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이벤트
전시

강민수의 달항아리, 전통과 수행의 시간 담다…노화랑서 개인전

임만택 전문 기자
입력
20여 년간 오름가마와 소나무 장작 고집…한국 백자의 절제미 현대적으로 계승 10월 8일까지 인사동 노화랑…신작 달항아리 중심으로 작가 세계 조명

서울 인사동 노화랑에서 도예가 강민수의 개인전 《강민수 달항아리 Moon Jar》가 열리고 있다. 

전시포스터

지난 9월 17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오는 10월 8일까지 이어지며, 강민수 작가의 대표적인 달항아리 작품과 신작들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전시작 가운데 가장 큰 크기의 백자대호가 판매되는 성과도 거두며 작가의 달항아리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강민수의 달항아리는 단순히 전통 백자의 형태를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직접 쌓은 전통 오름가마에서 소나무 장작으로 작품을 구워내며, 안정감 있는 비례와 단정한 형태, 은은하면서도 깊이 있는 백색을 만들어왔다. 그 과정에서 절제된 아름다움과 따뜻한 온기가 함께 배어나는 강민수 특유의 달항아리가 완성된다.

 

달항아리는 오랫동안 한국인의 미감과 정서를 상징해온 대표적인 백자다. 일반 도자기처럼 하나의 몸체를 한 번에 성형하는 것이 아니라 위와 아래 부분을 각각 물레로 빚은 뒤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두 부분의 크기와 두께를 정교하게 맞춰야 하는 만큼 고도의 기술과 오랜 숙련이 요구된다.

 

강민수는 이러한 전통 제작 방식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인위적인 완벽함보다는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비대칭과 여백을 존중한다. 완벽한 원형을 만들기보다 불과 흙, 가마의 조건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미세한 차이를 받아들이며 한국 백자가 지닌 담백함과 깊은 울림을 현대적인 조형 언어로 이어간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오랜 시간 반복된 제작과 수행을 통해 완성한 신작 달항아리들이 소개된다. 형태와 색, 질감에서 한층 깊어진 작품들은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일관되게 전통 백자의 가치를 탐구해 온 작가의 태도를 보여준다. 오랜 장인정신과 현대적인 조형 감각이 함께 어우러지며 한국 도자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생각하게 한다.

 

전시장에 놓인 작품들은 형태가 모두 조금씩 다르다. 어떤 작품은 풍만하게 부풀어 있고, 어떤 작품은 위아래의 균형이 미묘하게 어긋나 있으며, 표면에는 장작가마에서 얻어진 백색의 농담이 자연스럽게 남아 있다. 

202604-4, Yanggu White Porcelain Clay / Wood-Fired Kiln, 43.7 × 42.3 × 16.2cm, 2026 

주요 출품작은 ‘202604-4’는 양구 백자토를 사용해 장작가마에서 소성한 작품으로, 43.7×42.3×16.2㎝ 크기다. 또 다른 작품 ‘202605-2’는 55.2×55.1×21.6㎝, ‘202606-1’은 58.8×59.4×23.6㎝ 크기로 제작됐다. 

202605-2, Yanggu White Porcelain Clay / Wood-Fired Kiln, 55.2 × 55.1 × 21.6cm, 2026

이 작품에서는 달항아리 특유의 넉넉한 몸체와 유백색 표면, 작품마다 조금씩 다른 비례와 실루엣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장 전경

전시장 전경에서도 흰 공간에 달항아리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돼 각 작품의 형태와 그림자, 여백 자체가 하나의 조형적 장면을 이루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강민수 작가는 1972년생으로 1997년 단국대학교 도예학과를 졸업하고, 2000년 단국대학교 예술대학원 도예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번 노화랑 전시는 그의 13번째 개인전이다. 2020년과 2017년, 2014년, 2011년, 2009년에도 노화랑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2019년에는 미국 뉴욕 티나킴 갤러리에서 ‘Incomplete Perfection’ 전시에 참여하는 등 국내외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호주 주시드니한국문화원의 《달항아리: 축》을 비롯해 홍콩, 미국, 독일 등에서 열린 다양한 기획전과 아트페어에 참여해왔다. 시드니 컨템포러리, 아트 센트럴, TEFAF 마스트리흐트, FOG Design + ART 등 해외 무대에서도 작품을 선보였다.

강민수의 작품은 청와대와 UN, 대한항공, 아성다이소 본사, 한국도자재단 등 국내외 기관과 기업에 소장돼 있다.

 

노화랑 측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백자의 정수를 보여주는 달항아리의 미학과 한평생 달항아리를 탐구해온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명하고, 풍요와 화합을 상징해온 달항아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시 개요

전시명 《강민수 달항아리 Moon Jar》
작가 강민수
기간 2026년 9월 17일~10월 8일
장소 노화랑(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4)
관람시간 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휴관 일·월요일
문의 노화랑 02-732-3558

임만택 전문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