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규 칼럼] "시험의 달인들이 지배하는 나라, 미래는 있는가?"
AI 시대, 대한민국 교육의 선택, 조선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여러분, 오늘 우리는 매우 중요한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대한민국 교육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강남 8학군을 보십시오. 이 순간에도 수많은 학부모들이 자녀를 학원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새벽 6시에 시작해서 밤 11시에 끝나는 학습 스케줄, 주말도 없이 이어지는 특강과 모의고사. 이것이 2026년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들은 이미 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했습니다. 하버드대학교 교육대학원의 토니 와그너 박사는 "2030년이 되면 인공지능의 IQ가 10,000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인간의 평균 IQ가 100인 점을 고려하면, 지식 암기와 계산 능력에서 인간이 AI를 이기는 것은 이미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렇다면 선진국들은 무엇을 가르치고 있을까요? 핀란드는 2020년부터 교과서 암기 시험을 폐지했습니다. 대신 '비판적 사고력', '창의적 문제해결력 '협업 능력' '감성 지능'을 핵심 교육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싱가포르는 AI가 절대 가질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을 개발하는 교육과정을 2023년부터 전면 시행하고 있습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024년 교육백서에서 "암기형 인재는 AI에게 대체될 것"이라고 명시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여전히 더 많은 지식을 더 빨리 암기하는 교육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교육 방식의 차이가 아닙니다. 이것은 미래를 준비하는 국가와 과거에 머무는 국가의 차이입니다.
역사를 돌아보겠습니다. 인류 역사를 관통하는 하나의 법칙이 있습니다. 어느 시대,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지배 계급은 전체 인구의 약 1~2%를 차지해왔습니다. 조선시대가 대표적입니다. 조선 500년 동안 양반 계급은 항상 전체 인구의 2% 내외였습니다. 물론 조선 후기에 신분제가 동요하면서 양반 비율이 늘어났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권력을 가진 지배층은 여전히 소수였습니다.
그렇다면 조선의 양반들은 무엇으로 자신들의 지위를 유지했을까요? 바로 교육입니다. 그들은 사서삼경(四書三經)을 달달 외우고, 과거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관직에 나아갔습니다. 그들의 자녀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서당에서 한문을 암기하고, 유교 경전을 외우며 과거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이것이 조선의 '공부'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18세기 후반, 세계는 산업혁명으로 급변하고 있었습니다. 서양에서는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새로운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일본조차 메이지유신(1868년)을 통해 서양의 과학기술과 교육제도를 적극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조선의 지배층은 무엇을 했습니까? 그들은 더욱 열심히 한문을 외우고, 성리학을 연구했습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지식과 능력은 외면한 채, 과거의 교육 방식을 고집했습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1910년, 조선은 역사에서 사라졌습니다.
역사학자 이영훈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선이 망한 가장 큰 이유는 지배층이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하고, 낡은 교육 시스템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히 100년 전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것은 바로 지금, 2026년 대한민국에 주는 경고입니다.
현대 대한민국의 지배층을 살펴보겠습니다. 그들도 교육을 통해 부와 권력을 대물림해왔습니다. 202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상위 1% 가구의 자녀 중 83%가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에 진학합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그들은 최고의 교육 자원을 자녀에게 집중 투자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납니다. 대한민국 재벌가와 정치인들의 자녀 교육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은 일반 국민들에게 권장하는 교육과는 전혀 다른 교육을 자녀에게 시킵니다.
2025년 조선일보 탐사보도에 따르면, 국내 30대 기업 총수의 자녀 중 72%가 외국 학교에서 교육받고 있습니다. 그들이 다니는 학교는 어떤 곳입니까? 스위스의 르 로제(Le Rosey), 영국의 이튼 칼리지(Eton College), 미국의 필립스 엑시터(Phillips Exeter Academy) 같은 곳들입니다.
