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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 시대, 창작의 경계가 무너지다― 저작권과 지적재산권, 어디로 가야 하는가?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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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의 진화는 언제나 창작의 방식을 바꿔왔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변화의 속도와 범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카드뉴스 (Claude 생성)

이제 우리는 ‘도구로서의 기술’을 넘어, 스스로 창작하는 ‘주체로서의 기술’과 마주하고 있다. 이미지, 음악, 문학, 영상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AI가 만들어낸 결과물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창작의 정의 자체가 재편되는 국면에 들어섰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법과 제도의 준비 속도를 훨씬 앞서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저작권과 지적재산권 영역에서는 기존의 기준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새로운 쟁점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문제는 저작권의 귀속이다. 

AI가 생성한 작품의 저작자는 과연 누구인가. AI를 개발한 기업인가, 이를 활용해 결과물을 만든 사용자 개인인가, 아니면 그 누구도 아닌 것인가. 현행 저작권법은 ‘인간의 창작물’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AI가 독자적으로 생성한 콘텐츠는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창작의 권리와 책임 모두가 불명확해지는 상황을 의미한다.

 

더 큰 논쟁은 AI가 학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는데, 이 데이터에는 수많은 작가들의 이미지, 글, 음악 등이 포함되어 있다. 문제는 이러한 데이터가 대부분 사전 동의 없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창작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작품이 학습 데이터로 사용되고, 그 결과 유사한 스타일의 결과물이 생성된다면 이는 사실상 새로운 형태의 저작권 침해로 볼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특정 작가의 화풍이나 문체를 정교하게 재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법적으로 ‘스타일’ 자체는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원칙이 존재하지만, 현실에서는 작가의 고유한 정체성과 시장 경쟁력이 직접적으로 침해되는 결과를 낳는다. 이는 단순한 법적 문제를 넘어 창작 생태계 전반의 균형을 흔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AI 생성물의 표절 가능성 역시 중요한 쟁점이다. 

AI는 기존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과를 생성하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더라도 특정 작품과 유사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이 경우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사용자, 플랫폼, 개발사 중 어느 주체도 명확한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는 향후 심각한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는 초상권과 퍼블리시티권 침해 문제를 동반하며,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는 새로운 위험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창작의 자유와 기술의 발전이라는 가치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때, 우리는 반드시 제도적 개입을 고민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첫째, AI 창작물에 대한 법적 정의와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인간의 개입 수준에 따라 저작권을 인정할 것인지, 혹은 AI 생성물을 별도의 권리 체계로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둘째, 학습 데이터에 대한 권리 보호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창작자가 자신의 작품이 AI 학습에 활용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옵트인(Opt-in)’ 또는 ‘옵트아웃(Opt-out)’ 제도 도입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나아가 데이터 사용에 따른 정당한 보상 체계 역시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기술적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AI가 생성한 콘텐츠에 대한 표시 의무화, 워터마킹 기술 도입, 데이터 출처 추적 시스템 구축 등은 향후 필수적인 장치가 될 것이다.

 

넷째, 창작자 보호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AI와 공존하는 시대에는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창작자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AI는 분명 새로운 창작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도구다. 그러나 동시에 기존의 질서를 해체하는 힘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는 기술을 막을 것인가, 받아들일 것인가의 선택이 아니라, 어떻게 공정하게 사용할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 서 있다.

 

창작의 미래는 기술이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사회의 선택에 달려 있다. 지금이야말로 저작권과 지적재산권의 새로운 기준을 세워야 할 결정적 시점이다.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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