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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비움과 채움의 미학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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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기와 채우기의 상관관계

우리의 삶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채우는 과정이다. 지식을 채우고, 경험을 채우고, 재산을 채우며, 관계를 채운다. 그러나 우리는 정작 중요한 한 가지를 종종 잊고 살아간다. 채움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비움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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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크기가 서로 다른 세 개의 그릇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각각의 그릇에는 이미 서로 다른 모양과 양의 물이 담겨 있다. 이제 같은 양의 물을 세 그릇에 동시에 붓는다.

 

첫 번째 그릇에서는 물이 넘쳐흐른다.

두 번째 그릇은 적당히 가득 찬다.

세 번째 그릇은 여전히 부족하다.

 

같은 물을 부었지만 결과는 모두 달랐다. 이유는 물의 양이 아니라 그릇의 상태가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이미 자신의 고집과 편견, 욕심으로 마음이 가득 차 있다. 아무리 좋은 가르침과 조언을 들려주어도 받아들일 공간이 없다. 결국 넘쳐 흘러버릴 뿐이다. 또 다른 사람은 열린 마음으로 배우고 받아들인다. 필요한 만큼 채워지며 삶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반면 어떤 이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거나 경험이 부족하다. 아무리 좋은 기회가 찾아와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다. 그래서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흔히 더 많이 갖기 위해 애쓴다. 그러나 자연은 우리에게 다른 진리를 보여 준다.

가을이 되어야 나무는 잎을 내려놓고, 비워낸 자리에 새로운 봄을 준비한다.

 

강은 낮은 곳으로 흐르기에 모든 물을 품을 수 있으며, 넓은 바다는 가장 낮은 자리에 있기에 세상의 모든 강물을 받아들인다.

 

비움은 상실이 아니다.

 

비움은 더 큰 채움을 위한 준비이며, 성장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다. 욕심을 조금 비우면 감사가 들어오고, 편견을 비우면 이해가 들어오며, 분노를 비우면 평화가 들어온다. 자존심을 비우면 관계가 살아나고, 과거를 비우면 새로운 미래가 찾아온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릇의 크기가 아니다.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보다 얼마나 담을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오늘 우리는 무엇을 더 채우려고 애쓰고 있는가.

 

혹시 그보다 먼저 비워야 할 것은 없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

 

그리고 잘 비운 사람만이, 삶이 선물하는 가장 소중한 것들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다.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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