이 학교들의 교육 방식을 아십니까? 그들은 암기식 시험을 거의 보지 않습니다. 대신 프로젝트 기반 학습, 토론과 발표, 예술과 체육 활동, 리더십 교육, 봉사활동에 중점을 둡니다. 한 학기 내내 하나의 주제를 깊이 연구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는 방식입니다. 바로 AI 시대에 필요한 '인간 고유의 능력'을 키우는 교육입니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정치인들입니다. 2024년 국회의원 300명 중 자녀를 둔 247명의 교육 현황을 분석한 결과, 63%가 자녀를 외국으로 유학 보냈거나 국제학교에 보냈습니다. 특히 교육 평등을 외치며 당선된 일부 의원들조차 자녀만큼은 강남의 특목고나 해외 명문 학교로 보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대한민국의 지배층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지금의 주입식 교육으로는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는 것을요. 그들은 자녀에게는 다른 교육을 시키면서, 일반 국민들에게는 여전히 암기식 교육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 시스템의 중심에는 '학력'이 있습니다. 국가를 이끄는 사람들을 보십시오. 정치, 경제, 행정, 문화, 교육, 국방 등 각 분야에서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사람들은 모두 '시험을 잘 본 사람들'입니다.
2025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고위 공무원 94%가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 출신입니다. 100대 기업 임원의 89%가 소위 'SKY' 대학 출신입니다. 판사, 검사의 95% 이상이 서울대 법대나 로스쿨 출신입니다. 즉, 대한민국은 '지식의 달인들', 더 정확히 말하면 '시험의 달인들'이 지배하는 사회입니다.
사회 전반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 학교, 병원, 법원, 관공서 등 모든 조직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은 사람들은 학창시절 내내 공부에 매달려 높은 성적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녀에게 무엇을 가장 절실하게 바랍니까? 좋은 성적입니다. 명문대 진학입니다. 그래야 의사, 약사, 판사, 검사,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 교사, 공무원, 대기업 직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4년 한국교육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78%가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사교육을 받습니다. 중학생은 4.2시간, 고등학생은 5.8시간입니다. 대한민국 학생들의 하루는 학교와 학원으로 채워집니다. 2025년 OECD 통계에서 한국 청소년의 행복지수는 38개국 중 37위였습니다. 청소년 자살률은 OECD 1위입니다.
왜 이런 비극이 반복될까요? 공부, 즉 지식 암기가 국가와 사회, 그리고 가정의 중심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약, 만약에 말입니다. 이 시스템이 무너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시험 성적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안정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된다면?
바로 그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습니다. 2024년 맥킨지 보고서는 충격적인 예측을 내놓았습니다. "2030년까지 현존하는 직업의 47%가 AI로 대체될 것이다." 특히 지식 노동자, 즉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의사(일부 전문의), 번역가, 금융 애널리스트 등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조선이 그랬던 것처럼 낡은 교육 시스템을 고집하며 멸망의 길을 걸을 것인가, 아니면 과감히 변화하여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것인가.

미국, 유럽, 일본은 이미 준비를 끝냈습니다. 그들은 'AI가 할 수 없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첫째, 창의적 사고입니다. AI는 기존 데이터를 조합할 수 있지만,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인간 고유의 창의성은 가질 수 없습니다.
둘째, 감성 지능입니다. 공감, 배려, 소통, 설득 같은 인간관계 능력은 AI가 모방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셋째, 비판적 사고와 윤리적 판단입니다. AI가 제시하는 수많은 정보 중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는 능력, 기술을 어떻게 윤리적으로 사용할지 결정하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습니다.
넷째,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입니다. 단순 계산이 아니라, 여러 변수를 고려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여 최적의 해결책을 찾는 능력입니다.
대한민국도 변해야 합니다. 가정이 변해야 합니다. 자녀의 행복이 성적보다 우선되어야 합니다. 학교가 변해야 합니다. 암기와 시험 대신, 생각하고 토론하고 창조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기업이 변해야 합니다. 학벌과 성적이 아니라, 실제 능력과 잠재력으로 사람을 평가해야 합니다. 정부가 변해야 합니다. 교육 정책의 중심을 지식 암기에서 인간 고유 능력 개발로 전환해야 합니다.
2026년 현재,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은 "2030년이 교육 패러다임 전환의 마지노선"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기계의 길을 버리고 인간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조선의 양반들은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해 멸망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우리는 그들보다 현명해야 합니다. AI 시대의 1%는 가장 많이 암기한 사람이 아니라, 가장 인간다운 사람이 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그 1%가 될 수 있도록, 지금 바로 교육을 바꿔야 합니다.
조선규 | 칼럼니스트

35여 년간 교육과 기업 경영, 그리고 지역 사회 발전의 현장에서 사람과 함께 성장해왔다. “삶의 문제는 결국 사람의 문제”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교육을 통해 변화를 만들고, 기업을 통해 길을 열었으며, 현재는 사회 곳곳의 다양한 문제를 함께 풀어가며 더 따뜻하고 공정한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