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권위가 사라진 교실, 남겨진 것은 무엇인가
주말 교회 영어성경학교 교실. 참다못한 교사가 목소리를 높인다. "이럴 거면 도대체 왜 수업에 들어왔니?"
돌아오는 건 반성이 아니라 반박이다. 아이들은 교사의 말꼬리를 잡아채며 비아냥거리고, 교사는 할 말을 잃는다. 교회만의 풍경이 아니다. 권위가 사라진 오늘날 교육 현장의 축소판이다.

강제력 없는 공간의 공백
문제의 시작은 ‘강제력 없는 공간’이다. 교회 프로그램에는 성적도, 생활기록부도 없다. 부모 손에 이끌려 앉아있을 뿐인 아이들에게 이 공간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언제든 이탈해도 상관없는 곳'이다. 체벌이 사라진 시대, 어른이 쥘 수 있는 카드는 이미 없다.
여기에 아이들의 변화가 겹친다. 말과 논리가 빠르게 자라는 시기, 아이들은 ‘어른을 흔들 수 있다’는 감각을 배운다. 지시를 따르기보다, 교사의 허점을 찌르고 감정을 건드리는 것이 더 자극적인 놀이가 된다. 말은 자랐지만 존중은 아직 따라오지 못한 이 틈에서, 도발은 가장 날카로운 무기가 된다.
봉사로 교단에 선 이들에게 학급 경영 노하우를 기대하긴 어렵다. 도발 앞에서 남는 반응은 당황과 분노뿐이다. 감정이 섞이는 순간, 주도권은 이미 넘어간다. “내가 어른이니까”라는 권위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교사의 '성품'에만 기대는 방임
그럼에도 사회는 이 모든 책임을 교사 개인에게 돌린다. 더 참으라고, 더 잘하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이는 해결이 아니라 방임이다. 체벌을 없앴다면, 그 자리를 대신할 제도와 보호 장치가 함께 세워졌어야 했다.
특히 교회와 같은 비제도권 공간에서는 문제가 더욱 선명하다. 갈등을 다루는 기준과 방식이 비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 공백은 결국 아이들의 배움으로 남는다.
해결은 명확하다.
교사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 시스템이 필요하다.
규칙은 공동의 약속이어야 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교사를 말싸움의 당사자로 두지 말고 즉시 분리해야 한다. 그리고 보호자 역시 교육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교육은 공동의 책임이다. "맡겼으니 알아서 해달라"는 방임은 이제 끝나야 한다.
체벌이 사라진 자리에 채워야 할 것은 ‘참는 교사’가 아니라, 수업을 지키는 공동체의 시스템이다.
사랑은, 교사가 혼자 버티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도록, 공동체가 함께 울타리를 세우는 것이다.
아이들은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그 배움의 자리를 지켜주는 일, 이제는 우리 사회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책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