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대구미술협회 회장 징계 처분 정지···"대구미협은 별개의 독립된 단체
서울남부지방법원이 한국미술협회(한국미협)의 대구지회 직접 관리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법원은 대구지회와 노인식 지회장이 신청한 ‘임원선임총회 개최금지 가처분’을 받아들이며, 5월 16일로 예정된 대구지회장 선거 절차가 중단됐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대구지회가 한국미협 산하 지회이긴 하지만 독자적인 정관과 선거관리세칙을 갖추고, 총회와 이사회 등 자체 의결기구를 운영하며 사업과 예산을 집행해온 점을 들어 독립된 단체의 실체를 인정했다. 따라서 한국미협이 대구지회를 ‘사고지회’로 지정하고 직접 선거를 시행하려 했던 이사회 결의는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법원은 한국미협이 노인식 지회장에게 내린 2년 6개월 권리정지 징계처분의 효력도 본안 판결 확정 시까지 정지했다. 이는 2023년 김정기 전 지회장이 임기 중 사망한 뒤 대구지회가 자체 정관에 따라 이사회에서 노 지회장을 보선한 결의가 유효하다는 기존 판결을 다시 확인한 것이다.
대구지회와 한국미협의 갈등은 김 전 지회장 사망 이후 후임 선출 방식을 둘러싸고 촉발됐다. 한국미협은 총회에서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대구지회는 자체 정관에 따라 이사회 보선을 진행했다. 이후 법원은 대구지회를 독립된 비법인사단으로 인정하며 노 지회장 선임 결의가 유효하다고 판결했고, 그 판결은 지난해 확정됐다.
이번 가처분 결정에서도 법원은 선행 결의를 위법·무효로 볼 수 없다고 강조하며, 이를 전제로 한 한국미협의 사고지회 지정 및 직접 선거 시행 결의는 사유가 부존재한다고 밝혔다. 또한 대구지회가 운영 효율성을 위해 사단법인 형태를 취한 것은 사칭이 아닌 정당한 절차로 보았고, 부산·인천·경남·경기지회도 유사한 형태의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지 않을 경우 지회와 지회장이 가지는 임원 선임 권한과 피선거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며, 적법성이 담보되지 않은 선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법률관계의 불안을 사전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판결로 한국미협의 직접 관리 계획은 무산되었으며, 대구지회와 노인식 지회장은 독립성과 정당성을 다시 한번 확인받게 됐다. 이는 한국미협과 산하 지회 간 권한 관계를 둘러싼 갈등이 단순한 내부 문제를 넘어 법적 판단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