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뷰] “우리 동네가 만든 진짜 축제” — 송내프린즈 밴드 페스티벌 2025, 공동체의 예술적 실험
[부천=코리아아트뉴스 이영찬 기자] 8월 22일 여름밤, 부천 송내지역 주민과 학생 100여 명이 송내초등학교 강당에서 함께한 송내프린즈 페스티벌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지역공동체가 스스로 기획하고 참여한 ‘일상축제의 원형’을 보여주는 특별한 자리였다.

주민이 주인공인 축제, 자발적 참여와 봉사의 힘

이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주민 중심의 자발적 참여였다. 지역 학생들과 주민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장비 운반, 부스 운영, 안내, 무대 안전까지 도맡았고, 마을 어르신들은 직접 떡볶이와 음료를 준비해 관객들에게 나눠주는 따뜻한 풍경을 연출했다.

부광중학교 3학년 서다인 학생은 “우리들의 잔치이니 우리가 나서는 것이 당연하다”며, “누군가를 위해 일한다는 건 즐거운 일”이라고 환하게 말했다.
정승기 씨(60세)는 관객들에게 떡볶이와 음료를 나눠주며 “동네 사람들이 서로 어울리는 게 좋아서 자원봉사하게 됐다”고 말하며, 이웃과의 교류가 주는 기쁨을 전했다.
전문 예술인들도 기꺼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해, 예술과 공동체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행사는 어쿠스틱과 밴드 공연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어쿠스틱 무대는 오후 6시부터 시작되었으며, 마술과 버블쇼로 문을 연 ‘마을손벼록’이 아이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어서 감성적인 음악을 선보인 비치나, 팀 오월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관객과 따뜻한 교감을 나눴다.
밴드 공연은 오후 7시 30분부터 이어졌다. 첫 무대를 장식한 아쎄스(Assess)는 인하대학교 응원단 출신으로, 그동안 팀을 준비해온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무대를 선보였다.
이어 무대에 오른 리빙스톤즈(Living Stones) 는 산돌교회 교인들이 결성한 밴드로, 이번이 첫 대외 활동이었다. “우리 앞에 있는 교회 이름이 뭐죠?”라는 사회자의 유쾌한 멘트와 함께, 관객들은 이들의 순수한 열정에 박수로 화답했다.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비틀자(Beatleza)는 모지리 커뮤니티에서 실험적으로 구성된 오픈 밴드로, 고정 멤버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밴드다. 모지리카페에서 매주 월요일 저녁마다 연습을 이어온 이들은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며 공동체 음악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사회는 김고기가 맡아 재치 있는 진행으로 공연 사이사이 관객과 소통했고, 주변 식당 경품 추첨 이벤트도 함께 진행되어 축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못그린 미술대회, 예술의 다양성을 존중하다

행사 중 열린 ‘못그린 미술대회' 시상식은 표현의 자유와 예술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의미 있는 시도였다. 모지리카페(대표:김영수)는 지난 8월 1일부터 14일까지 열린 제7회못그린그림 대회를 개최하고 이날 시상식을 가진 것이다. ( 관련 기사 참조: [전시 탐방] “잘 그리면 탈락입니다” 부천 모지리 카페에서 열린 제7회 못그린 미술대회, 못 그려도 괜찮아! 유쾌한 전시 | 코리아아트뉴스 )
코리아아트뉴스는 창의성과 감성을 담은 작품을 선정해 11명에게 ‘KAN 못그린그림상’을 수여했다. 세라믹벽화 전문기업 ‘세라모아트’는 대회 참가자 76명 전원에게 참가상으로 세라믹 그림판화를 제공하며, 지역 예술 활성화에 기여했다.

아이들의 천국, 웃음과 춤이 넘친 무대
어쿠스틱 공연과 밴드 무대 사이, 아이들은 풍선 마술쇼에 열광했고, 음악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며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관객 입장부터 마지막 장비 해체까지 모든 과정이 주민들의 손으로 이루어졌고, 그 속에서 마을 공동체의 따뜻한 에너지가 흘러넘쳤다
음악과 예술, 그리고 공동체의 아름다운 조화

이날 아쎄스, 리빙스톤즈, 비틀자 등 다양한 팀들이 무대를 빛냈고, 사회자 김고기의 유쾌한 진행과 경품 추첨 이벤트는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냥 오셔도 환영해요”라는 문구처럼, 축제는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었다.

이번 페스티벌을 기획하고 총괄한 김영수 모지리카페 대표는 “축제는 누가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것”이라며, “예술은 특별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것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웃과 함께 웃고, 나누고, 참여하는 과정 자체가 예술이며, 그것이 바로 공동체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쓰레기 없는 축제, 마음은 가득” — 제로 웨이스트 실천도 눈길
텀블러 지참을 권장하며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한 이번 송내페스티벌은, 환경과 공동체를 동시에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축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총감독 김영수 ( 모지리카페 대표) , 기술감독 강병수, 음악감독 피들붸이 등 기획진의 헌신과 주민들의 열정이 어우러져, “우리 동네가 만든 진짜 축제”라는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