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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와 조각이 만나는 ‘연결의 형태’…삼원갤러리, 유정민·정해윤 2인전

임만택 전문 기자
입력

우리 삶을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관계와 구조를 회화와 조각으로 풀어낸 전시가 열린다. 

유정민·정해윤 2인전 《연결의 형태》 포스터. 이미지=삼원갤러리

삼원갤러리는 9월 11일부터 10월 24일까지 서울 광진구 G-Tower 1층 삼원갤러리에서 유정민·정해윤 2인전 《연결의 형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종이가 지닌 ‘연결과 구축’의 속성에 주목해 우리 삶과 사회를 구성하는 유·무형의 연결망을 시각화한다.

 

한 장의 종이는 평면적이고 간결한 결과물처럼 보이지만, 그 내부에는 수많은 섬유가 얽히고 결합되는 과정과 반복적인 공정, 시간이 축적돼 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종이의 생성 원리를 인간관계와 사회 구조, 공간을 유지하는 힘에 빗대어 바라본다.

 

정해윤은 회화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기억, 상처와 치유의 문제를 다룬다. 유정민은 조각을 통해 형태가 성립하기 위한 구조적 힘과 균형, 긴장을 탐구한다. 서로 다른 매체에서 출발한 두 작가의 작업은 하나의 전시 공간에서 만나 ‘연결’이라는 공통된 주제로 이어진다.

 

인간관계와 사회의 연결망을 그리는 정해윤

 

정해윤은 시대가 변화해도 삶을 이어가는 인간의 모습을 ‘새’에 투영한다. 박새를 비롯해 실, 서랍, 파이프, 돌 등의 상징적인 도상을 세밀하게 화면에 배치하며 인간관계와 사회적 연결망을 은유해 왔다.

 

개별 대상은 하나의 독립된 존재처럼 보이지만 화면 안에서는 서로 연결돼 거대한 구조를 형성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개인이 사회 안에서 맺고 있는 수많은 관계와 그 안에서 발생하는 긴장, 선택, 성장의 과정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정해윤의 주요 연작과 신작이 함께 소개된다.

정해윤_Plan_B_162x130cm

《Plan B》에서는 기둥에서 빠져나온 수많은 실을 통해 삶에서 마주하는 선택지와 대안을 표현한다. 예측할 수 없는 변수 속에서 선택을 거듭하며 성숙해가는 존재의 모습을 은유한다.

정해윤_People_in_the_city

《People in the city》에서는 겹겹이 쌓인 서랍과 정렬된 선이 등장한다. 각각의 서랍은 개인의 역사와 기억을 품은 하나의 공간처럼 구성되고, 서로 겹쳐진 구조는 개인과 사회가 상호 의존하며 형성되는 질서를 보여준다.

 

기존 작업과는 다른 반추상적 회화도 새롭게 선보인다.

 

《교만의 허물》 시리즈는 지난날의 잘못된 판단과 교만을 곤충이 허물을 벗는 과정에 빗댄 작업이다. 실수와 상처를 단순히 지워야 할 과거로 바라보는 대신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자기 성찰을 담는다.

 

《내재된 공명》 시리즈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는 보이지 않는 교감과 소통을 ‘주파수’로 표현한다. 색과 형태의 파동을 통해 감정의 미묘한 울림을 화면으로 확장한다.

정해윤_소리_없는_노래

또 다른 작품 《소리 없는 노래(Silent Song)》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조잔디와 정교한 자연 이미지를 결합한다. 하찮거나 평범하게 여겨지는 존재가 예술의 대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통해 상처받은 존재에 대한 위로와 치유를 이야기한다.

 

곡선과 아치로 공간의 힘을 구축하는 유정민

 

유정민의 조각은 공간을 지탱하는 구조 그 자체에 집중한다.

 

작가는 곡선과 아치를 반복적으로 변형하고 중첩하면서 하나의 구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탐색한다. 나무와 레진 등 재료가 지닌 물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고정된 형태 안에서도 움직임과 변화의 가능성을 드러낸다.

 

단단히 서 있는 듯 보이는 작품들은 실제로는 서로를 밀고 당기는 미세한 긴장과 균형에 의해 유지된다. 각 구조가 다른 구조를 지탱하면서 공간 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의 흐름이 만들어진다.

 

이는 하나의 사물이 형태를 갖추기 위해 요구되는 구조적 필연성과 동시에 고정된 형태 안에 존재하는 유연한 생명력을 보여준다.

유정민_Spline_series_01

대표적인 《Stacked Arch》 시리즈는 아치 형태의 모듈을 반복적으로 쌓아 올린 작품이다. 전통적으로 건축에서 하중을 분산하고 구조를 지탱해 온 아치가 조각의 기본 단위가 되면서, 구조 자체가 하나의 조형언어로 전환된다.

