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N] 우병기 시인의 "단풍 마중"

[문학=코리아아트뉴스 이청강 기자] 우병기 시인의 "단풍 마중"은 가을 단풍에 담긴 삶의 성찰을 담고 있다.
가을의 정취를 담아낸 우병기 시인의 「단풍 마중」은 자연의 변화 속에서 인간의 내면을 비춘다. 단풍이 물드는 과정을 “스미듯 엷게 물들고 있습니다”라는 섬세한 표현으로 그려내며, 계절의 흐름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생명과 시간의 덧없음을 드러내는 장치로 활용한다. 이는 독자에게 자연의 아름다움과 동시에 그 속에 깃든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또한 작품은 단풍잎을 통해 인간의 감정을 투영한다. “여름을 좀 더 품을 수 있게 파란 시를 써 주고 싶습니다”라는 구절은 지나간 계절을 붙잡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며, 단풍잎의 짧은 생애가 인간의 삶과 겹쳐진다. 우 시인은 단풍을 기억과 감정의 매개체로 제시하며, 독자에게 개인적 회상과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마지막으로 단풍잎을 두 손으로 감싸는 행위를 통해 이별의 순간을 붙잡으려는 인간의 본능을 상징한다. “묵묵의 여여함”이라는 표현은 덧없음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여주며, 자연의 변화 속에서 삶의 유한성을 성찰하게 한다.
'단풍'이라는 소재를 통해 자연과 인간, 그리고 삶의 본질을 사유하게 하는 서정적 작품을 소개합니다.
단풍 마중 / 우병기
어저께는 여여(與與)했습니다
잘 물들어라 하는 바람이었고
오늘 아침 햇살에 다시금 보니
스미듯 엷게 물들고 있습니다
겨우 한 해를 못 지나는
풀풀한 단풍잎 볼 때면
여름을 좀 더 품을 수 있게
파란 시를 써 주고 싶습니다
사방천지 흩날리는 날 어쩌다
내 앞에 날아와
무던히 마주하며 쳐다보던
그날의 홍엽도 또 생각합니다
두 손으로 감싸며 아무렴 해도
메마른 몸짓의 마지막 인사인 양
묵묵의 여여(如如)함
내 속만 벌써 들키는 마음입니다.

프로필
우병기
경북 영양 출생, 시인.
현대자동차(주) 연구개발본부(16년), 자동차부품 관련 회사 임원(11년) 근무.
한강문학, 동양문학, 대한시문학협회, 노벨시화협, 문학그룹샘문, 청암문학, 단테문학 등에서 활동.
일간지 신문의 초대시 코너와 문학지의 지면에 시 100여 편 발표.
《수상》
한강문학 시부문 신인상 수상 등단.
제 30회 동양문학상 수상.
2025년 APEC 기념 국회 초대전 문학상 수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