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신들의 이야기를 따라 인간을 읽다…나코리 『신화는 인간을 말한다』 출간
그리스로마 신화를 단순한 신과 영웅의 이야기에서 벗어나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 사랑과 선택의 문제로 다시 읽어내는 신간 『신화는 인간을 말한다』가 출간된다.

신들의 탄생에서 로마까지 그리스로마 신화 속 인간의 욕망과 운명을 47개의 이야기
와 질문으로 풀어냈다. / 사진=애스커스
애스커스가 펴낸 나코리의 『신화는 인간을 말한다』는 복잡한 신들의 계보와 사건을 암기하는 방식이 아니라, 오래된 신화 속에서 오늘의 인간에게 이어지는 질문을 찾아가는 책이다. “신들의 이야기를 따라갔더니, 끝에 인간이 있었다”는 문장이 책의 성격을 압축한다.
저자는 카오스에서 출발해 신들의 탄생과 권력 이동, 인간과 영웅의 시대, 테베와 트로이의 비극, 오디세우스의 귀환을 지나 로마 건국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그리스로마 신화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다. 앞서 등장한 인물과 사건이 뒤의 이야기와 다시 이어지면서 독자가 신화의 전체 구조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구성했다.
신화의 줄거리보다 ‘인간의 질문’을 읽는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각 신화에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는 점이다.
크로노스의 이야기에서는 “권력은 왜 다음 세대를 두려워하는가”를 묻고, 프로메테우스에서는 “인간은 왜 주어진 세계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가”를 생각한다. 오이디푸스의 비극 앞에서는 “진실은 언제나 알아야 하는가”, 안티고네의 선택에서는 “국가의 법과 가족의 의무가 충돌하면 무엇을 따라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제시한다.
수천 년 전 신화 속 인물에게 던져진 질문이지만, 그 방향은 결국 현대를 살아가는 독자 자신에게로 돌아온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신화는 신을 이야기하지만, 끝까지 따라가면 결국 인간에게 도착한다”고 말한다. 오늘날에도 널리 사용하는 ‘나르시시스트’, ‘아킬레스건’, ‘미다스의 손’, ‘판도라의 상자’, ‘트로이 목마’와 같은 표현 역시 신화가 현대인의 언어와 사고 속에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7부에 담긴 47개의 이야기와 47점의 삽화
『신화는 인간을 말한다』는 7부에 걸쳐 41개의 본장과 6편의 ‘신화의 방’을 수록해 총 47개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각 이야기마다 하나의 질문을 배치하고, 결정적인 장면을 포착한 47점의 삽화를 함께 담았다.

삽화는 단순히 내용을 장식하는 이미지에 머물지 않는다. 독자가 이야기에서 기억해야 할 순간을 시각적으로 붙잡아 주면서 ‘이야기를 읽고, 장면을 보고, 질문에 머무는’ 독서의 흐름을 만든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는 그림을 통해 인물과 사건을 기억할 수 있고, 이미 신화에 익숙한 독자라면 잘 알고 있던 장면을 새로운 질문과 함께 다시 바라볼 수 있다.
본문 사이에는 ‘신화의 방’이라는 별도의 구성도 마련했다. 디오니소스와 펜테우스, 미다스, 에코와 나르키소스, 시시포스, 프시케와 쿠피도 등의 이야기를 통해 욕망과 사랑, 인간의 한계와 반복되는 삶의 문제를 한층 깊게 들여다본다.
서로 다른 신화의 전승도 그대로 살려
이 책은 그리스로마 신화를 하나의 정답으로 정리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한 명의 저자가 완성한 이야기가 아니다. 호메로스와 헤시오도스의 기록이 서로 다르고, 아이스킬로스·소포클레스·에우리피데스 등 그리스 비극 작가들이 같은 신화를 각자의 시대와 관점에서 다시 해석했다. 이후 오비디우스와 베르길리우스 역시 이전의 이야기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책은 이러한 차이를 억지로 하나의 줄거리로 통합하기보다 중요한 전승의 차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오류’로 보는 것이 아니라, 시대마다 사람들이 같은 신화를 통해 서로 다른 질문을 던져온 흔적으로 바라본 것이다.
권말 참고문헌에서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헤시오도스의 『신통기』, 그리스 비극 작품,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등이 본문의 어느 장과 연결되는지도 안내한다.
“우리가 계속 인간인 한, 신화는 끝나지 않는다”
책은 카오스에서 시작해 로마의 성벽 앞에서 끝난다. 그러나 긴 신화의 여정 끝에 남는 것은 수많은 신의 이름이나 영웅의 계보만이 아니다. 권력을 얻고도 두려워하는 인간, 사랑하면서도 의심하는 인간, 상처받고 복수하면서도 어느 순간 멈추려 하는 인간, 모든 것이 무너진 뒤에도 다시 시작하고 자신이 보지 못할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남기려는 인간의 모습이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그런데 끝까지 따라오니 우리가 찾고 있던 것은 신이 아니었다. 인간이었다”고 정리한다. 결국 『신화는 인간을 말한다』는 신들의 세계를 설명하는 데 머무는 책이 아니라, 신들의 이야기를 빌려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과 자기 자신을 바라보도록 이끄는 책이다.
저자 나코리는 상담을 전공한 뒤 기획 분야에서 일하고, 인공지능을 전공하면서 사람을 교육하는 일을 해왔다. 사람은 어떻게 성장하는지, 무엇이 삶을 조금 더 행복하게 만드는지에 관심을 두고 인연과 마음, 습관, 일, 돈과 투자, 역사와 이야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삶에 도움이 되는 생각을 찾아 글로 풀어낸다. 전문 분야의 책은 본명으로, 삶과 사람에 관한 보다 자유로운 글은 ‘나코리’라는 이름으로 쓰고 있다.
『신화는 인간을 말한다』는 애스커스에서 펴냈으며, 부제는 ‘신들의 탄생에서 로마까지, 그리스로마 신화로 읽는 인간의 욕망과 운명’이다. 2026년 9월 22일 초판 1쇄 발행 예정이며 정가는 1만3천 원이다.
도서 개요
- 도서명: 『신화는 인간을 말한다』
- 부제: 신들의 탄생에서 로마까지, 그리스로마 신화로 읽는 인간의 욕망과 운명
- 지은이: 나코리
- 출판사: 애스커스
- 발행일: 2026년 9월 22일
- 정가: 13,000원
- 구성: 7부, 47개 이야기·47개 질문·47점 삽화
- 문의: [email protected] / 애스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