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산 책다락 91] 월리엄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

●책소개
1929년에 발표된 《소리와 분노》(The Sound and the Fury)는 윌리엄 포크너를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의 거장 반열에 올린 대표작입니다.
포크너의 최고 걸작 중 하나로, 몰락해 가는 콤프슨 가문의 비극을 4명의 서로 다른 시선(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그린 소설입니다. 제목은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 속 구절인 *"인생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소음과 분노(Sound and Fury)로 가득 찬 바보의 이야기일 뿐이다"에서 유래했습니다.

●Synopsis
미시시피주 제퍼슨의 한때 번창했던 명문가 콤프슨(Compson) 가문이 약 30년에 걸쳐 감정적 방임, 경제적 몰락, 윤리적 붕괴를 겪으며 완벽하게 해체되는 비극을 다룹니다. 가문의 비극 중심에는 모든 형제들의 집착 대상이자 가문에서 쫓겨난 여동생 캐디(Caddy)가 있습니다.
1부: 벤지의 시점 (1928년 4월 7일)
지적장애를 가진 33세의 막내 벤지는 과거와 현재를 구분하는 시간 개념이 없습니다. 특정 소리, 냄새, 풍경을 계기로 과거의 기억 속을 자유롭게 오갑니다. 벤지는 자신을 유일하게 따뜻하게 보살펴주다 가문에서 쫓겨난 누나 캐디에 대한 순수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2부: 퀀틴의 시점 (1910년 6월 2일)
명석하지만 극도로 신경증적인 장남 퀀틴이 하버드대 재학 중 자살하는 당일의 하루를 다룹니다. 남부의 전통적인 명예와 순결 의식에 집착하던 그는 여동생 캐디의 혼전 임신과 가문의 몰락을 견디지 못하고 도덕적 절망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3부: 제이슨의 시점 (1928년 4월 6일)
냉소적이고 비열한 둘째 제이슨이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하는 현재의 이야기입니다. 캐디의 스캔들 때문에 자신이 약속받았던 은행 일자리를 날렸다고 믿으며 깊은 앙심을 품고 있습니다. 캐디가 딸(미스 퀀틴)을 위해 보내오는 양육비를 빼돌리며 가족들에게 가학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4부: 디시의 시점 (1928년 4월 8일)
3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며, 콤프슨가에서 평생을 바쳐 일해 온 흑인 하인 디시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부활절 아침, 캐디의 딸 미스 퀀틴이 제이슨이 빼돌린 돈을 되찾아 야반도주하고 가문이 완전히 파탄 나는 상황 속에서도, 디시는 벤지를 데리고 교회에 가 예배를 드리며 콤프슨가 사람들과 대비되는 도덕적 숭고함을 보여줍니다.

●윌리엄 포크너(William Faulkner, 1897~1962)
윌리엄 포크너는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다. 미국 남부의 역사와 몰락한 가문을 배경으로 인간의 기억·시간·죄의식·인종·욕망을 깊이 탐구했다. 1949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포크너 문학의 가장 큰 특징은 시간을 직선적으로 서술하지 않는 데 있다. 과거와 현재가 인물의 기억 속에서 뒤섞이고, 서로 다른 인물의 의식이 교차한다. 이러한 기법 때문에 그는 ‘의식의 흐름’을 발전시킨 대표적인 작가로 평가된다.
주요 작품으로는 『소리와 분노』,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8월의 빛』, 『압살롬, 압살롬!』 등이 있다.특히 『소리와 분노』는 몰락한 컴프슨 가문의 비극을 통해 시간과 기억, 가족의 해체를 그린 대표작이다.프루스트가 기억을 통해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으려’ 했다면, 포크너는 기억 속에서 ‘뒤엉킨 시간과 인간의 몰락’을 보여준다.따라서 두 작가는 모두 시간과 기억을 탐구했지만, 프루스트가 기억에서 구원의 가능성을 발견했다면 포크너는 기억 속에서 인간의 비극과 상처를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