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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향 담벼락에 핀 찔레꽃처럼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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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지고, 그리움은 남아...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복덩이 서윤이가 만든 어버이날 선물

해마다 돌아오는 이 날은 카네이션 한 송이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시간과 마음을 우리에게 되묻게 한다. 바쁘다는 이유로 미루어 두었던 안부, 익숙함 속에 흘려보냈던 감사의 말들이 유난히 또렷하게 떠오르는 날이기도 하다.

송파둘레길에 핀 찔레꽃

문득 기억 속 고향집 담벼락이 떠오른다. 

 

그 아래에는 계절이 오면 어김없이 찔레꽃이 피었다. 화려하지도, 눈길을 강하게 붙드는 꽃도 아니었지만, 그 은은한 향기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바람이 불면 조용히 흔들리던 그 모습은 마치 아무 말 없이 자리를 지키던 부모님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부모의 사랑은 대개 그렇게 드러나지 않는다.
 

크게 말하지 않아도, 티 내지 않아도 삶의 가장자리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우리를 떠받쳐 온 시간들. 우리는 그 속에서 자라왔지만, 정작 그 무게와 깊이를 제대로 돌아본 적은 많지 않다. 오히려 곁에 있을 때는 당연하게 여기고, 멀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그 자리가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고향의 담벼락은 이제 예전 같지 않을지 모른다.
 

세월이 지나며 금이 가고, 풍경은 바뀌었을 것이다. 그러나 찔레꽃은 여전히 그 자리에 피어나고 있을 것이다. 사람은 떠나고 시간은 흘러도, 어떤 기억과 감정은 계절처럼 되돌아온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늘 부모님이 계신다.

복덩이 서윤가 어버이 날에 선물한 아네모네 꽃

어머니의 밥 한 끼, 아버지의 짧은 한마디.
 

그 소박한 일상이야말로 우리가 기대어 살았던 가장 큰 울타리였음을 이제야 조금씩 알아간다. 그래서 어버이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우리 삶의 뿌리를 돌아보는 날이어야 한다. 무엇을 받기보다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전해야 하는지를 묻는 시간이다.

 

오늘, 우리는 마음속에 한 송이 찔레꽃을 피워야 한다.
 

지금 곁에 계신 부모님께는 미루지 말고 마음을 전하고, 이미 그리움 속에 계신 분들에게는 조용히 기억과 감사를 올려야 한다. 꽃은 지지만 향기는 남듯, 부모의 사랑 역시 사라지지 않고 우리 삶 곳곳에 스며 있다.

 

어버이날의 의미는 멀리 있지 않다.
 

고향 담벼락 아래, 아무 말 없이 피어 있던 그 찔레꽃처럼—그리움과 감사가 함께 머무는 자리, 바로 그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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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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