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례 개인전 《나는 그냥 그린다》 — 기억과 감각의 색채로 빚어낸 회화의 고고학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에 위치한 갤러리마리가 오는 4월 24일부터 5월 29일까지 김두례 작가의 개인전 《나는 그냥 그린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색채와 기억, 감각의 층위를 탐구하는 김두례의 회화 세계를 국내 관객에게 선보이는 자리로, 한국적 정서와 서구적 추상이 교차하는 독창적 미학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부녀전에서 개인전으로
애초 기획은 아버지 김영태 화백과 함께하는 부녀전 《DNA of Colors》였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주제로 두 세대의 색채가 한 공간에서 만나는 자리로 준비되었으나, 김영태 화백의 건강 문제로 성사되지 못했다. 이에 갤러리마리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김두례 작가의 세계를 단독으로 조명하는 전시로 방향을 전환했다.

기억과 감각의 회화적 언어
김두례의 색은 개인적 기억에서 출발한다. 어린 시절 몸을 덮던 이불의 온기, 손끝으로 더듬던 조각보의 결, 오래도록 남아 있는 붉은색의 기억이 무의식 속에 응축되어 회화적 언어로 다시 태어난다. 그녀는 구상에서 출발했으나 미국에서의 삶을 거치며 점차 보이는 것을 그리는 회화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감지하는 회화로 나아갔다.

그녀의 화면은 단순한 추상이 아니다. 기억과 정서가 색으로 재구성된 시간의 구조이며, 조각보처럼 분할되고 이어지는 구성 속에서 하나의 리듬이 흐른다. 한국적 감각과 서구적 추상이 충돌하지 않고 물처럼 공존하며, 오방색(청·백·적·흑·황)이 내면의 색으로 등장한다. 특히 반복되는 붉은색은 어린 시절의 감각이 각인된 흔적이자 작가의 정체성을 드러내며, 감정과 의식의 확장을 상징한다.

앤디 워홀 미술관 관장 토마스 소코로브스키(Thomas Sokolowski)는 김두례의 색채 표현을 두고 “마크 로스코, 바넷 뉴먼, 헬렌 프랭컨탤러 등 미국 추상표현주의 대가들을 반영하면서도 한국 고유의 색채 세계를 보여준다”며, “서구 단색추상과 확연히 구별되는 그녀만의 세계와 정신성을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김두례의 작업은 쉽게 잊히지 않는 경이로운 자연의 인상에 대한 독창적 해석”이라고 덧붙였다.
■ 전시 개요
- 전시명: 김두례 개인전 《나는 그냥 그린다》
- 기간: 2026년 4월 24일(금) – 5월 29일(금)
- 장소: 갤러리마리 (서울시 종로구 경희궁1길 35 마리빌딩)
- 관람시간: 화–토 11시–19시 (일·월 휴관), 무료관람
- 웹사이트: gallerymarie.org
- 인스타그램: instagram.com/gallerymarie_
- 문의: 02-737-7600 / [email protected]
- 자료 다운로드: 김두례 개인전 보도자료 바로가기
이번 전시는 단순히 색채의 병치가 아닌, 기억과 감각이 응축된 내면의 언어를 통해 한국적 정서와 서구적 추상의 공존을 보여준다. 김두례의 작업은 개인적 경험을 넘어 집단적 기억을 호출하며, 색채를 통해 감정과 시간의 구조를 탐구한다. 이는 한국 현대미술의 정체성을 세계적 추상미술의 맥락 속에서이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시도로 평가된다.
갤러리마리는 “김두례의 색은 단순한 추상이 아니라 삶과 기억의 고고학”이라며, “이번 전시는 관객이 색채 속에서 자신의 기억과 감각을 발견하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