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음악

[이승우 화가의 사람과 그림 이야기 3] 화가, 그는 누구인가 2

이승우 화가
입력
인간성에서의 인간이란 규범적 가치적으로 신이나 동물과 대립되는 존재로서의 사람이며, 인간성이란 인간의 본질, 혹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으로 로마의 정치가 키케로의 말처럼 경건함과 교육이 결핍된 야만인이나 교활한 속물과 구별되는 학식과 도덕의 결합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가치와 한계를 수용하여 인간의 존엄을 확신하는 것이다.
화가란 누구인가 
여기에서의 가치란 이성을 갖는 것과 자유에 대한 책임을 갖는 것을 말하고, 인간 한계의 수용이란 실수하기 쉽고 나약한 것에 대한 관용을 의미한다. 인간성을 갖인 인간은 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함과 동시에 존재함을 자각하고 있는 까닭에, 눈에 보이는 대상이 직접적이고 일면적一面的이라 하더라도 인간이 갖는 본질적 정신에 의해 자신을 이중화하여 감지하고 표현된다. 왜냐하면 칸트의 말처럼 예술이란 아름다운 것의 표현이 아니라 그 대상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동화의 현장이다. 자동차 바퀴를 꼭 세개씩만 그리는 아이가 있어서 그 까닭을 물으니 밖에 나가서 자동차를 직접 보자고 한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나가 그 아이가 바라보는 각도에서는 어김없이 세개로 보였다. 바퀴 하나는 가리여 안보였다.
 
또 이제는 50대가 된 아들이 초등 1학년 때 학원에서 그림을 그리는데 제목이 "아빠 얼굴 그리기"였다. 데리러 가보니 남자인듯한 얼굴에 빨간색을 칠하고 있었다. 학원 원장 선생님이 얼른 달려와 아이 손에서 빨간 크레용을 뺏으며 황급히 말했다. "얼굴은 살색으로 칠해야지."

나는 아무 말없이 아이 손을 잡고 도중에 나와버렸다. 내 아이는 자기 눈에 비친 아빠의 사실을 그리고 있었다. 아빠는 맨날 술을 마시니 얼굴이 빨강일 수 밖에 없었다. 비단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자기중심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돌라진다. 같은 사람이라도 나의 이익을 가로채거나 방해한다면 나쁜 놈이라는 말을 생각하게 되고, 또 어떤 사람은 사람이 옷도 촌스럽고 행동이 거친 듯해도 나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면 정겨운 이웃사촌이 된다.

그는 내가 존경하는 사람을 바보라고도 할 수 있다. 지나가는 미인을 보고도 단지 그 여인의 몸매만을 감상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그녀가 미인으로 불리는 특징과 우연성을 분석해서 표현하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길가에 방치된 배설물을 보고도 그 표정들은 다 다양할 것이다. 코를 싸매고 지나가는 사람, 아무렇지 않게 그냐 지나치는 사람 등.
 
이와같이 사람들은 그 성격, 자라 온 환경, 직업에 따라 그 태도를 달리하며 경험의 축적을 달리 한다.

이승우 화가, 미술평론가
이승우 화가


이승우 화가는 고등학교와 여러 대학에서 강의해왔으며, 서울, 전주, 군산, 고흥, 중국 청도 등지에서 40여 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저서로는 『미술을 찾아서』, 『현대미술의 감상과 이해』, 『아동미술』, 『색채학』 등이 있다. 회화와 이론을 넘나드는 작업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독창적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