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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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의 그림이야기(21) - 붉은 장미(심명보)

작가 이용범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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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장미 한 송이, 심명보, 92 x 73cm, 1999년
붉은 장미 한 송이, 심명보, 92 x 73cm, 1999년

이 작품은 심명보 화가의 '붉은 장미 한송이'라는 수채화 그림이다. 추상 계열의 그림을 주로 그리던 심명보 화가는 한 국립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1987년 연구 교수로 미국의 뉴저지 주립대학으로 연수를 간 직후 집 근처의 장미 화원의 장미에 매료되어 그때부터 장미를 그리기 시작했다.

심명보 화가는 "인간이나 벌레를 확대하면 괴물처럼 보이지만 꽃은 확대하면 할 수 록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들어낸다"라고 말하는 그는 미국으로 간 대학에서 수채화 클래스를 담당했는데, 한 제자에게 장미 한 송이를 그려 주었고, 우연히 방문한 제자의 집에 걸려 있는 자신의 그림에 기뻐하는 제작 가족들의 모습에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심명보 화가는 추상적 그림에서 화가 일대의 변화기를 겪으며, 꽃병이 아닌 야생의 장미들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장미 시리즈'를 그리며 작품 세계의 변화를 맞게 된 것이다.

이 그림 '붉은 장미 한 송이'는 장미 정원의 막 만개하는 장미꽃 한 송이를 확대하여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이다. 캔버스 전체를 가득 채운 붉은 장미 한 송이는 그 속살을 드러내며, 아름다운 자태와 즐거운 향기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

붉은 장미는 '열정적인 사랑', '욕망', '아름다움', '기쁨', '절정' 등을 의미하며, 특히나 붉은 장미 한 송이는 '당신을 사랑해요", 또는 첫눈에 반한 사랑을 의미한다. 그래서 사랑을 고백할 때 선물하는 대표적인 꽃이기도 하다. 심명보 화가는 만개한 붉은 장미 한 송이로 우리를 위로하며 장밋빛 인생이 펼쳐질 것이라는 장미의 무한한 힘을 경험하게 한다.

심명보 화가는 부산 사범대와 대구의 계명대학교, 그리고 아트 스튜던츠 리그 오브 뉴욕에서 미술을 공부했다. 중고등학교에서 교사를 거쳐 경성대학교와 창원대학교에서 교수로 후진 양성에도 기여했다. 추상적 그림을 그리다 미국으로 간 후 이후 뉴욕 생활을 수채화로 그리며 예술 세계의 변화기를 그쳤고, 그 후 장미라는 소재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렇듯 심명보의 추상에서부터 사실적 표현을 망라하는 여러 표현양식들은 사물을 꿰뚫는 그의 예리한 시각과 자신의 내면의 존재를 바탕 삼아 새로움을 추구하는 탐구가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작가 이용범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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