게 비추며 독자적인 예술적 대화를 만들어냈다.
도가헌미술관은 이번 특별기획전을 통해 김두엽을 단순히 ‘늦깎이 할머니 화가’의 감동적인 서사에 머물게 하지 않고, 한 여성의 생애와 기억, 노동이 독자적인 회화 언어로 전환된 삶 기반 예술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한다. 동시에 이현영을 어머니의 조력자가 아닌 독립적인 회화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로 바라보며, 두 세대의 예술이 교차하는 지점을 제시한다.
같은 기간 열리는 이현영 초대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윤동주의 시와 삶에서 출발해 하늘과 바람, 나무와 대지 등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인간의 내면과 존재, 삶의 시간을 탐색해 온 그의 회화세계를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어머니는 삶을 기억하기 위해 그렸고, 아들은 살아 있기 위해 그린다는 점에서 두 전시는 독립적이면서도 긴 이야기로 연결된다.

도가헌미술관 최재희 학예실장은 “빠르게 소비되고 사라지는 것들로 가득한 시대에 두 작가의 그림을 통해 잠시 삶의 속도를 늦추고, 우리가 무엇을 사랑하며 살아왔는지, 그리고 우리의 시간이 무엇으로 남을 것인지 돌아보는 전시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 정보
- 기간: 2026년 9월 5일 ~ 10월 10일
- 장소: 도가헌미술관 1전시장
- 오프닝·북토크: 9월 19일 오후 2시
이번 전시는 단순한 가족전이 아니라, 한 여성의 생애와 기억이 예술로 전환된 과정을 조명하고, 두 세대의 예술이 교차하며 새로운 언어로 태어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자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