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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기자의 시선] 농장에서 피어난 생각, 관계의 성공
종합/공지
[KAN: Focus]

[농부 기자의 시선] 농장에서 피어난 생각, 관계의 성공

작가 이종희 전문위원
입력
[흙 위에서 본 세상 4 : 이종희 ] 꽃이 피는 자리에서, 관계를 생각하다
원추리 [ 사진 : 이종희  작가]

세상을 가까이서 바라볼 때 비로소 삶은 깊어진다
 

아침 햇살이 농장을 부드럽게 감싸던 날, 나는 한 송이 꽃 앞에 멈춰 섰다. 막 피어난 꽃잎은 이슬을 머금고 있었고, 그 곁에 다른 꽃들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었다. 혼자 피어난 꽃도 아름답지만, 함께 피어나는 꽃들은 더 깊은 울림을 준다. 그 순간, 나는 문득 ‘성공’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바라보며 느낀 건, 그런 외형적 성취만으로는 삶의 본질적인 성공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진 :이종희 작가]

우리는 흔히 성공을 이야기할 때 직업적 성과나 경제적 풍요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꽃을 바라보며 느낀 건, 그런 외형적 성취만으로는 삶의 본질적인 성공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진짜 성공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 완성된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며 믿는다는 건 단순한 감정을 넘어, 고립된 개인을 공동체 속에 놓이게 한다. 점점 개인주의적으로 흐르는 사회에서 관계에 주목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꽃도 혼자 피면 외롭다. 바람을 함께 맞고, 햇살을 나누는 꽃들처럼, 사람도 함께일 때 비로소 온전해진다.
 

가지 꽃 [ 사진 : 이종희 작가]

엘리베이터에서 스친 이웃, 일터의 동료, 지하철 속 낯선 사람까지 모든 순간은 연결의 시작점이다. 서로를 조금 더 가까이서 바라본다는 건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일이다. 농장에서 일하며 이웃 농부와 나누는 짧은 인사, 계절을 함께 걱정하는 대화 속에서 나는 삶의 온기를 느낀다.
 

심리학자 아브라함 매슬로우는 인간의 기본 욕구로 ‘소속’을 강조했다. 이 욕구가 충족될 때 정서적 안정이 생기고 진짜 성취가 가능해진다. 어떤 경제적 성공도 긍정적인 관계 없이는 온전한 기쁨이 되지 못한다. 일본 오키나와 노인들의 예처럼, 강한 공동체 의식은 삶의 질을 높인다. 이들은 연봉보다 관계를 통해 활기찬 노년을 보낸다. 관계는 건강과 행복의 핵심이다.
 

진짜 성장은 타인에게 손을 내밀 때 시작된다. 관계의 본질은 헌신과 경청에 있다. 농장에서 꽃을 돌보는 일도 그렇다. 물을 주고, 바람을 막아주고, 때로는 가시를 손으로 걷어내야 한다.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다
[조각 : 이종희 작가]

가까이 다가간다는 건 불편함을 감수하는 일이다. 거리감은 안전하지만, 진짜 성장은 타인에게 손을 내밀 때 시작된다. 관계의 본질은 헌신과 경청에 있다. 농장에서 꽃을 돌보는 일도 그렇다. 물을 주고, 바람을 막아주고, 때로는 가시를 손으로 걷어내야 한다.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다.
 

한국 사회는 경쟁 중심이다. 하지만 몇 명을 이겼는지보다, 몇 명과 함께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함께 웃고, 아파하고, 기억하는 관계가 진정한 성공이다. 디지털 시대일수록 관계는 더욱 중요하다. SNS의 ‘좋아요’는 친밀감을 대체할 수 없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진심을 나누는 관계가 깊이를 만든다.
 

세상을 조금 더 가까이서 바라보자. 감정이 보이고, 진심이 들릴 것이다. 성공은 외로운 정상이 아닌 따뜻한 곁에 있다. 꽃이 피는 자리처럼, 관계가 피어나는 곳이 진짜 성공의 자리다.
 

세상을 조금 더 가까이서 바라보자. 감정이 보이고, 진심이 들릴 것이다. 성공은 외로운 정상이 아닌 따뜻한 곁에 있다  [ 조각 : 이종희 작가]
이종희 작가, 코리아아트뉴스 예술전문위원 
  •  경기도 이천에서 조그만 농장을 운영하며, 조각가, 화가, AI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작가 이종희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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