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기억을 소리로 그리다…얍 판 츠베덴과 만나는 레스피기 ‘로마의 소나무’
◦ 20일 정재일‘인페르노’vs 21일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반전 매력 선보여
◦ 영화·OTT 사운드의 거장 정재일의 거대한 화염 같은 압도적 사운드
◦ 4년 공백 딛고 일어선‘기적의 바이올린’임현재, 서울시향과 첫 호흡
◦ 스페인·이탈리아·네덜란드 무대 오르기 전 최상의 앙상블 국내 마지막 공개

서울시립교향악단이 8월 20일(목)과 21일(금) 오후 7시 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2026년 시즌 얍 판 츠베덴의 지휘로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를 선보인다.
이번 무대는 두 차례 ‘베토벤 합창 교향곡’ 공연에 이어 8월 말 예정된 유럽 순회공연의 메인 레퍼 토리를 국내 관객에게 먼저 선보이는 프리뷰 성격의 공연이다.
모차르트의 고전적 균형에서 멘델스존의 낭만적 서정, 정재일의 현대적 감각, 레스피기의 화려한 관현악 세계까지 서로 다른 시대의 음악을 한 무대에서 만난다.
서울시향은 지난 8월 12일 프리뷰 콘서트에서 존 애덤스의 ‘부상 처치사’와 베토벤 교향곡 제 9번 ‘합창’을 선보인데 이어, 이번 정기 공연에서는 모차르트 교향곡 제40번, 정재일 ‘인페르노’,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레스피기 ‘로마의 소나무’로 이어지는 유럽 순회공연의 핵심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이번 20일(목)과 21일(금)공연은 이틀간 오프닝(모차르트)과 피날레(레스피기)는 공유하고 중간 프로그램을 다르게 배치해 관객들이 색다른 음악적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 20일(목)에는 정재일의 ‘인페르노’가, 21일(금)에는 임현재가 협연하는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이 각각 무대에 오른다.
공연의 시작은 모차르트 ‘교향곡 제40번’으로 알린다. 모차르트 만년의 3대 교향곡 중 하나 이자 그가 남긴 교향곡 단 두 곡의 단조 교향곡 중 하나로, 고전주의의 치밀한 균형 안에서 질풍노도 와도 같은 비극적 긴장감이 돋보이는 명곡이다.
20일(목) 공연에서는 모차르트 교향곡 제40번 G단조 K.550에 이어 연주되는 정재일의 ‘인페르노(Inferno)’영화 <기생충>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음악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작곡가 정재일이 서울시향의 위촉을 받아 작곡한 관현악곡이다. 지난해 9월 얍 판 츠베덴의 지휘로 세계 초연된 바 있으며, 지옥문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화염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타악기와 폭발적인 관현악 사운드가 압도적인 에너 지를 뿜어낸다. 이어서,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가 연주된다. 고전주의의 절제된 구조에서 현대음악의 감각으로 이동한 뒤, 이탈리아의 도시적 풍경을 담은 대규모 관현악으로 마무리하는 구성이다.
21일(금)에는 모차르트 교향곡 제40번과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Op.64가 먼저 연주된다. 이어서, 불의의 대형 사고로 인한 4년의 공백을 딛고 화려하게 돌아온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 임현재가 협연자로 나서며, 바이올린 특유의 서정적인 선율과 오케스트라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들려준다. 이번 서울시향 유럽 순회공연에서는 김봄소리가 연주할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서울 무대에서는 임현재가 서울시향과의 첫 협연 무대로 선보인다. 2024년 복귀 후 서울국제음악콩쿠르와 미국 엘마 올리베이라 콩쿠르를 연이어 석권하고 영국 클래식 FM ‘30 Under 30 Rising Stars 2026’에 선정된 임현재가 뿜어낼 낭만적 서정과 불꽃 같은 열정이 기대를 모은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눈길을 끄는 작품은 이번 유럽 현지에서 선보일 대표 관현악 레퍼토리인 레스피기의 교향시 ‘로마의 소나무’ 이다. 제목만 보면 한 그루의 나무를 떠올리게 하지만, 음악이 그려내는 대상은 나무 한 그루에 머물지 않는다. 작품 속에는 로마라는 도시가 간직한 역사와 풍경, 빛과 움직임이 관현악의 색채로 펼쳐진다.'
