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니제티의 명작 <사랑의 묘약>이 < 전원일기> 판 한국어 가사 초연 오페라 <양촌리 러브 스캔들>로!

사랑을 이어주는 묘약같은 노래와 드라마 <양촌리 러브스캔들>이 지난 2월 27일부터 28일까지 양 일간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되었다.
이탈리아 작곡가 도니제티의 명작 <사랑의 묘약(L’elisir d’amore)>을 ‘일용 엄니’, ‘중3’, ‘츄리닝’ 등 친숙한 인물들을 등장시켜 <전원일기>를 떠올리게 하는 정겨운 시골 배경의 미장센이 뛰어나다.
단순한 군중이 아닌, 한 명 한 명 개성을 지닌 인물들이 등장하며 순박한 청년 주인공과 재치 넘치는 할머니(성악 앙상블)의 활약이 관객에게 친밀한 웃음을 전해주며, 친근하고 구수한 우리 동네 이야기가 유쾌하게 펼쳐졌다.

이번 공연에는 독일 브레멘 시립극장 전속 솔리스트 출신의 테너 김효종(네모 役), 독보적 가창력의 소프라노 김나연(아리 役), ‘노래하는 배우’로 불리는 스타 바리톤 김종표(B중사 役), 노련한 무대 매너의 바리톤 김경천(약장수 D씨 役), 차세대 소프라노 김혜정(짱나리 役) 등 실력파 성악가들이 총출동했다.
정상급 성악가와 앙상블, 개그맨 뺨치는 뺨치는 코믹연기와 섬세한 감정 표현, 해학적 연출이 어우러져 지역 관객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오페라 감상을 경험하게 되었다.
원작과 기본 줄거리는 동일하지만 이름과 캐릭터는 한국의 옛 신문 기사처럼 표현된다. 순진한 청년 N군(네모리노)과 당찬 여성 A양(아디나)의 사랑 소동을 중심으로, 허세 가득한 B중사(벨꼬레)와 능청스러운 약장수 D씨(둘까마라)가 양촌리 마을 사람들과 얽히고 설키며 만들어내는 소동은 마치 실제 우리 동네에서 일어나는 ‘러브스캔들’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선사했다.
과감한 각색 중에는 새로운 인물이나 위트있는 편곡도 포함된다. 원작에 없는 극의 관찰자 ‘염탐정’이 추가되어 A양의 스캔들의 취재를 위해 마을에 몰래 숨어 들어오는 것으로 극이 시작되었다.
다채로운 연출과 극적 재미로 뮤지컬처럼 재미있으면서 친근함을 선사하면서도, 이탈리아 원어 가사를 한국어로 번안하여 오페라의 매력은 온전히 유지했다.

특히, 관객들이 높이 평가하는 부분은 무대 장치 속 구름 모양의 말 풍선 자막이다. 시각적 효과를 높여 눈과 귀에 편안함과 친근함으로 이해하기 쉬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열린 오페라가 되었다.
이번 공연은 ‘공연예술창작소 예술은감자다’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의 ‘공연예술창작주체’로 선정되어 <오페라의 한국적 수용과 대중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찐 감자’처럼 알차고 친숙 오페라를 위한 15년 노력의 결정판이다.
공연예술창작소 예술은감자다는 ‘한 입 물면 든든해지는 내 식탁 위의 찐 감자처럼’ 가깝고 친근한 예술 전달을 목표로 한다. 우리나라와 다른 문화권의 작품이나 시대적으로 거리감 있는 전통 음악극(오페라, 판소리 등)을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우리의 이야기로 재창조하는 징검다리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2010년 오페라 전문 연출가 정선영에 의해 창단되어 우리나라의 서민적 공연 방식인 마당놀이와 접목하거나, 관객이 배우의 움직임과 내용 파악을 한 눈에 할 수 있도록 자막을 극적 공간 안으로 흡수시키는 등 독특한 시도로 “우리나라 소극장 오페라 공연의 새로운 전범” “관객 공감과 예술성 둘 다 꿰찬 작은 오페라” 등 평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공연은 ‘오페라의 한국화’ 공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2017년)을 받은 정선영 연출가 직접 각색, 번안과 연출을 맡았다. 국립오페라단 단원을 역임하고 다가오는 2026년 예술의전당 기획 오페라 ‘투란도트’의 연출을 맡은 오페라 전문 연출가이다.
특별히 오페라의 매력을 더 많은 관객들에게 전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흥미 유발에 그치는 변형보다는 작품의 본질을 더욱 잘 파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되도록 '살아있는 우리의 이야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믿는다.
오페라의 감상의 문턱을 낮추며 오페라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이 작품은 매 시즌 정교한 수정 과정을 거치며 단체의 독보적인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