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탐방] '자연에서 영감을 받는' 김남주 작가
무더운 어느날 강촌역 부근 깊은 산속으로 김남주 작가를 만나러 춘천으로 이동했다.
정말 좋은 작품들이 많고 명성에 연연하지 않고 언제나 겸손한 작가의 성품에 본 기자는 개인적으로도 작가의 팬이었는데 조용한 곳에 작업실을 새로 마련하셨다고 하여 부탁드리고 방문할 기회를 얻었다.


김남주 작가는 춘천을 기반으로 개인전과 지역 전시에 꾸준히 참여하며 자신만의 조형 세계를 이어오고 있다.
깊은 나무처럼 시간을 품다
김남주 작가의 작업실 세라믹스튜디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고요함이다. 숲이 보이는 창가와 흙냄새가 은은하게 배어 있는 공간에는 갓 성형한 작품과 가마를 기다리는 그릇들이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작가는 흙을 재료가 아닌 하나의 생명처럼 대한다. 자연에서 얻은 영감들로 흙이 만들어내는 표정을 존중하고, 나무껍질의 결, 갈라진 틈, 세월이 남긴 흔적을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깊은 나무」 시리즈는 이러한 작가의 철학을 가장 잘 보여준다.
나무는 한 해의 시간이 쌓여 나이테를 만들고, 흙은 불을 지나 하나의 그릇이 된다. 거칠게 남겨진 표면은 오래된 나무껍질을 떠올리게 하고, 일부러 불규칙하게 만든 입구는 자연에서 발견되는 우연한 아름다움을 그대로 담아낸다. 완벽하게 대칭을 이루지 않아도, 오히려 그 불완전함 속에서 자연은 더욱 살아난다.
이번 작업실에서 만난 작품들 역시 자연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준다.
내부에는 깊은 푸른 유약을 입히고 외부는 흙의 질감을 그대로 살린 화기들은 마치 숲속 연못을 품은 나무를 연상시킨다.

벽면에 설치된 작은 화기 시리즈는 단순한 생활도자를 넘어 공간을 구성하는 오브제로 기능하며, 통원목과 도자의 조합은 자연과 생활이 하나로 이어지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김남주 작가는 화려한 장식보다 재료가 가진 본질에 집중한다.
흙은 흙답게,
나무는 나무답게,
불은 불답게 남겨두는 것.
그 절제된 태도가 작품 전체에 스며 있다.
그의 작품은 가까이에서 볼수록 더욱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손끝이 지나간 흔적, 칼로 긁어낸 결, 가마 속에서 우연히 생긴 변화까지 모두 하나의 조형 언어가 된다.
도자기는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그릇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간을 담는 예술이라는 사실을 김남주 작가는 조용히 이야기하고 있다.

오늘도 세라믹스튜디오에서는 흙이 천천히 시간을 품고 있다.
그 시간이 불을 지나 하나의 그릇이 되고, 누군가의 공간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시작한다.
꾸밈없이 있는그대로의 작업실을 보여주는 작가님의 성격은 조용히 감동과 힐링을 주는 작품들과도 닮았다.
다시가고 싶은 김남주 도예가의 공간 세라믹스튜디오, 그리고 그의 작품들...




흙으로 단순히 형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빚는 일.
김남주 작가의 도자기는 그 조용한 시간을 우리에게 건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