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의 그림이야기 (14) - 플리머스에서의 첫 추수감사절 ( 제롬 페리스)

이 작품은 장 레옹 제롬 페리스의 그림으로 당시 그는 인기 있는 '화가 역사가'로 불리며 미국 역사의 주목할 만한 순간들을 묘사했다. 그는 이 그림을 제1차 세계 대전 중 의뢰를 받아 제작하였으며, 인종 간 화합과 문화 간 만찬을 묘사하며, 인디언의 환대를 미국식 친절함의 국가적 버전에 접목하였다.
인디언을 손님으로, 청교도를 주인으로, 즉 미국인들이 음식을 소유한 존재로 또 베푸는 존재로 묘사하고 있다. 음식 소비를 통해 인디언의 환대를 표현하는 것을 존 오설리번은 "게걸스럽게 먹는 것"과 "삼키는 것"이라는 명백한 운명을 신체적 은유로 표현하고 있지만, 이 그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림의 중심인물이 아메리카 원주민 남성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백인 안주인이라는 점이다.
백인 미국 여성을 영국의 앵글로색슨족과 원주민이라는 두 집단 사이의 매개체로 제시함으로써 식민지적 만남을 부드럽게 여성화하고 있다. 그녀는 정착민과 인디언 관계를 미화하고, 그 과정에서 모든 긴장감을 제거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페리스가 묘사한 장면에서 오세아나(Oceana)의 모습으로, 인디언의 환대와 여성의 친절함을 연결하고 있다. 인디언을 탄압하고 그들의 영토를 빼앗은 실상을 알고 있다면 이 그림은 상당한 정치적 그림이라 하겠다.
1621년 첫 추수감사절을 역사적으로 묘사한 이 그림, '플리머스에서의 첫 추수감사절(The First Thanksgiving at Plymouth)'은 역설적으로 역사를 부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인디언이 청교도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1621년의 문화 간 역학을 훨씬 더 정확하게 묘사하는 것일 것이다. 역사는 이렇게 왜곡된다. 장 레옹 제롬 페리스의 백인들이 인디언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추수감사절 그림은 백인의 관대함에 대한 인디언의 감사로 묘사되고 있지만, 실은 영국인의 땅 점유를 정당화하는 문화적 유산에 대한 식민주의적 환상 심어주므로 백인 미국인들은 원주민에게 친절함으로써 점령을 정당화하고 있는 것이다.
"'못생긴 미국인(The cliché of the Ugly American)'이라는 상투적인 표현, 즉 미국인은 시끄럽고 저속하며 물질주의적이고 남성 우월주의적이라는 모습은 여전히 전 세계 사람들이 양키 미국인에 대해 싫어하는 점이다."(하버드대 출판부 참조) 최근 트럼프가 주장하는 비상식적 무력 협상들을 보면서 '못생긴 미국인'이라는 그 적나라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것이 사실 미국이라는 나라의 본색일 것이다.
제롬 페리스는 미국을 선한 국가로 만들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신화처럼 받아들이고 있고, 또 그렇게 자연스럽게 역사가 되었다. 최근 맹목적으로 미국을 추종하는 부류가 있다. 페리스의 그림에서처럼 미국이라는 국가는 정체성을 위해 많은 것이 만들어지고 부정되면서 백인 국가 담론에 맞추어져 왔다. 이 사실을 맹목적 추종자들은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