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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만지 작가, '동화의 끝에서 다시 시작되는 어른들의 이야기'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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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벨비, 2인전 참여

감만지 작가의 작업은 동화적 상상력과 따뜻한 감정의 결을 통해 우리가 잃고 살아가는 사랑의 감각을 다시 환기시킨다. 

 

서울 강남구 갤러리벨비에서 열리고 있는 감만지·김은주 2인전 《…happily ever after》는 단순한 해피엔딩의 환상을 말하는 전시가 아니다. 오히려 어른이 된 이후에도 여전히 사랑을 믿고 싶어 하는 마음, 관계 속에서 상처받으면서도 다시 서로를 향해 손을 내미는 인간의 본성을 이야기한다.

 콧바람_91x73cm_Mixed media on canvas_2026

감만지 작가에게 사랑은 작업의 가장 중심에 놓인 가치다. 그것은 연인 간의 감정에 머무르지 않는다. 인간이 왜 함께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서로를 이해하며 공존을 배워가는지에 대한 질문과 이어진다. 서로 다른 존재들이 관계를 통해 하나의 사회를 이루고, 돌봄과 신뢰 속에서 인간다움을 형성해 간다는 믿음이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한다.

솜사탕 위로_ 91x73cm_Mixed media on canvas_2026

그래서인지 작가의 작품 속 장면들은 평온하고 따뜻하다. 꽃을 건네는 사람들, 하늘을 나는 아이들, 나란히 앉아 서로를 바라보는 존재들, 작은 마을의 풍경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오래된 동화책의 한 페이지를 펼쳐놓은 듯하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현실의 재현이 아니다. 우리가 오래 머물고 싶어 하는 감정의 순간,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의 기억을 붙잡아 둔 장면들이다.

.사랑 지키미_91x117cm_Mixed media on canvas_2026
새벽 정원사_39x54cm_Colla Painting_2026

작가는 특히 어린아이의 시선에 주목한다. 어린아이들은 누군가를 쉽게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의심보다 신뢰로 타인을 바라본다. 감만지 작가는 바로 그 단순하고 순수한 수용의 태도에서 관계의 시작을 발견한다. 작품 속 인물들이 둥글고 서툰 형태로 표현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장된 표정과 미숙한 몸짓은 어린 시절 우리가 가졌던 순수한 감정과 진솔한 관계 맺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호기심 많은 소녀_ 73x65cm_Mixed media on canvas_2026
Fly Away_ 53x46cm_Mixed media on canvas_2026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특정한 누군가가 아니다. 관람자가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보편적 존재들이다. 현재의 내가 잠시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 동심의 시선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매개체인 셈이다. 그래서 감만지의 그림 앞에 서면 관람자는 어느 순간 자신의 어린 시절과 마주하게 된다. 잊고 지냈던 순수한 마음, 누군가를 믿고 좋아했던 감정, 그리고 사랑이 아직 가능하다고 믿었던 시간들이 조용히 떠오른다.

숙녀의실수_ 91x73cm_Mixed media on canvas_2026

이번 전시는 밝고 환상적인 이미지 이면에 존재하는 인간 내면의 감정 또한 함께 들여다본다. 작가는 사랑이 결코 완벽하거나 영원한 감정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둡고 부정적인 감정까지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다시 사랑의 감각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그림 속 웃고 있는 인물들은 그래서 단순히 행복한 캐릭터가 아니라, 삶의 복잡한 감정을 지나온 이후에도 다시 미소 짓기를 선택한 존재들처럼 보인다.

 

갤러리벨비 윤성지 대표는 전시 서문에서 “해피엔딩이 얼마나 어렵고 평면적인 것인지 알게 된 어른들에게, 아주 가끔은 동화 같은 꿈을 꾸고 싶은 마음을 위한 전시”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happily ever after》는 끝난 동화의 제목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우리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전시 전경

전시장에 걸린 작품들은 조용히 말을 건넨다.


삶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우리는 여전히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고, 서로를 믿을 수 있다고.
그리고 어쩌면 모두가 이미 각자의 동화 속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전시포스터

전시 개요
전시명: 《…happily ever after》
참여작가: 감만지, 김은주
전시기간: 2026년 5월 6일 ~ 5월 26일
장소: 갤러리벨비
주소: 서울 강남구 언주로 146길 9 행담빌딩 1층 

감만지 작가

작가 소개

감만지 작가는 사랑과 관계, 그리고 인간 내면의 순수한 감정을 동화적 상상력으로 풀어내는 동시대 회화 작가다. 1995년생인 그는 추계예술대학교 판화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판화전공 석사를 마친 뒤 현재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작가는 어린아이의 시선처럼 순수하고 편견 없는 관계 맺기에 주목하며, 평범한 일상 속 사랑과 신뢰의 순간들을 자신만의 감성적인 화면으로 표현해 왔다. 둥글고 서툰 인물들, 자유로운 선과 따뜻한 색채는 감만지 작품만의 독창적인 정서를 형성하며, 관람자에게 잊고 지낸 동심과 위로의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2020년 첫 개인전 이후 서울, 밀라노, 상하이 등 국내외에서 활발히 전시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KIAF SEOUL, LA ART SHOW, Art Madrid, StArt Fair London, Art Central Hong Kong 등 주요 아트페어와 국제전에 참여하며 주목받고 있다.

 

또한 2022년 ‘NFT Young Artist Award’, 2019년 ‘무등미술대전 장려상’, 2018년 ‘대한민국 여성미술대전 동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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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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