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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갤러리, 이은경 개인전 《Layered Vitality – 겹겹이 피어나다》 개최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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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멘트로 직조한 감각의 풍경, 자연의 생명력을 겹겹의 층위로 풀어내다

서울 부암동 하랑갤러리에서 이은경 작가의 개인전 《Layered Vitality – 겹겹이 피어나다》가 오는 2026년 4월 21일부터 5월 3일까지 열린다. 전시는 하랑갤러리의 우수작가 공모선정전으로 마련된 자리로, 자연의 색과 감각의 기억을 현대적 조형 언어로 풀어내는 이은경 작가의 신작을 선보인다.

이은경 전시포스터 / 하랑갤러리 제공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프랑스 유학 시절 파리 근교 들판에서 마주했던 강렬한 색채와 공기, 바람, 온도의 감각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언어로 완전히 환원되지 않는 자연의 체험을 시각적 구조로 전환해내며, 관람객이 화면 앞에서 단순히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으로 스며드는 듯한 감각적 몰입을 경험하도록 이끈다.

 

이은경 작가의 작업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매체의 실험성이다. 그는 전통적인 붓질 대신 필라멘트를 한 겹씩 쌓고 엮는 ‘적층’과 ‘직조’의 방식을 통해 회화의 물성과 지각 방식을 확장한다. 반복과 축적의 행위로 이루어진 화면은 더 이상 평면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고, 시간과 감각이 응축된 하나의 구조체처럼 작동한다. 이는 생명의 두께와 시간의 결을 물리적으로 구현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전시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색채는 ‘노란색’이다. 작가는 노란색을 단순한 하나의 색으로 다루지 않고, 유채꽃의 생기와 흙의 온기, 노을의 잔광까지 포괄하는 감각의 스펙트럼으로 확장한다. 여기에 에메랄드빛 녹색이 대비를 이루며 작품은 더욱 깊은 울림이 있으며, 자연의 생명력과 순환의 리듬이 시각적으로 살아난다. 

 

작품 속 들판은 단순한 자연 풍경의 재현이 아니다. 바람의 결, 풀의 향, 빛의 온도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감각의 층위가 필라멘트의 입체적 구조를 통해 촘촘하게 직조된다. 그 결과 화면은 기억의 풍경이자 감각의 지형도로 변모하고, 관람객은 작품 앞에서 실제 자연 속 한순간과 마주한 듯한 몰입형 경험을 하게 된다.

 

하랑갤러리는 이번 전시에 대해 동시대 미술의 가능성을 지닌 작가를 발굴하고 지속적인 창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기획이라고 밝혔다. 이은경 작가는 영남대학교 동양화과 학사와 석사를 마쳤으며, 최근 여러 공모전과 초대전을 통해 꾸준히 작업세계를 확장해오고 있다. 그의 작업은 회화와 물질, 감각과 구조 사이를 가로지르며 동시대 회화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깊게 스며든 노란 잔상2_40x50cm_Mixed media on canvas, 2026

《Layered Vitality – 겹겹이 피어나다》는 자연을 닮은 색채와 촉각적 화면, 그리고 반복의 시간으로 빚어진 전시다. 작품 위에 쌓인 층들은 단지 재료의 겹침이 아니라 삶과 감각, 기억이 포개진 흔적처럼 다가온다. 이은경 작가는 그 겹겹의 층을 통해 생명의 진동과 자연의 숨결을 다시 피워 올린다. 이번 전시는 봄의 한가운데서 감각의 결을 천천히 들여다보게 하는,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의 자리가 될 것이다.

 

전시 정보

  • 전시명: 《Layered Vitality – 겹겹이 피어나다》
  • 작가: 이은경
  • 기간: 2026년 4월 21일 ~ 5월 3일
  • 장소: 하랑갤러리
  • 주소: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38길 45, 1층
  • 관람시간: 오전 11시 ~ 오후 5시
  • 휴관: 월요일
  • 관람료: 무료
  • 문의: 02-365-9545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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