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한복판 뜨겁게 달군 ‘KOREAN EXPO 2026’
- 프랑스존 입력 2026.10.05 21:03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아 파리 한복판에서 펼쳐진 ‘KOREAN EXPO 2026’이 이틀간의 뜨거운 여정을 마치고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0월 3일과 4일 파리 15구청 광장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한국의 전통문화와 K-팝, 국악, 비보이, 클래식, K-푸드와 K-뷰티 등 한국의 과거와 현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종합 문화축제로 마련됐다.
매년 한 단계씩 규모와 완성도를 높여온 ‘KOREAN EXPO’는 올해 특히 탄탄해진 프로그램 구성과 역동적인 무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이 어우러지며 역대 가장 열광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파리 시민과 K-컬처 팬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우면서 광장은 이틀 내내 한국 문화의 에너지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효린의 등장에 광장은 열광의 도가니
이번 행사의 가장 뜨거운 순간은 단연 씨스타 출신 K-팝 아티스트 효린의 무대였다.
예고된 프로그램을 넘어 현장에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 효린의 등장은 K-팝 팬들의 열기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효린이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관객들은 익숙한 음악과 화려한 퍼포먼스에 빠져들었다.
특히 한국에서나 만날 수 있는 정상급 K-팝 스타의 무대를 공연장이 아닌 파리 도심 한복판에서 시민들과 함께 즐겼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는 자연스럽게 사라졌고, 씨스타 시절의 히트곡 메들리가 시작되자 관객들은 함께 노래하고 몸을 흔들며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광장을 가득 메운 함성과 박수는 공연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이어졌다.
무엇보다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효린이 특별히 제작한 신곡 ’BON VOYAGE(멋진 여행)’를 처음으로 선보이며 의미를 더했다. 파리지앙들에게 새로운 음악을 선물한 이번 무대는 K-팝을 매개로 한국과 프랑스가 음악으로 만나고 함께 호흡하는 뜻깊은 문화교류의 순간으로 오래 기억될 만했다.

전통과 현대가 만난 역동적인 무대
K-팝만이 이번 행사의 주인공은 아니었다.
전통 퓨전 그룹 DOODA와 경남국악관현악단 HYU는 우리 음악의 깊이와 현대적인 감각을 함께 보여주며 한국 전통음악의 새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국악과 전통무용, 태평성대 공연 등이 이어지면서 프랑스 관객들에게 한국 전통예술의 아름다움을 소개했다.
대구국제청소년오케스트라(DIO)의 연주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청소년 연주자들이 들려주는 클래식 선율은 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며 세대와 장르를 넘어선 문화교류의 의미를 더했다.
특히 관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낸 것은 브레이크댄스와 비보이 공연이었다.
힘과 리듬, 순식간에 이어지는 고난도의 동작으로 무대를 장악한 비보이 마싸크루의 퍼포먼스는 프랑스에서도 쉽게 접하기 어려운 수준 높은 공연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무대가 끝날 때마다 터져 나온 환호와 박수는 이날 공연의 열기를 그대로 보여줬다.
안재현 무용가의 ‘시나위 입춤’과 ‘살풀이춤’, 김유리아 무용가의 ‘궁중검무’는 한국 전통춤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전통의 멋이 살아 있는 아름다운 의상과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 몸짓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무대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400명이 함께 만든 김치의 시간, '김장 품앗이' 퍼포먼스
올해도 역시 한국의 맛과 공동체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다. 개막일에 진행된 대규모 김장 행사는 약 400명의 참가자가 함께 배추를 버무리고 김치를 담그며 한국의 김장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김장은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행사가 아니다. 가족과 이웃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음식을 만들고 나누며 정을 쌓는 한국 고유의 공동체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파리 한복판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한데 모여 김치를 담그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 퍼포먼스가 됐다. 한국 문화가 낯선 현지 참가자들도 직접 손으로 김치를 버무리고 맛보며 한국의 맛과 정서를 가까이에서 경험했다.
현장에는 매콤하고 향긋한 김치 냄새가 가득했고, 참가자들은 앞치마를 두른 채 분주한 손놀림으로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면서도 연신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함께 김치를 담그고 서로의 김장 모습을 바라보며 웃는 사람들의 모습은 파리 한복판에서 펼쳐진 또 하나의 아름다운 한국 풍경을 만들어냈다.

