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문화예술복합공간 MERGE?, 이태호 초대 개인전 ‘결, 또 다른 결’ 개최
부산 금정구에 위치한 복합문화예술공간 MERGE?가 오는 4월 1일부터 10일까지 이태호 초대 개인전 ‘결, 또 다른 결’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부산 지역 원로·중견 예술가의 삶과 작업세계를 디지털 방식으로 기록하는 ‘원로작가 DOCU-RATING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전시에 머무르지 않는다. 전시와 함께 전자책(e-book), 다큐멘터리 영상, 작가 아카이빙을 결합해 예술가의 창작 과정과 철학, 시대적 의미를 입체적으로 기록하는 데 목적을 둔다. 기획을 맡은 ARTinNATURE와 openarts space MERGE?는 이를 통해 부산 지역 예술 자산의 지속 가능한 계승과 대중적 접근성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프로젝트의 주인공인 이태호 작가는 부산 현대미술의 중요한 축을 형성해온 중견 작가다. 1950년 경남 고성 출생으로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와 동아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80년대 한국 사회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소외된 인간 군상을 응시한 형상미술 계열 작업으로 주목받아 왔다. 특히 2015년 제16회 이인성 미술상을 수상하며 예술적 성취를 공인받았다. 작품은 부산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포항시립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대구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이태호 작가는 초기 유화 작업에서 출발해 이후 먹과 연필을 주요 매체로 삼아 자연과 인간, 시간의 흔적과 생명의 결을 탐구해 왔다. 대표적으로 ‘억새’, ‘물-결’ 연작을 통해 화면 속에서 자연의 리듬과 존재의 흔적을 응축해왔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그 연장선상에서 ‘결’이라는 주제를 보다 심화해 제시한다. 기획 관계자은 이번 전시가 “시간과 존재가 지나간 자리, 그리고 그 흔적이 남긴 또 다른 층위의 결”을 되짚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공개된 작품 이미지에서도 작가의 조형 언어는 강하게 드러난다. 흑백의 강한 대비 속에서 인물 군상이 배경과 중첩되고, 인체 내부를 가로지르는 나뭇가지 형상의 선들은 생명과 기억, 관계의 층위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거리와 실내, 군중과 고독, 풍경과 흔적이 겹쳐지는 화면은 현실을 단순 재현하기보다, 존재의 내면과 시대의 결을 시각화하려는 작가의 시선을 보여준다. 특히 포스터와 대표 작품에 드러난 인물 실루엣과 수목 형상은 이번 전시 제목인 ‘결, 또 다른 결’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압축해 보여주는 인상적인 장면이다. 제공된 포스터 이미지와 작품 이미지 전반에서 이러한 전시 방향이 일관되게 확인된다.

전시는 부산광역시와 부산문화재단의 부산문화예술지원사업 지원으로 진행되며, 전시 기간 중인 4월 5일 오후 5시에는 작가와 직접 만나는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작품 감상을 넘어 작가의 예술관과 작업 배경, 시대 인식까지 보다 깊이 있게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 장소는 부산광역시 금정구 부산대학로 50번길 49에 위치한 복합문화예술공간 MERGE?다. MERGE?는 갤러리, 카페, 에이전시, 협업공간의 성격을 함께 지닌 복합문화예술 플랫폼으로, 지역 예술가와 관객을 잇는 열린 문화 거점 역할을 지향하고 있다. 이번 이태호 개인전 역시 그러한 공간 정체성을 바탕으로 부산 지역 예술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사유하는 자리로 기능할 전망이다. MERGE?는 단일 전시장이 아니라 penarts project in Busan, studio ArtinNATURE를 아우르는 복합 예술 플랫폼이다.

관계자는 “오늘의 기록이 내일의 역사가 된다는 신념 아래 지역 예술의 단절 없는 계승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예술가의 삶과 작업을 친숙한 디지털 콘텐츠로 남김으로써 예술과 대중의 거리를 좁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초대전이 아니라, 한 작가의 예술세계를 현재의 전시와 미래의 기록으로 함께 남기는 뜻깊은 문화 아카이빙 사례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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