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패션/교육/기업
건강/감성

[닥터휘의 K-메디 건강미학 42 ] 몸속에 숨어 있던 항암 브레이크, 지방 대사의 새로운 발견

한의사 김두휘 칼럼니스트
입력
수정
'지방의 양'이 아니라 '지방의 질' 이 중요하다

우리는 오랫동안 지방을 두려워해 왔습니다.
 

살을 찌게 하는 것, 혈관을 막는 것, 염증을 일으키는 것. 그래서 건강을 이야기할 때 지방은 늘 줄여야 할 대상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의학과 생명과학이 깊어질수록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지방은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닙니다. 지방은 세포와 세포가 대화하는 언어이며, 때로는 염증을 일으키기도 하고, 때로는 세포의 폭주를 멈추게 하는 조절 신호가 되기도 합니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원, KAIST 생명과학과 김세윤 교수 연구팀이 밝힌 연구는 바로 이 지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연구팀은 우리 몸 안에서 만들어지는 지질 대사물질인 13-S-HODE가 세포 성장의 핵심 조절 단백질인 mTOR에 직접 결합하여 그 활성을 억제할 수 있음을 규명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 몸속 지방 대사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특정 물질이 암세포의 과도한 성장 신호를 멈추게 하는 ‘천연 브레이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발견은 단순히 하나의 물질을 찾아낸 연구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의 몸이 얼마나 정교하게 스스로를 조절하고 방어하도록 설계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생명과학적 증거입니다.
mTOR는 우리 세포 안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영어로 mechanistic Target of Rapamycin이라고 부르며, 세포가 영양분과 에너지 상태를 감지하여 성장할 것인지, 분열할 것인지, 단백질을 만들 것인지 결정하는 중심 스위치입니다. 음식이 충분히 들어오고, 아미노산과 포도당이 풍부하고, 인슐린과 성장인자의 신호가 올라가면 mTOR는 활성화됩니다. 그 결과 세포는 성장하고, 단백질을 만들고, 조직을 회복합니다.

그러므로 mTOR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필요하고, 근육을 회복해야 하는 사람에게도 필요하며, 상처 치유와 조직 재생에도 필요합니다. 문제는 mTOR가 필요할 때만 켜졌다가 꺼져야 하는데, 현대인의 몸에서는 이 스위치가 너무 오래 켜져 있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는 자주 먹고, 늦게 먹고, 달게 먹고, 많이 먹습니다. 몸은 충분히 움직이지 않고, 밤에는 잠을 자야 할 시간에 휴대폰과 불빛에 노출됩니다. 혈당은 자주 올라가고, 인슐린은 반복적으로 분비되며, 세포는 계속 성장 신호를 받습니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세포 안의 청소 기능인 자가포식, 즉 autophagy는 충분히 작동하지 못합니다. 손상된 단백질과 낡은 미토콘드리아가 제거되지 못하고, 세포는 점점 무겁고 탁한 상태가 됩니다.

암세포는 바로 이 성장 신호를 이용합니다. 암세포는 끊임없이 자라고 분열하기 위해 mTOR 경로를 과활성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mTOR는 오랫동안 항암제 개발과 항노화 의학에서 중요한 표적으로 연구되어 왔습니다. 라파마이신이라는 물질이 대표적입니다. 라파마이신은 mTOR를 억제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동물 연구에서 수명 연장 가능성이 보고되면서 현대 항노화 의학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KAIST 연구의 의미는 조금 다릅니다. 외부에서 약물을 넣어 mTOR를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 안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지질 대사물질이 mTOR를 직접 조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입니다. 13-S-HODE는 리놀레산이라는 필수지방산이 체내 효소 작용을 거쳐 만들어지는 대사체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 물질은 mTOR의 활성 부위에 직접 결합하여 세포 성장 신호를 낮추는 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 연구는 “리놀레산을 많이 먹으면 암이 예방된다”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리놀레산은 원료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몸속에서 어떤 대사 경로를 타고 흘러가느냐입니다. 건강한 효소 시스템과 적절한 항산화 환경에서는 좋은 조절성 대사체가 만들어질 수 있지만, 산화스트레스와 만성염증이 심한 몸에서는 같은 지방도 오히려 산화지질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지방을 무조건 많이 먹자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끊자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지방의 ‘질’과 몸의 ‘대사환경’이다.  좋은 지방을 신선하게 섭취하고, 산패된 지방과 초가공식품을 줄이며, 몸 안의 대사 유연성을 회복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식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입니다. 지방을 무조건 많이 먹자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끊자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지방의 ‘질’과 몸의 ‘대사환경’입니다.

현대인의 식탁에는 이미 오메가-6 지방산이 넘쳐납니다. 식용유, 튀김, 과자, 라면, 패스트푸드, 가공식품 속에는 리놀레산 계열 지방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모두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복 가열된 기름, 산패된 기름, 오래된 견과류, 초가공식품 속 지방은 세포에 좋은 신호를 주기보다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연구를 식생활로 연결할 때 가장 현명한 결론은 이것입니다. 좋은 지방을 신선하게 섭취하고, 산패된 지방과 초가공식품을 줄이며, 몸 안의 대사 유연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대사 유연성이란 우리 몸이 상황에 따라 에너지원과 대사 경로를 자유롭게 바꾸는 능력입니다. 식사 후에는 에너지를 저장하고 조직을 회복하며, 공복과 수면 중에는 손상된 세포를 청소하고 재활용해야 합니다. 낮에는 적절히 mTOR가 켜지고, 밤에는 mTOR가 내려가면서 자가포식과 회복 시스템이 작동해야 합니다. 이것이 젊은 세포의 리듬입니다.