유정민_Stacked_Arch_02
유정민_Stacked_Arch_03

〈Stacked Arch 02〉는 합판과 레진으로 제작된 6개의 모듈이 수직으로 연결되고, 〈Stacked Arch 03〉은 7개의 구조가 쌓이면서 보다 높은 긴장감을 형성한다. 

유정민_Spline_series_38

〈Spline series 38〉 역시 반복되는 곡선과 지지 구조를 통해 형태와 공간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다.

 

‘관계의 서사’와 ‘형태의 구조’가 교차하다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의 작업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연결’을 이야기한다.

 

정해윤이 인간과 사회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관계를 회화적 서사로 풀어낸다면, 유정민은 공간과 형태가 존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구조적 힘을 조각으로 드러낸다.

 

삼원갤러리는 정해윤의 ‘관계와 상처를 치유하는 인문학적 서사’와 유정민이 구축한 ‘공간을 지탱하는 구조의 힘’이 하나의 전시장에서 서로 공존하고 응답하는 지점에 주목한다. 종이가 수많은 섬유의 결합과 축적을 통해 하나의 견고한 평면으로 탄생하듯 인간의 삶과 사회 역시 수많은 관계와 시간, 선택이 겹쳐지면서 형성된다.

 

회화와 조각이라는 서로 다른 매체가 교차하는 이번 전시는 우리가 평소 인식하지 못했던 일상의 복합적인 구조와 보이지 않는 연결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유정민은 홍익대학교 목조형가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했으며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4년 디아 컨템포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2026년 《Unbalanced Balance》, 2023년 《Heritage》 등 여러 전시에 참여했다. 2024년 서울조각페스티벌 제1회 서울조각상 공모에 당선됐다.

 

정해윤은 서울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갤러리나우, 화이트스톤 갤러리, 노블레스 컬렉션, 독일 베를린 마이클슐츠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제주도립미술관, 월전이천시립미술관 등 국내외 전시에 참여했다. 뉴욕 아트오마이 국제레지던시와 파리 씨떼 국제공동체 레지던시에도 입주한 바 있다.

 

《연결의 형태》는 10월 24일까지 계속되며 삼원갤러리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한다.
 

전시 개요

전시명: 《연결의 형태》
참여작가: 유정민(Jeongmin Yu), 정해윤(Hai Yun Jung)
전시기간: 2026년 9월 11일~10월 24일
전시장소: 삼원갤러리
주소: 서울 광진구 천호대로 549, G-Tower 1F
관람시간: 월~토 오전 10시~오후 6시
휴관: 일요일·공휴일
총괄 큐레이터: 안지윤
큐레이터: 남은솔
문의: 02-468-9908 / [email protected]

 

 

포스터

[포스터 이미지]

 

※ 보도자료 2쪽 포스터는 두 작가의 작업에 나타나는 곡선·직선의 형태를 선 드로잉으로 중첩해 전시 제목인 ‘연결의 형태’를 시각화하고 있다.

작품 이미지

유정민 작품

[작품 이미지 1]

캡션: 유정민, 〈Stacked Arch 02〉, 2024, Plywood, Resin, 6EA) 390×290×1990(h)mm, each) 390×290×450(h)mm. © Jeongmin Yu, courtesy of the artist and DIA Contemporary.

[작품 이미지 2]

캡션: 유정민, 〈Stacked Arch 03〉, 2024, Plywood, Resin, 7EA) 450×290×2270(h)mm, each) 450×290×450(h)mm. © Jeongmin Yu, courtesy of the artist and DIA Contemporary.

[작품 이미지 3]

캡션: 유정민, 〈Spline series 38〉, 2024, Plywood, Resin, 1530×270×460(h)mm. © Jeongmin Yu, courtesy of the artist and DIA Contemporary.

정해윤 작품

[작품 이미지 4]

캡션: 정해윤, 〈Plan B〉, 2026, Acrylic on traditional korean paper, 162×130cm. 이미지=삼원갤러리

[작품 이미지 5]

캡션: 정해윤, 〈People in the city〉, 2026, Acrylic on thick mulberry paper, 117×91cm. 이미지=삼원갤러리

[작품 이미지 6]

캡션: 정해윤, 〈소리 없는 노래〉, 2025, Collage on Mixed media, 196×132cm. 이미지=삼원갤러리

[작품 이미지 7]

캡션: 정해윤, 〈Plan B〉, 2026, Acrylic on traditional korean paper, 73×61cm. 이미지=삼원갤러리

기사 게재 순서는 ‘포스터 → 기사 본문 → 유정민 작품 2~3점 → 정해윤 작품 2~3점’으로 구성하면 두 작가의 매체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나면서 전시의 ‘연결’이라는 주제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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