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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주 초대개인전 ‘마음이 피는 정원’… 내면의 풍경을 피워 올린 치유의 회화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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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주 초대개인전 ‘마음이 피는 정원’이 오는 4월 28일부터 5월 29일까지 신한 Premier Hall 청담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랜 시간 구축해온 조형 언어와 내면의 사유, 그리고 삶의 위로와 치유의 감각을 한 공간 안에 펼쳐 보이는 자리로 마련됐다.

현주경주 초대 개인전 포스터

현경주의 작품은 흔히 떠올리는 꽃의 풍경을 그린 회화와는 결이 다르다. 그의 작품은 자연의 외형을 재현한 정원이라기보다, 마음이 머문 자리에서 천천히 피어난 내면의 정원에 가깝다. 삶 속에서 스쳐 지나간 위안과 회복의 순간,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잔향을 작가만의 언어로 길어 올려 화면 위에 꽃처럼 피워낸다.

 

작가에게 그림은 단순한 이미지의 재현이 아니다. 그것은 마음을 조용히 들여다보는 명상이자, 살아온 시간과 감각의 결을 차곡차곡 쌓아 형상으로 맺어내는 수행의 과정이다. 현경주가 말하는 ‘결묘도(結描道)’는 바로 이 반복의 시간 속에서 완성된다. 선을 긋고, 색을 쌓고, 화면의 결을 겹겹이 축적하는 과정 속에서 감각과 시간, 그리고 내면의 떨림이 하나의 회화적 리듬으로 응축된다.

다정한 창문 너머 / Beyond the gentle windows
100 x 73cm 
Mixed media on wood panel 
2026

이러한 몰입의 시간을 통해 탄생한 작품은 가까이 다가설수록 더욱 깊은 층위를 드러낸다. 반복된 선의 흐름은 호흡처럼 이어지고, 치밀하게 쌓아 올린 색과 질감은 장식적 아름다움을 넘어 정서적 밀도와 울림을 전한다. 관람자는 작품 앞에서 단순히 이미지를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가가 오랜 시간 응축해온 감정의 결을 천천히 따라가게 된다.

 

그의 작품 속 꽃은 실제의 꽃이 아니다. 그것은 작가의 내면에서 자라난 상상의 꽃이며, 삶의 어떤 순간 마음을 어루만졌던 온기와 평안, 환희와 희망이 형상화된 존재다. 현경주는 이를 ‘결묘심화(結描心花)’라 부른다. 이는 외형적 아름다움에 머무르지 않고 감정의 순환과 사유의 흔적을 담아내는 상징으로, 각자의 삶 속에서 서로 다른 빛과 색으로 피어나는 존재의 은유이기도 하다.

꽃주머니_1 , 2 , 3 
28 x 28 cm
Mixed media on wood panel 
2026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바로 이러한 작가의 조형 세계를 잘 보여준다. ‘찬란의 정원’, ‘청명의 정원’, ‘사랑의 정원’, ‘환희의 정원’ 등은 각각 다른 정서의 온도와 빛을 품고 관람자에게 다가선다. 화면 위에 피어난 꽃과 정원은 단지 장식된 아름다움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감정과 기억을 다시 일깨우는 통로로 작용한다.

꽃주머니_1 , 2 , 3 
28 x 28 cm
Mixed media on wood panel 
2026

현경주의 작업은 동양의 명상적 정서와 서양의 감각적 색채가 조화롭게 교차하는 지점에서도 주목된다. 단청과 기와에서 연상되는 선적인 리듬, 인도와 이슬람 패턴에서 비롯된 장식성, 그리고 코발트블루와 에메랄드그린, 비비드 핑크와 옐로 계열의 현대적 색채는 화면 안에서 독창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한다. 익숙한 정원과 꽃, 빛의 이미지는 작가의 손을 거치며 현실의 풍경을 넘어선 내면의 풍경으로 다시 태어난다.

꽃주머니_1 , 2 , 3 
28 x 28 cm
Mixed media on wood panel 
2026

이번 초대개인전 ‘마음이 피는 정원’은 작가가 긴 시간 수행처럼 쌓아온 회화적 언어가 관람자와 만나는 자리다. 분주한 일상 속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이 전시는, 우리 안에 이미 피어나고 있던 조용한 생명력과 마주하게 한다. 화려함보다 깊이를, 즉각적인 자극보다 오래 남는 울림을 선택한 현경주의 작업은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조용하지만 분명한 위로를 전한다.

 

현경주의 정원은 소리 높여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대신 오랜 시간 공들여 쌓은 결, 따뜻하게 번지는 빛, 그리고 마음 깊은 곳에서 천천히 피어나는 생명의 기운으로 관람자를 맞이한다. 그 앞에서 우리는 다시금 깨닫게 된다. 가장 깊은 위로는 멀리 있지 않으며, 가장 아름다운 꽃은 언제나 마음속에서 먼저 피어난다는 사실을.

현경주 작가

전시 개요

  • 전시명: 현경주 초대개인전 ‘마음이 피는 정원’
  • 전시기간: 2026년 4월 28일 ~ 5월 29일
  • 전시장소: 신한 Premier Hall 청담갤러리
  • 주최: 신한 Premier
  • 기획·운영: 조선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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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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