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출판/인문
시 /시조

[KAN] 우병기 시인의 "산골 봉화 골짜기"

작가 이청강
입력
입추 지난 늦은 밤 사방은 칠흑 같은 어둠으로 생경하고...홀로 선 외딴 가로등 아래를 그냥 천천히 걸었어
[KAN] 우병기 시인의 "산골 봉화 골짜기" [사진 : 이청강 기자]

[문학=코리아아트뉴스 이청강 기자] 우병기 시인의 "산골 봉화 골짜기" 시를 소개합니다.

 

우병기 시인은 산골의 늦은 밤을 배경으로, 자연 속 고요함과 인간의 고독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우 시인은 ‘칠흑 같은 어둠’과 ‘외딴 가로등’이라는 대비를 통해 세상과 단절된 듯한 공간을 그리며, 그 속에서 느껴지는 존재의 미안함과 외로움을 표현했다. 불빛조차 어둠에 미안한 밤, 그 속을 걷는 화자의 모습은 자연과 인간이 서로를 의식하며 조용히 공존하는 순간을 보여준다.

 

또한 ‘넓은 바다의 일엽편주’라는 비유는 인간 존재의 미세함을 드러내며, 적막한 산골의 밤을 통해 삶의 본질적 외로움을 성찰하게 한다. 

 

우병기 시인의 "산골 봉화 골짜기" 시는 고요 속에서 자신을 마주하는 내면의 시선을 담은 명상적 서정시로, 독자들에게 깊은 사유를 남긴다.


산골 봉화 골짜기  / 우병기  

 

입추 지난 늦은 밤  

사방은 칠흑 같은 어둠으로 생경하고  

부끄러울 정도로 고요하다  

홀로 선 외딴 가로등 아래를  

그냥 천천히 걸었어  

얼게미취 꽃들은 해맑게 웃고  

잔솔가지 아래에서 노래하는 쓰르라미는  

혼자인 듯 혼자가 아닌 듯  

가만히 사박이며 걷는 모랫길은 불빛에 반사된 무수한  

반짝임들로 은하수 같았지  

언덕 아래 개울물 소리는 여울지는데  

숨은 달이 미워서인가 밤은 자꾸 깊어지고  

아슴한 산마루 능선이 부드럽게 누워있는 밤  

우거지게 모인 어둠 때문에 불빛이 미안한 밤  

저벅거리는 나도 미안한 밤  

어둠 한가운데 한 점 같은 불빛  

그 아래 우두커니 서 있는 내 모습은  

넓은 바다의 일엽편주(一葉片舟)  

세상에 나 혼자 같았어  

 

적막강산아 너는 주무시는가  

대답도 깜깜하였지  

 

▲ 우병기 시인 [사진 : 이청강 기자]

프로필

우병기

 

경북 영양 출생, 시인.

현대자동차(주) 연구개발본부(16년), 자동차부품 관련 회사 임원(11년) 근무.

한강문학, 동양문학, 대한시문학협회, 노벨시화협, 문학그룹샘문, 청암문학, 단테문학 등에서 활동.

일간지 신문의 초대시 코너와 문학지의 지면에 시 100여 편 발표.

 

《수상》

한강문학 시부문 신인상 수상 등단.

제 30회 동양문학상 수상.

2025년 APEC 기념 국회 초대전 문학상 수상.

 

아름다움과 멋이 담긴, 따스한 인정을 좇는다.

 

작가 이청강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