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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곡미술관, 《파리 보이지 않는 파리》 개최… 익숙한 도시 너머의 또 다른 파리 조명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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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한국 수교 140년의 여정을 기념하다...창의, 기회, 연대의 해

성곡미술관이 2026년 4월 3일부터 7월 26일까지 기획전 《파리 보이지 않는 파리(Paris Unseen)》를 개최한다. 

한불 수교 140주년 기념 포스터 / 주한 프랑스대사관 제공

이번 전시는 사진, 영상, 설치를 중심으로 구성되며, 성곡미술관과 퐁피두센터 사진부장 출신의 알랭 사약(Alain Sayag)이 함께 기획했다. 전시에는 구본창, 김미현, 성지연 등 한국 작가를 포함한 총 53명의 작가가 참여해, 관광 엽서 속 낭만적 도시로 소비돼 온 파리의 이미지 너머에 존재하는 동시대 도시의 복합적 층위를 펼쳐 보인다.

전시포스터 / 주한프랑스대사관 제공

이번 전시는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파리’의 표면을 걷어내고, 도시의 시간과 기억, 중심과 주변, 이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또 다른 풍경을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미술관 측은 파리가 오랫동안 예술과 낭만의 도시로 이상화되어 왔지만, 실제 도시 경험은 그러한 이미지와 충돌하기도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른바 ‘파리 신드롬’에서 상징적으로 드러나듯, 이번 전시는 도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자체를 다시 묻는 자리로 기획됐다.

 

전시는 특히 ‘그랑 파리(Grand Paris)’라는 확장된 도시 맥락 속에서 오늘의 파리를 읽어낸다. 관광 명소 중심의 파리가 아니라, 과거의 흔적과 현재의 변화가 공존하는 도시,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나란히 놓이며 독특한 긴장과 리듬을 만들어내는 장소로서의 파리를 보여준다. 사진과 영상, 설치, 사운드가 교차하는 전시장 안에서 관람객은 도시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감각과 기억, 사회적 구조가 겹쳐진 복합적 장이라는 사실을 체감하게 된다.

 

또한 이번 전시는 사진 매체의 물질성에도 주목한다. 서울에서 제작된 디지털 프린트와 작가들의 빈티지 프린트를 함께 소개하며, 사진을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빛과 화학, 물질의 흔적이 응축된 객체로 제시한다. 헬리오그래피, 다게레오타입, 시아노타입, 은염 인화 등 전통적 인화 기법의 감각을 환기하는 동시에, 디지털 기술과 AI 기반 이미지 생성이 열어젖힌 동시대 사진의 확장 가능성 역시 함께 조망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성곡미술관은 이번 전시가 단지 파리에 관한 이야기에 머무르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파리를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오히려 서울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급속한 성장과 도시 확장, 중심과 주변의 격차 속에서 형성된 서울은 ‘그랑 파리’와 구조적으로 맞닿아 있으며, 두 도시는 서로를 비추는 거울처럼 기능한다. 결국 《파리 보이지 않는 파리》는 하나의 도시를 보는 전시가 아니라, 도시를 바라보는 관람자의 감각과 인식을 다시 흔들고 확장하는 전시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의 협력 기획자인 알랭 사약은 퐁피두센터에서 사진을 기록 매체를 넘어 동시대 예술의 핵심 언어로 자리매김하게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미술관 측은 그의 관점이 이번 전시에서 도시와 이미지의 관계를 해석하는 중요한 이론적 기반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전시는 단순한 도시 풍경전이 아니라, 사진과 도시, 기억과 현실, 시선과 매체의 문제를 함께 사유하는 국제적 기획전으로 의미를 더한다.

참여 작가 (총 53명)

마리안 알팡(Marianne Alphont), 카미유 에메(Camille Ayme), 장-크리스토프 발로(Jean-Christophe Ballot), 프랑수아-마리 바니에(François-Marie Banier), 가브리엘레 바실리코(Gabriele Basilico), 토마 부아뱅(Thomas Boivin), 아들린 보마르(Adeline Bommart), 프랑수아-자비에 부샤르(François-Xavier Bouchart), 모하메드 부루이사(Mohamed Bourouissa), 브로드벡 & 드 바르뷔아(Brodbek & de Barbuat), 루이-폴 카롱(Louis-Paul Caron), 스테판 쿠튀리에(Stéphane Couturier), 티보 퀴세(Thibaut Cuisset), 베르나르 데캉(Bernard Descamps), 가브리엘 데플랑크(Gabriel Desplanque), 파트리치아 디 피오레(Patrizia Di Fiore), 톰 드라오스(Tom Drahos), 마르탱 도르주발(Martin d’Orgeval), 베로니크 엘레나(Véronique Ellena), 그레구아르 엘루아(Grégoire Eloy), 엘거 에서(Elger Esser), 장-미셸 포케(Jean-Michel Fauquet), 알랭 플레셰(Alain Fleischer), 피에르 드 프누아유(Pierre de Fenoÿl), 김미현(Mi-Hyun Kim), 마이클 케나(Michael Kenna), 보그단 코노프카(Bogdan Konopka), 구본창(Bohnchang Koo), 안나 말라그리다(Anna Malagrida), 조프루아 마티외(Geoffroy Mathieu), 코린 메르카디에(Corinne Mercadier), 베르트랑 뫼니에(Bertrand Meunier), 사라 문(Sarah Moon), 보두앵 무앙다(Baudouin Mouanda), 낸시 윌슨-파직(Nancy Wilson-Pajic), 마틴 파(Martin Parr), 베르나르 플로쉬(Bernard Plossu), 마리옹 푸시에(Marion Poussier), 조르주 루스(Georges Rousse), 자클린 살몽(Jacqueline Salmon), 알렉산드라 세라노 & 시몽 포셰(Alexandra Serrano & Simon Pochet), 안-리즈 쇠스(Anne-Lise Seusse), 스미스(SMITH), 자오 쑨(Zhao Sun), 성지연(Jiyeon Sung), 레베카 토파키안(Rebecca Topakian), 파트릭 투른뵈프(Patrick Tourneboeuf), 파올로 벤투라(Paolo Ventura), 기욤 쥘리(Guillaume Zuili)

 

전시 개요

  • 전시명: 《파리 보이지 않는 파리 Paris Unseen》
  • 기간: 2026년 4월 3일 ~ 7월 26일
  • 장소: 성곡미술관
  • 장르: 사진, 영상, 설치
  • 기획: 성곡미술관 × 알랭 사약(전 퐁피두센터 사진부장)
  • 특별 강연 1: 물질로부터_사진의 발명과 빛의 시대 / 2026년 4월 18일(토) 14:00
  • 특별 강연 2: 물질을 떠나서_디지털 사진에서 AI까지 / 2026년 5월 9일(토) 14:00
  • 진행: 박평종(사진연구가, 중앙대학교 연구교수)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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