레스피기의 ‘로마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으로 ‘보르게세 공원의 소나무’, ‘카타콤베 부근의 소 나무’, ‘자니콜로의 소나무’, ‘아피아 가도의 소나무’ 등 로마의 다채로운 풍경과 역사적 정취를 4개 악장에 걸쳐 입체적으로 그려낸 관현악 걸작이다. 특히 대규모 금관악기와 타악기, 피아노와 오르간까지 총동원된 마지막 악장은 오케스트라가 거대한 음향으로 팽창하며 만들어내는 장대한 클라이맥스가 백미다.
후반부에는 다시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가 무대에 오른다.같은 작품을 양일의 마지막에 배치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20일에는 정재일의 현대적인 음악 언어를 거쳐 레스피기에 도달하고, 21일에는 멘델스존의 낭만적 선율을 지나 레스피기의 관현악적 풍경으로 향한다. 동일한 종착점이지만 그곳으로 향하는 음악적 길은 서로 다르다. 이런 구성은 클래식 음악을 단순히 작곡가와 작품의 나열로 감상하기보다 시대와 시대가 어떻게 대화를 나누는지 살펴보게 한다.

레스피기는 오케스트라를 하나의 거대한 회화 도구처럼 활용한다. 현악기의 선율과 관악기의 음색, 타악기의 울림이 겹쳐지면서 로마의 공간을 음악적으로 확장한다. 특히 작품 후반부로 갈수록 고조되는 음향은 정적인 풍경을 넘어 도시 전체가 움직이는 듯한 인상을 만들어낸다.
얍 판 츠베덴 특유의 명확한 해석과 치밀한 앙상블, 서울시향의 화려한 관현악 색채가 결합해 공연장을 가득 채울 예정이다.
8월의 서울에서 울리는 ‘로마의 소나무’는 결국 로마에 대한 음악이면서 동시에 오늘의 관객을 위한 음악이다. 오래된 도시의 풍경을 그린 레스피기의 음악이 서울시향과 얍 판 츠베덴을 통해 현재의 공연장에 울려 퍼질 때, 한 세기 전의 로마와 오늘의 서울은 음악이라는 매개를 통해 잠시 같은 공간에 놓이게 된다.
모차르트의 음악에서 발견되는 구조적 질서, 멘델스존의 선율미, 정재일의 현대적 음향, 레스피기의 색채감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지만 오케스트라라는 하나의 공간 안에서 만난다.
이번 공연은 과거의 음악을 재현하는 자리에만 머물지 않는다. 오늘의 관객이 음악을 통해 다른 시대와 도시를 상상하고,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통해 문화와 역사의 풍경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이번 무대는 클래식 레퍼토리의 익숙한 이름을 넘어, 오케스트라가 어떻게 하나의 도시와 시대를 소리로 기억하고 다시 현재로 불러오는지를 경험할 수 있는 공연으로 기대된다.
한편, 오는 25일부터 유럽 순회공연으로 스페인 산세바스티안 킨세나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이탈리아 메라노 뮤직 페스티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대공연장으로 이어지는 등 유럽 주요 음악 축제와 공연장에서 연주할 예정이다.
공연개요
공 연 명 2026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레스피기 ‘로마의 소나무’ ① ②
일시/장소 2026. 8. 20.(목)-21.(금), 19:30 / 롯데콘서트홀
프로그램
- 모차르트, 교향곡 제40번 - 정재일, 인페르노 * 8월 20일 2부 연주
-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 8월 21일 2부 연주 - 레스피기, 로마의 소나무
출 연 진 (지휘) 얍 판 츠베덴 (바이올린) 임현재 * 8월 21일
얍 판 츠베덴의 레스피기 ‘로마의 소나무’ ①, 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