한국의 ‘오늘’을 만나는 공간
행사장 곳곳에는 K-푸드와 K-뷰티, K-패션, K-콘텐츠 등 한국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 다양한 부스가 마련돼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단순히 제품을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하고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해지면서 행사장은 하루 종일 활기를 띠었다.
전통공예와 예술 작품을 통해 한국 장인정신의 가치를 소개하는 전시도 눈길을 끌었다. 박해도 장인의 금속공예 작품과 이순자 작가의 금니사경 작품은 화려한 공연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한국문화의 깊이와 섬세한 미감을 보여주며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전통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작품들은 한국문화가 단순한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살아 숨 쉬는 문화임을 보여줬다.
행사 마지막 날인 4일에는 K-팝 팬들을 위한 ‘댄스 아뜰리에’도 열렸다. 참가자들은 전문 강사의 동작을 따라 배우며 직접 K-팝 안무를 익혔고, 음악에 맞춰 함께 춤추고 호흡하며 색다른 즐거움을 만끽했다. 무대 위에서 바라보기만 하던 K-팝을 직접 몸으로 경험하는 시간이 되면서 참가자들의 호응도 뜨거웠다.
이처럼 올해 KOREAN EXPO는 한국문화를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데 머물지 않고, 관객이 직접 보고, 맛보고, 배우고, 함께 즐기는 참여형 축제로 한 단계 더 발전했다. 전통과 현대, 음식과 패션, 예술과 K-팝이 한자리에서 어우러지면서 한국문화의 다양한 매력을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만들어냈다.

‘한국을 알리는 축제’에서 ‘함께 즐기는 축제’로
이틀간의 축제가 남긴 가장 큰 인상은 한국문화가 어느새 프랑스인들에게 깊이 스며들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파리 15구청 광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전통과 현대, 음악과 춤, 음식과 예술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한국문화를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관객들이 직접 체험하고 함께 즐기며 문화를 나누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컸다.
국악의 선율에 프랑스 관객들이 귀를 기울이고, 함께 김치를 담그며 웃고, 비보이의 역동적인 움직임에 환호하고, K-팝 스타 효린의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는 모습 속에서 한국과 프랑스 사이의 문화적 거리는 어느새 크게 좁혀져 있었다.
올해로 10년째 행사를 이어온 KOREAN EXPO는 그동안 프로그램과 운영을 차근차근 다듬어오며 올해 한층 탄탄해진 구성과 뜨거운 관객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제는 단순한 한국문화 행사를 넘어, ‘KOREAN EXPO’라는 이름에 걸맞은 국제적인 한국문화축제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해마다 높아지는 관심과 인기에 비해 행사 공간이 다소 협소했다는 점이다. 특히 인기 공연이 시작될 때면 광장이 이미 관객들로 가득 차 뒤늦게 찾은 시민들이 아쉽게 발길을 돌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틀 동안 쉼 없이 이어지는 공연을 서서 관람해야 하는 관객들에게는 공간과 편의시설 측면에서도 개선의 여지가 남았다.
관객들이 조금 더 여유롭게 머물며 공연을 즐기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충분히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면 KOREAN EXPO의 매력과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은 2026년 가을, 파리에서 펼쳐진 KOREAN EXPO는 한국문화를 일방적으로 소개하는 행사를 넘어섰다. 한국과 프랑스 사람들이 함께 웃고, 보고, 듣고, 춤추고, 음식을 나누며 서로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만나는 진정한 문화축제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틀 동안 이어진 뜨거운 열기는 한 가지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한국문화의 오늘은 이미 파리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것, 그리고 KOREAN EXPO 역시 그 흐름을 담아내며 더 큰 무대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파리에서 시작된 이 작은 만남이 앞으로 더 넓은 공간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축제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출처: 파트너미디어 '프랑스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