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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보의 인문학, 보이지 않던 삶의 흔적...시각화 데이터에 공감을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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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보의 인문학, 보이지 않던 삶의 흔적...시각화 데이터에 공감을 더하다

이민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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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순환, 해석에서 공감으로...이것이 시각화의 진정한 역할이다
이민호 칼럼니스트
(주)데이터포털 연구원 빅데이터시각화팀(메타버스) 이민호 칼럼니스트
숫자만으로는 진실이 보이지 않는다 : 보이지 않던 현실을 드러내는 기술

공공데이터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지만, 그 안의 내용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표 안에 나열된 숫자들은 인구일 수도 있고, 소비 내역이나 대기 오염 수치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숫자 자체는 의미를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데이터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숫자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데이터 해석(data interpretation)은 일종의 번역 작업입니다. 숫자에 맥락을 부여해 현실과 연결하는 순간, 데이터는 살아납니다. 그리고 숫자를 이해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것을 어떻게 보여줄 건지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시각화, 숫자를 이야기로 바꾸는 마법 : 데이터에 공감을 더하는 다리
▲ 데이터 순환, 해석에서 공감으로...이것이 시각화의 진정한 역할이다
▲ 데이터 순환, 해석에서 공감으로...이것이 시각화의 진정한 역할이다

숫자가 의미를 갖기 시작하면, 다음은 그 정보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보여주는 일이 남아 있습니다. 숫자를 해석하고 보기 쉽게 전달하는 것, 이것이 데이터 시각화(data visualization)의 역할입니다.

 

시각화는 보기 좋은 그림을 넘어,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돕는 방법입니다. 숫자와 표만으로는 멀게 느껴지는 내용도, 다시 가공해 보여주면 훨씬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예를 들어, 지역 인구가 줄어드는 모습을 시간순으로 지도에 표시한다면, 숫자로는 보이지 않던 흐름이 드러납니다. 해마다 옅어지는 색깔은 "우리 마을이 사라진다"는 현실의 무게를 한눈에 전달합니다. 그 변화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 우리는 숫자가 아닌 현실을 보게 됩니다.

 

이렇게 현실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시각화는 선택의 연속입니다.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감출지, 어떤 시선으로 이야기할지를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데이터는 사람을 위한 도구 : 숫자 너머에는 항상 누군가의 삶이 있습니다

진정한 데이터는 숫자가 아닌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재래시장에 투입된 예산을 들여다보면, 우리는 그 숫자 뒤에 있는 상인들의 삶을 마주하게 됩니다. 고령층의 소득 통계에는 ‘생활의 질’이나 ‘고립감’ 같은 감정이, 아동 교육의 통계에는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 배움의 풍경이 담겨 있습니다.

 

데이터를 단순히 보는 것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찾아 전달해야 합니다. 때로는 하나의 숫자가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시작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시각화는 공감의 도구이기도 합니다. 숫자를 통해 우리는 타인의 현실과 마주하기 때문입니다.

데이터의 순환, 배움과 나눔의 고리 : 하나에서 전체로, 자신에서 세계로
▲ (주)데이터포털 연구원 빅데이터시각화팀(메타버스)
▲ (주)데이터포털 연구원 빅데이터시각화팀(메타버스)

데이터는 이해와 공감의 씨앗입니다. 내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순간, 나 자신도 세상의 데이터가 되고, 그렇게 우리는 모두 정보의 거울이 됩니다. 받은 것을 비추고, 비춘 것이 퍼져나가는 순환 속에서 함께 성장합니다.

 

이러한 순환 속에서 시각화는 시각적 표현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내가 먼저 이해하고 공감했을 때 비로소 다른 이의 마음에 닿는 것처럼, 시각화 역시 이러한 과정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데이터 시각화는 숫자에서 시작해 공감으로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보이지 않던 현실을 드러내고, 개인의 통찰이 집단의 지혜로 확장되는 순환의 고리. 이것이 데이터가 들려주는 인간의 언어입니다.

이민호 칼럼니스트
#데이터#시각화#공감#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