하지만 하루 종일 간식을 먹고, 밤늦게 야식을 먹고, 잠을 줄이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이 리듬은 무너집니다. 세포는 계속 성장 신호만 받고, 청소와 복구의 시간은 사라집니다. 노화는 바로 이때 조용히 깊어집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먹어야 할까요.

첫째, 기름을 줄이기보다 기름의 질을 바꾸어야 합니다. 오래된 튀김기름, 반복 가열한 식용유, 과자와 라면 속 산화된 지방은 줄여야 합니다. 대신 들기름, 올리브유, 참기름, 신선한 견과류, 등푸른 생선처럼 비교적 건강한 지방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들기름이나 참기름도 고온에서 오래 가열하기보다 조리 후 소량 넣는 방식이 좋습니다.

둘째, 오메가-6와 오메가-3의 균형을 맞추어야 합니다. 리놀레산은 오메가-6 계열 지방산입니다. 오메가-6는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지방산이지만, 현대 식단에서는 오메가-6가 과잉이고 오메가-3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고등어, 정어리, 연어 같은 등푸른 생선을 주 2~3회 먹고, 들기름이나 아마씨, 치아씨드 등을 적절히 활용하면 도움이 됩니다.

셋째, mTOR를 계속 켜는 식습관을 줄여야 합니다. 과식, 야식, 단 음료, 빵과 과자, 잦은 간식은 혈당과 인슐린을 자주 올립니다. 이것은 세포에게 계속 성장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과 같습니다. 특히 저녁 늦은 시간의 식사는 수면 중 회복과 자가포식 리듬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저녁 식사 후 다음날 아침까지 약 12시간 정도의 야간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 세포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당뇨약을 복용하거나 저혈당 위험이 있는 분들은 반드시 개인 상태에 맞게 조절해야 합니다.

넷째, 항염·항산화 식단을 기본으로 해야 합니다. 브로콜리, 양배추, 케일, 시금치, 미나리, 부추 같은 채소, 블루베리와 포도껍질, 자색양파, 토마토 같은 색소 식품, 된장과 청국장, 김치 같은 발효식품은 몸속 염증과 산화스트레스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줍니다. 여기에 생선, 달걀, 두부, 콩, 적절한 살코기 같은 양질의 단백질을 더하면 세포 회복에 필요한 기본 재료가 갖추어집니다.

이 모든 내용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우리 몸은 좋은 재료만으로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좋은 재료가 좋은 대사 경로를 타고 흘러갈 때 건강해집니다.

이번 KAIST 연구는 우리에게 중요한 통찰을 줍니다. 암과 노화는 단순히 외부의 적이 아닙니다. 그것은 세포 안의 성장과 청소, 합성과 분해, 영양과 공복, 활성과 휴식의 균형이 무너질 때 깊어지는 생명현상입니다. 그리고 우리 몸 안에는 그 균형을 회복하려는 정교한 브레이크가 이미 존재합니다.

13-S-HODE와 mTOR의 발견은 그 브레이크 중 하나를 보여준 것입니다. 지방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아무 지방이나 좋은 것도 아닙니다. 세포가 원하는 것은 신선한 지방, 균형 잡힌 지방, 염증을 낮추는 식단, 그리고 밤에는 쉬고 청소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건강한 장수는 거창한 비밀에서만 오지 않습니다. 매일 먹는 기름의 선택, 밤늦은 한 끼를 참는 절제, 신선한 채소 한 접시, 등푸른 생선 한 토막, 깊은 잠 한 밤에서 시작됩니다. 우리 몸은 그 작은 선택들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선택들이 쌓일 때 세포는 다시 자기 안의 브레이크와 회복력을 되찾기 시작합니다.

몸속에는 이미 우리를 살리려는 지혜가 있습니다.

의학은 그 지혜를 발견하는 길이고, 생활은 그 지혜가 작동하도록 도와주는 길입니다.
이번 연구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세포의 폭주를 막고, 노화를 늦추고, 건강한 장수를 향해 가는 길은 결국 우리 몸의 대사 리듬을 회복하는 데 있습니다.
 

김두휘  한의사 보건학 박사

압구정린바디한의원 대표원장 김두휘


압구정린바디한의원  대표원장 
항노화 한방성형 장수의학 전문의

유럽 1호 시술 허가 한의사
국제 한방성형협회 회장
대한 한방성형협회 회장 
대한민국 최초 한방 성형침 네트워크
대한 한방 피부미용학회 학술이사
비만관리 의원장 (전)
대한 메디컬뷰티협회 이사
코리아 뷰티 디자인협회 상임이사
뉴욕 키토 전문 다이어트 원장
코리아아트뉴스 건강 전문위원  
 

한의사 김두휘 칼럼니스트
share-band
밴드
URL복사
#건강칼럼#김두휘박사#닥터휘#린바디한의원#지방의질#항노화#건강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