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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프리뷰] 시간의 흔적 속에서 피어난 본질의 미학 - 박형호 사진작가 개인전 ‘퇴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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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프리뷰] 시간의 흔적 속에서 피어난 본질의 미학 - 박형호 사진작가 개인전 ‘퇴색화’,

류우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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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아트홀바른에서 9월 17일 개막


중견 사진작가 박형호의 개인전 ‘퇴색화’가 오는 9월 17일부터 30일까지 경남 진주시 아트홀바른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24년 9월 창원 전시, 2025년 1월 서울 성동문화재단 초대전에 이어 작가의 고향 진주에서 개최되는 세 번째 순회전으로, 그의 예술적 여정에 있어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문구: '박형호 박형호사진전 사진전 대희에 색 퇴 화 기간: 2025. :2025.9.17~9.30 9.17~ ~9.30 장소 아트홀바른 (바른병원 미래의학연구관 (비른명원미래의학연구관1층 1충) 후원:0바를병원 바른병원 후원'의 이미지일 수 있음


꽃의 퇴색을 통해 인간을 말하다

‘퇴색화’는 말 그대로 ‘빛이 바랜 꽃’을 뜻하지만, 단순한 시들어버린 꽃의 기록을 넘어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본질에 대한 탐구를 담고 있다. 박형호 작가는 말라버린 꽃이 뜨거운 물을 만나 다시 피어나는 ‘꽃차’의 순간에서 영감을 받아, 외형은 퇴색되었지만 그 안에 담긴 생명성과 본질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사실을 사진으로 표현했다.
 

박형호 "퇴색화"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모두 일상 속에서 수집된 꽃들로 구성되어 있다. 버려진 꽃바구니, 말라버린 화단, 땅에 떨어진 꽃 등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의 흔적을 담아내며, 그 형태와 색이 변화하는 순간을 포착해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 이는 인간의 삶과도 닮아 있으며, 외형은 변해도 내면의 향기와 본질은 더욱 깊어지는 과정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박형호 "퇴색화"


박형호 작가는 이번 작업에 대해 “언제나 젊을 것만 같았던 시간은 되돌아보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르고, 아름다운 외모도 탄력 없이 주름진 모습으로 변해가게 된다. 하지만 수많은 세월 동안 겪었던 지혜로움과 힘든 시간의 대처로움은 오히려 더 성숙하게 된다”고 말하며, 퇴색화 작업이 단순한 시각적 기록을 넘어 삶의 본질과 인간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형호 "퇴색화"

그는 거울 속 중년의 자신을 바라보며 느낀 낯섦과 친숙함, 그리고 꽃차 속에서 되살아나는 꽃의 형상을 통해, 세월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본질의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철이 녹슬었다고 철이 아니고, 나무가 죽었다고 나무가 아니듯, 말라버린 꽃 역시 꽃이라는 본질을 잃지 않는다는 철학이 작품 전반에 녹아 있다.
 

박형호 "퇴색화"

박형호 작가는 코리아아트뉴스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며, 사진을 통해 예술적 사유를 확장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말라버린 꽃이 뜨거운 물을 만나 다시 피어나는 ‘꽃차’의 순간에서 영감을 받아, 퇴색된 외형 속에서도 살아있는 본질의 아름다움을 포착했다.

 ‘퇴색화’라는 제목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요?

“꽃이 시들고 색이 바래도, 그 본질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죠. 젊음은 지나가지만, 세월 속에서 쌓인 지혜와 향기는 더 깊어집니다. 퇴색화는 그런 삶의 본질을 되새기는 작업입니다.”

작업의 출발점이 된 순간이 있었다고요?

“몸이 아팠던 시절, 집에서 꽃차를 마시다가 말라비틀어진 꽃이 뜨거운 물 속에서 다시 피어나는 모습을 봤어요. 그 순간, 시든 꽃도 여전히 꽃이라는 사실이 마음 깊이 와닿았죠. 그때부터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관람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더 선명해지는 본질이 있습니다. 외형이 변해도 삶의 향기를 잃지 않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지켜야 할 아름다움 아닐까요.”
 

박형호 "퇴색화"

박형호 작가는 진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도 서울, 창원, 서귀포, 사천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17회의 개인전과 230여 회의 기획 및 그룹전을 통해 다양한 작품 세계를 선보였으며, 『꽃내음 풀냄새』, 『Blue에 젖다』, 『대나무연서』 등 세 권의 사진집을 출간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블루’라는 색을 통해 사회적 감정과 시대의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바 있으며, 미국 뉴욕 첼시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에서는 모든 작품이 판매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박형호 작가

그는 한국사진작가협회, 한국사협 사진평론분과 부위원장, 캐나다 사진사랑모임 고문 등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하며, 경상남도사진문화상과 한국사진문화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사진클럽 ‘사진으로 보는 세상’을 창립하고 회장을 역임하는 등 사진을 통한 사회적 소통에도 힘써왔다.

이번 진주 전시 이후 *‘퇴색화’*는 오는 11월 대전 초대전으로 이어질 예정이며, 박형호 작가의 예술적 여정은 계속 확장될 전망이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시간과 삶, 존재의 본질을 되묻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어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류우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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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호작가#박형호 사진작가#퇴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